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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2508-2116(Print)
ISSN : 2713-7015(Online)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Qualitative Research Vol.10 No.2 pp.105-118
DOI : https://doi.org/10.48000/KAQRKR.2025.10.105

End-of-Life Care Experiences of Nurses in Internal Medicine Wards for Patients with Advance Directives

Hoon Park1, Min Jung Lee2, Dong Ye Lee2, Min Jeong Kim2, Ki Ryeong Kim2, Joo Hyun Kim3
1Ph.D. Program, Department of Seon Studies, Dongguk University, Seoul, Korea
2Nurse, Seoul National University Bundang Hospital, Seongnam, Korea
3Emeritus Professor, College of Nursing, Kangwon National University, Chuncheon, Korea
Corresponding author: Park, Hoonhttps://orcid.org/0009-0001-9297-4050 Department of Seon Studies, Dongguk University, 30 Pildong-ro 1-gil, Jung-gu, Seoul 04620, Korea.
Tel: +82-2-2260-8701, Fax: +82-508-930-4086, E-mail: hanmaumjuingong@naver.com
May 28, 2025 ; June 23, 2025 ; July 3, 2025

Abstract


Purpose: This qualitative study aimed to explore and interpret the meaning and essence of end-of-life care as experienced by nurses in internal medicine wards caring for patients who had completed advance directives (AD). It sought to understand the psychological conflicts, ethical dilemmas, and evolving perceptions of care encountered by nurses during the end-of-life process. Additionally, the study focuses on providing foundational data to support the clinical implementation of the AD system, thereby contributing strategies that improve the quality of end-of-life care and uphold patients' rights and dignity in hospital settings. Methods: A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was conducted using in-depth, semi-structured interviews with 12 nurses from internal medicine wards in tertiary hospitals located in Seoul and surrounding metropolitan areas. Participants had direct experience in providing end-of-life care for patients with ADs. Interviews focused on capturing nurses’ real-life experiences and reflections related to such care. Data were analyzed systematically following the eight-step qualitative content analysis method proposed by Downe and Wamboldt, allowing for the identification of meaningful categories, themes, and patterns. Results: Analysis revealed five major themes and 16 subthemes. The major themes included: (1) Experiences of repeated end-of-life care and advance directives in internal medicine wards, reflecting the frequent encounters of nurses with terminally-ill patients and their ADs; (2) Multifaceted experiences of end-of-life care based on ADs, suggesting the complexities of care shaped by the presence or absence of ADs; (3) Limitations and dilemmas in AD implementation, highlighting the ethical conflicts arising from low public awareness and inconsistent clinical practices; (4) Shifts in perceptions of life and death, including the development of practical attitudes towards death through repeated exposure to dying patients, illustrating the evolving views of nurses; and (5) Hopes for improving end-of-life care in internal medicine wards, emphasizing the need for enhanced care environments, educational support, and institutional backing. Conclusion: The findings underscore the importance of increasing awareness and improving the clinical application of ADs. Establishing systematic support structures is essential to respect patient autonomy and enhance the quality of end-of-life care in internal medicine wards.



내과 병동 간호사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한 환자에 대한 임종간호 경험

박 훈1, 이 민정2, 이 동예2, 김 민정2, 김 기령2, 김 주현3
1동국대학교 선학과 박사과정
2분당서울대학교병원 간호사
3국립강원대학교 간호대학 명예교수

초록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인간은 누구나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유한한 존재이다[1]. 생의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는 인간 삶의 질에 있어 핵심적인 주제이며,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도 ‘좋은 죽음(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 특히 고령 인구의 증가와 만성질환 중심의 질병 구조 변화로 인해, 삶의 마무리를 어떻게 준비하고 돌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보건의료 전반에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3].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의 연간 사망자 수는 총 372,939명으로 전년 대비 약 17.4% 증가하였으며[4], 사망의 양상 또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로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임종을 맞이하였으나, 현대에는 의료기관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사례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특히 2017년 이후부터는 전체 사망자의 약 70%가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있으며[5], 이는 임종기의 돌봄 주체와 공간이 의료진 중심, 병원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간호사의 역할은 더욱 핵심적이다.

    간호사는 병원이라는 구조 속에서 환자의 생애 마지막을 함께하며, 가장 가까이에서 정서적 ‧ 신체적 돌봄을 제공하는 존재이다. 의사와 달리 간호사는 환자와의 직접 접촉 시간이 길고, 임종 과정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되며, 그로 인해 죽음이 라는 인간의 근본적 주제와 일상적으로 마주하게 된다[6]. 그러나 이와 같은 반복된 임종 경험은 간호사에게 정서적 소진을 유발하고, 심각한 경우 죽음 자체를 회피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를 낳기도 한다[7]. 특히 내과 병동의 경우, 말기 환자와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혼재되어 입원해 있기 때문에, 간호사는 치료와 돌봄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로 인해 내과 병동 간호사는 말기 환자와 일반 환자를 동시에 간호해야 하며, 이는 물리적 업무 과중과 더불어 심리적 스트레스까지 초래한다. 또한 일반 병동은 호스피스 병동과 달리 말기 돌봄에 특화된 교육이나 시스템이 부족하여, 간호사 개인의 역량과 경험에 따라 간호의 질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에 놓여 있다[8]. 이러한 배경 속에서, 임종을 앞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2016년 호스피스 ‧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이 법은 연명 의료 중단 또는 유보를 환자가 미리 결정할 수 있도록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같은 문서화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환자는 의식이 있는 건강한 시점에 향후 임종기에 적용할 치료 방향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국립연명의료관리 기관에 따르면 2025년 5월 기준 누적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건수는 약 284만 건에 이르고 있으며,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9].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환자의 자율성을 반영하는 제도로, 임종기 돌봄의 질을 향상시키고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줄이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작성을 통해 환자는 자신의 죽음을 보다 수용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며, 가족과 의료진 간 의사소통 또한 원활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10]. 그러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제도가 의도한 바와는 달리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전 연명의료의향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자의 반대나 의사의 판단에 따라 환자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사례도 존재한다. 반대로, 해당 서류가 없는 경우에는 임종이 임박한 상황에서 간호사나 의료진이 환자에게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을 급히 요구하게 되어, 정서적 ‧ 윤리적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11,12].

    내과 병동 간호사는 연명의료 결정과 관련된 문서 작업뿐 아니라, 임종 직전 환자와 보호자에게 정서적 안정과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최근의 의료 현장에서는 내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 중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와 미작성 환자가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경은 간호사로 하여금 동일한 공간 안에서 서로 다른 돌봄의 기준과 윤리적 기준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한다. 사전 연명의료의향서가 작성된 경우, 환자의 자율적 결정이 반영된 돌봄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간호의 방향이 비교적 명확해질 수 있다[13]. 반면, 작성되지 않은 경우에는 환자의 의사 확인이 어렵고, 보호자나 의료진의 가치 판단에 따라 연명의료 여부가 결정되므로, 간호사 입장에서는 임종 돌봄에 대한 판단과 실행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

    간호사에게 심리적 ‧ 윤리적 부담을 가중시키며, 돌봄의 통일성과 질을 유지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동일 병동 내에서 서로 상반된 치료 방침을 지닌 환자를 동시에 간호하는 현실은 간호사의 역할 혼란과 감정 소진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 이에 따라 간호사가 임종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내면의 갈등, 실천의 혼란, 제도 적용의 애로 사항을 실증적으로 탐색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중환자실이나 호스피스 병동 간호사를 중심으로 한 연명의료 관련 연구가 주를 이루었고,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와 임종기에 접어든 환자가 함께 입원해 있어 간호사가 치료적 간호와 임종 돌봄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내과 병동의 복합적 환경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기반으로 한 임종 간호 경험을 심층적으로 다룬 질적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14].

    이에 본 연구는 내과 병동 간호사들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한 환자의 임종간호를 수행하며 경험한 의미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하였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내과 병동 간호사들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한 환자의 임종간호를 수행하며 겪은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내과 병동 간호사들이 임종간호 과정에서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하고 있는지를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이해하고자 한다.

    연 구 방 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한 환자의 임종간호를 수행한 내과 병동 간호사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여 그 속에 담긴 돌봄의 의미를 이해하고자 한 질적연구이다. 특히 내과 병동 간호사들이 임종간호 과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상황과 그에 대한 실천적 대응 양상을 참여자의 관점에서 탐색하고 자 하였으며, 간호 실무 맥락에서 의미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주목하였다. 이를 위해 반구조화된 개방형 질문을 중심으로 한 일대일 심층 면담을 실시하였으며, 수집된 자료는 Downe-Wamboldt [15]가 제시한 질적 내용분석(Qualitative Content Analysis) 절차에 따라 분석하였다. 이 분석방법은 참여자의 진술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의미 단위를 도출하고 범주화하여 주제를 생성하는 귀납적 접근으로, 간호 실무 현장의 다양한 경험을 구조화하고 해석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2. 연구자의 준비

    본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내과 병동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임종간호와 관련된 임상 상황에 대한 이해와 민감성을 갖추고 있으며, 질적연구에 적합한 접근을 수행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연구자들은 질적연구방법론 수업을 통해서 면담기법과 질적 자료를 분석하는 방법을 훈련받았다. 일부 연구자들은 질적연구학회 회원으로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등 꾸준한 활동으로 질적연구능력을 향상시켰으며, 질적연구방법론에 대한 이론적 이해와 사례학습을 통해 이해도를 높였다. 그리고 질적연구와 관련된 다수 연구에 참여하였다. 전반적인 연구 진행은 다수의 질적연구를 수행해 왔으며,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교수에게 자문을 통해 조언을 얻었다.

    3. 연구참여자

    연구대상자는 G도에 소재한 상급종합병원의 내과 병동 간호사 중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의 임종간호 경험이 있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모집공고문을 게시하여 모집된 15명의 지원자 중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도입된 2018년 2월 이전 내과 병동 경험이 있는 참여자는 제외하였다. 내과 병동에서의 임종간호에 대해 질적 자료의 충분성과 적절성의 원리[16] 에 따라 이야기할 수 있는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연구의 목적과 의도를 이해하며, 연구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12명의 내과 병동 간호사이다(Table 1). 최종 참여자 12명의 성별은 모두 여성이었다. 종교는 불교(8.3%), 기독교(16.6%), 천주교(16.6%), 무교(58.3%)였다. 연령은 평균 31세로 20대(25.0%), 30대(66.6%), 40대(8.3%)이었다. 근무 경력은 평균 10년 6개월이었으며, 내과 병동 근무 경력은 평균 5년으로, 주로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4. 자료수집

    K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에 승인을 받고 2025년 1월 4일부터 2025년 4월 4일까지 자료수집을 진행하였다.

    자료수집방법은 연구자가 반구조적이고 개방적 질문을 통한 일대일 심층 면담을 시행하였다. 주요 연구질문은 “내과계 간호사들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한 환자의 임종간호 경험은 무엇인가?”이다.

    구체적인 반구조화 질문은 첫째, “내과병동에서의 임종간호는 어떤 특성이 있나요?”, 둘째, “호스피스가 아닌 내과 병동에서의 임종의 차이는 어떤게 있다고 생각하나요?”, 셋째, “임종간호 경험 후 본인의 마음은 어떠하였나요?, 임종을 여러번 겪을수록 달라지는 마음의 변화가 있나요?”, 넷째, “임종간호 후 자신의 죽음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 변화가 있나요?”, 다섯 째, “더 나은 임종간호를 위해 스스로 노력한게 있나요?”, 여섯 째, “내과계 간호현장에서 더 나은 임종간호를 위해 개선할 점 이나, 필요한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일곱째, “임종간호 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보 호자)에서의 차이점이 있나요?”, 여덟째, “사전연명의료의향 서를 작성한 환자의 보호자들도 임종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다 고 생각하나요?”, 아홉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 자들의 임종을 겪으면서, 나에게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의미 는 어떻게 다가왔나요?”, 열째,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 다면?”이었다.

    연구자는 참여자들에게 인터뷰에서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였으며, 면담 장소와 시간은 참여자가 편안한 장소와 시간으로 선정하였다. 면담은 참여자 1인당 1~2회 시행하였고, 40분에서 60분 정도 소요되었다. 자유롭게 많은 경험과 다양한 생각을 충분히 이야기하도록 하였다. 면담 은 인터뷰가 끝난 직후 바로 내용을 글로 정리하였으며, 일부 내용에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참여자의 사전 동의를 얻어 전화로 보충 면담을 실시하였다.

    자료는 참여자의 동의서를 받은 뒤, 휴대전화의 녹음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수집하였다. 녹음된 음성은 면담 종료 후 클로버 노트 프로그램을 통해 문자로 변환하였고, 연구자는 이를 여러 차례 반복해 들으며 내용의 정확성을 확인하였다. 면담 중 작성한 메모와 참여자의 반응도 함께 참고하여, 가능한 한 참여 자의 표현을 그대로 살려 내용을 정리하였다.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과 분석은 동시에 이루어졌으며, 분석을 통해 도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추가 질문을 구성하여 자료를 보완해 나갔다. 또한 연구결과의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세 명의 참여자와 추가 면담을 진행하였다.

    추가 질문으로 첫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 후 환자와 보호자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둘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를 간호하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셋 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받은 환자 중에 기억나는 임종은 어떤 것이 있었나요?”, 넷째, “그 밖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출한 환자를 간호하면서 경험한 것들이 있으면 자유롭게 이야기해주세요.”이었다. 추가 면담은 1회 시행하였고 20분에서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자료수집 과정에서 연구자의 선입견이나 주관이 개입되지 않도록 판단중지하면서 더욱 풍부한 해석이 이뤄지도록 하였다.

    5.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참여자의 윤리적 측면을 고려하기 위해 K대학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심의(KWNUIRB-2024-09-003-001)를 거쳤다. 연구참여자로부터 서면 동의서를 받기 전에 연구목적과 연구 과정, 기대되는 이익과 위험성, 면담 내용의 현장 녹음, 연구자료의 비밀 보장과 자료의 정보보호 및 폐기 절차 등 을 설명하였다. 연구참여 도중이라도 언제든지 참여를 중단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안내하였으며, 수집된 자료는 연구자만 접근 가능한 상태로 안전하게 관리되었다. 본 연구 외의 목적으로 자료가 사용되지 않음을 설명하였고, 참여자의 이름은 사용하지 않고 번호를 부여하여 익명성을 유지하였다. 참여자들의 면담 자료는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교신연구자의 개인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여 안전하게 보관하였다. 모든 자료는 연구 윤리를 준수하여 연구 종료 후 3년간 보관한 뒤, 보안이 유지된 방식으로 완전히 폐기할 예정이다.

    6.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Downe-Wamboldt [15]가 제시한 8단계의 질적 내용분석방법(Qualitative Content Analysis)을 적용하여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인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분석단위의 선정, 둘째, 초기 주요 범주 생성과 각 범주에 대한 정의화, 셋째, 범주의 정의 및 규칙의 사전 검사, 넷째, 신뢰도와 타당도의 사정, 다섯째, 필요한 경우 코딩 규칙의 수정, 여섯째, 코딩과 범주에 대한 재점검, 일곱째, 전체 자료에 대한 코딩화 및 주제 도출, 여덟째, 분석에 대한 신뢰도와 타당성을 검토하고 분석하는 단계를 수행하였다. 자료분석은 면담을 진행한 연구자들이 모두 참여하여 공동으로 수행되었으며, 해석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10회 이상 심층적인 논의를 진행하였다. 아울러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외부 전문가와 분석 결과에 대해 검토하였으며, 연구참여자들에게도 분석된 내용이 실제 경험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 도출된 주제와 하위 주제가 적절한지를 확인하여 내용의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7. 연구의 엄격성

    본 연구는 Sandelowski [16]가 제시한 질적연구의 평가 기준에 따라 신뢰성, 적합성, 전이가능성, 감사가능성, 확인가능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면담은 녹음과 함께 진행되었으며, 녹음 파일은 클로바노트 앱을 활용하여 문자로 변환한 후, 반복 청취를 통해 내용의 정확성을 점검하고 수정하였다. 인터뷰 직후 자료를 가능한 빠르게 문서화함으로써 정보의 생생함을 유지하려 하였고, 불분명하거나 누락된 내용은 참여자와 개별적으로 추가 면담을 통해 보완하였다. 필사된 자료는 여러 차례 검토되어 분석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확보하였으며, 일부 참여자에게 분석 결과를 공유하여, 도출된 주제들이 자신의 실제 경험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지 피드백을 받았다.

    전이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 12명의 참여자와 면담을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면담을 통해 자료를 보완하였다. 또한 참여자의 경험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생생한 진술과 맥락을 풍부하게 기술하고자 노력하였다.

    감사가능성 확보를 위해 연구의 절차와 진행 과정은 가능한 한 상세히 기록하였으며, 참여자의 직접 진술을 그대로 인용함으로써 자료의 흐름과 해석 과정을 투명하게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확인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자는 자료수집과 분석 전반에 걸쳐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선입견이나 개인적 판단이 개입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자기 성찰을 수행하였다. 해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질적연구 경험이 풍부한 외부 연구자의 검토를 받아 분석 내용을 점검하였다.

    연 구 결 과

    본 연구는 내과 병동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 자들을 간호한 간호사들의 임종간호 경험을 탐색하고, 그 의미 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12명의 참여자는 20~40대 여성으로 상급종합병원의 소화기내과, 신장내과, 호 흡기내과 등에서 근무하여 평균 5년의 내과 병동 근무경력이 있는 간호사들이다. 연구자는 참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면담 자료를 분석한 결과 5개의 주제와 16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주제 모음은 ‘내과 병동에서 반복되는 임종간호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경험’,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기반 임종간호의 다층적 경험’,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임상 적용 한계와 딜레마’, ‘반복된 임종간호를 통한 삶과 죽음의 인식전환과 실천적 태도변화’, ‘내과 병동의 더 나은 임종 간호를 위한 소망’이었다(Table 2).

    주제 1. 내과 병동에서 반복되는 임종간호와 사전연명 의료의향서 경험

    이 주제는 내과 병동에서 말기 환자 비율이 높아 임종간호가 일상적인 간호 업무로 자리 잡고 있음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입 ‧ 퇴원을 반복적으로 하는 과정에서 치료 반응이 감소하고 임종기로 접어드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간호사들은 죽음과 밀접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실감하였다. 더불어 최근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가 늘어나면서, 간호사들은 죽음을 준비하고 수용하는 환자들과 자주 만나고 있다. 참여자들은 환자들이 사전에 연명의료 결정을 내리고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며, 죽음에 대한 성찰과 준비의 의미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 주제는 ‘말기 환자 비율이 높아 임종간호가 일상화됨’, ‘최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한 환자를 자주 접하게 됨’ 2개의 하위 주제를 포함한다.

    하위주제 1. 말기 환자 비율이 높아 임종간호가 일상화됨

    참여자들은 말기 환자의 비율이 높은 내과 병동에서 근무하면서 임종간호가 일상적인 간호 업무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었다. 반복적으로 치료를 받으러 병동을 찾던 환자들이 어느 순간 치료 반응이 떨어지고, 점차 임종기로 접어드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빈번하다는 점에서 간호사들은 죽음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일하고 있다고 느꼈다.

    신규 때부터 혈종(혈액종양내과) 병동에 있다 보니까 임종 환자분들을 좀 많이 겪었어요. 근데 이게 너무 처음에는 신규고 그런 암 환자들이, 다 오는 분들이고… 항암 치료를 위해 2주~3주에 한 번씩 계속 병동을 입원하시던 분들이다 보니까, 이게 돌아가시는 게 머리로는 아는데 너무 슬프고 감정 이입이 너무 많이 돼가지고 약간 견디기가 힘들더라고요.(참여자 6)

    반복적으로 치료를 받다가 치료가 더 이상 듣지 않아서 이제 점점 임종기에 가는 것을 우리가 계속 지켜봐주다가 가시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서…(참여자 12)

    하위주제 2. 최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환자를 자주 접하게 됨

    참여자들은 내과 병동에서 환자들을 간호하며 사전연명의 료의향서를 작성한 상태로 입원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공통적으로 인식하였다. 일부 환자들은 죽음을 준비하며 주변을 정리한 후 입원하는 모습을 보였고, 간호사들은 이러한 환자들의 태도에서 죽음에 대한 수용과 사전 준비의 의미를 체감하였으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의 활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정말 항암 치료를 받으러 오신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쓰신 분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최근에 좀 많아지는 것 같아요.(참여자 12)

    어느 정도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고 예후가 안 좋다는 사실도 알고 있기 때문에 주변 정리를 좀 어느 정도 하고 오시는 분들이 그래도 한 80%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라든지 이런 연명 서식을 작성한 상태로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참여자 9)

    주제 2.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기반 임종간호의 다층적 경험

    본 주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유무에 따라 임종기에 접어든 환자를 간호했던 내과 병동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체감한 의미와 환자, 보호자의 죽음 수용반응에 대해 조명해보고자 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있는 경우, 이는 임종간호의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실질적인 길잡이 역할을 하였으며, 환자와 보호자에게 죽음을 준비하고 수용할 시간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가족과의 사전 대화 여부나 보호자의 감정적 수용 수준에 따라 그 반응은 상이하였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없는 환자가 임종기에 갑작스럽게 접어들 경우, 간호사들은 치료 방향에 대한 결정 지연과 보호자와의 갈등과 같은 실무상 혼란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이 주제는 ‘환자와 보호자의 죽음 수용 반응’,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토대로 임종간호의 방향이 결정됨’,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미작성 시 경험한 혼란’ 3개의 하위 주제를 포함한다.

    하위주제 1. 환자와 보호자의 죽음 수용 반응

    참여자들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를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하고, 편안한 임종을 준비하며 죽음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술하였다. 보호자 역시 임종에 대해 수용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일부는 환자의 결정을 충분히 이해하거나 공유하지 못한 경우도 있어, 감정적으로 수용하지 못하거나 치료 방침을 번복하려는 경우도 발생하였다. 내과 병동 간호사들은 이러한 반응의 차이를 직접 경험하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효과는 단순한 서류 작성보다 환자와 보호자 간의 충분한 사전 대화와 감정적 준비가 병행되어야 가능함을 체감하였다.

    일단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들은 의식이 있는 환자들도 있으니까 본인의 상태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있는 거고, 가족들에게도 임종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것 같은데, 작성하지 않은 환자들 같은 경우에는 갑작스럽게 임종이 닥치면 그 판단을 의사가 온전히 해서 가족들에게 전달해야 되는 입장이니까, 연명의료에 대한 결정을 가족들에게는 당장 하라는 것이 좀 힘든 것 같았어요.(참여자 5)

    환자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보호자분들은 환자의 임종에 대해서 받아들였지만 그렇지 않은 보호자분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철회해서 중환 자실도 갔던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참여자 8)

    하위주제 2.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토대로 임종간호의 방향이 결정됨

    참여자들은 환자가 임종기에 접어들었을 때, 미리 사전연명 의료의향서를 받은 경우에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과정이 원활히 진행되고, 추후 임종간호의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길잡이가 된다고 진술하였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는 연명의료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으며 이는 임종기에 접어든 환자를 돌보는 모든 의료진들이 공통된 치료 방침을 적용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사소통의 기초가 되며, 임종간호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혼란이나 갈등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하였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경우) 어떻게 보면 환자를 대하는, 치료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되는 거죠. 그게 일단은 제일 커요. 의료진으로서의 환자를 케어하는 플랜의 길잡이가 되는 것이고, 일단, 제일 중요한 거는 환자 본인의 의사이고, 물론 최선을 다 하지만, 임종기에는 환자가 의사를 밝힌 서류이기 때문에 길잡이며, 의료진과의 의사소통의 공유가 되기도 하죠.(참여자 1)

    하위주제 3.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미작성 시 경험한 혼란

    참여자들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지 않은 환자가 임종기에 접어들었을 때, 환자의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자발적인 동의를 받기 위해, 보호자가 아닌 환자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려는 부분에서 시간적 압박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로 인해 연명의료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숙고의 시간을 갖기 어려워지며, 의료진과 환자 모두 조급한 마음으로 서류 작성을 추진하였 던 경험에 대하여 말하였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를 설득해서 의식이 남아 있을 때 서류를 받으려고 좀 급하게 진행이 되는 느낌이기는 해요. 서류가 없는 경우에는 보호자들한테 동의를 구하는 게 아니라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진행을 하기 위해서 서 두르는 거죠.(참여자 2)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작성이 안 되어있을 때는 처음부터 설명을 드려야 하고, 사전에 연명의료에 대해 얘기가 있었나, 없었나부터 해서… 임종이 닥쳤을 때, 실제로 서류작성 시 애 먹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거든요.(참여자 3)

    주제 3.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임상 적용 한계와 딜레마

    참여자들은 내과 병동에서 임종 환자 간호를 수행하며 사전 연명의료의향서가 실제 임상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현실적인 제약과 제도적 한계를 경험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제도에 대한 사회 전반의 낮은 인식은 보호자와 의료진 간의 이해 차이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임종기 의사결정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또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작성되어 있더라도 보호자의 요구나 의료진의 판단에 의해 환자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거나, 회복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처치가 반복되는 현실을 지적하였다. 또한 중환자실에서 의식이 돌아온 환자가 “왜 나를 살렸느냐”고 표현하는 등, 자신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현실에 대해서도 진술하였다. 이 주제는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있음에도 불필요한 처치가 진행됨’,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지켜지지 않은 순간 환자가 느낀 상실감’ 3개의 하위 주제를 포함한다.

    하위주제 1.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 결정 제도가 도입되었으나, 참여자들의 경험에 따르면 대중의 제도에 대한 인식 수준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해당 제도의 의미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임종 직전 갑작스럽게 연명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연명치료에 대한 의료진과 보호자 간의 인식의 차이를 경험하였다.

    보호자에게 서류를 작성하려고 하는데 다른 연명치료는 다 안할건데 심장이 멈추면 가슴압박을 해달라고 했대요. (중략) 보호자들은 연명치료를 안할거지만 그 연명치료의 범위가 의료진이 생각하는것과 다른 것 같아요.(참여자 3)

    사회적으로 이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존엄한 죽음, 이런 무의미한 연명 치료에 대한 인식이 옛날 세브란스 김할머니 사건때 조금 알려지기는 했지만, 그것마저도 안락사에 대한 논의지, 연명 치료 중단 이런 것에 대해서는 병원 다니는 사람 정도는 알지 사회적으로 는 일반적인 인식이 없는 것 같아요.(참여자 11)

    하위주제 2.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있음에도 불필요한 처치가 진행됨

    참여자들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작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종기에 가까운 환자에게 의미 있는 회복 가능성과 무관한 처치나 검사가 지속되는 상황을 경험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참여자들은 임종기에 접어든 환자에게 충분한 통증 조절과 같은 존엄한 죽음을 위한 적극적인 처치가 필요하다고 말하였으며, 보호자나 의료진이 환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관성적인 치료를 지속하는 구조에 대해 비판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또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단지 문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의료현장에서 환자의 상태와 맥락에 맞게 해석하고 적용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어떻게 보면 환자가 원해서일 수도 있고 보호자가 원해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의료진 판단에 의해서 일 수도 있겠지만 불필요한 검사가 들어갈 때가… 저는 그냥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이게 의미가 있어? 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검사를 할 때가 있기도 하고 좀 충분하게 진통제를 쓰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좀 많긴 해서…(참여자 12)

    하위주제 3.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지켜지지 않은 순간 환자가 느낀 상실감

    참여자들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보호자의 판단에 따라 중환자실에서 연명의료를 받게 되었고, 의식 회복 후 자신의 뜻과 다른 치료가 이루어졌음을 인식하며 상실감을 느끼는 모습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은 채 치료를 받는 환자의 절박한 감정을 마주하며 깊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환자가 의향서를 썼고 더 이상 나는 의미 없는 그런 치료를 하고 싶지 않다 했지만 보호자가 받아들이지 못해서 중환자실까지 갔는데 거기서 환자가 다시 왜 나를 살렸느냐고 하면서 바로 이제 임종으로 갔던 상황이 있었어요. (참여자 8)

    중환자실에서 기관내삽관을 하고 의식은 깨어 있는데 환자가 필담으로 왜 나를 살렸냐고 나는 이런 걸 원치 않았다라고 한 그런 기록을 봤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참여자 9)

    주제 4. 반복된 임종간호를 통한 삶과 죽음의 인식전환과 실천적 태도변화

    참여자들은 임종 간호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죽음을 단순히 타인의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죽음과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경험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임종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죽음을 회피하고 싶어 하는 감정과 동시에 그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고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적 고민을 함께 품게 되었다. 죽음은 더 이상 피해야 할 주제가 아니라, 말할 수 있고 준비할 수 있는 현실로 인식되었으며, 그에 따라 가족과의 대화를 시도하거나,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한 선택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태도가 나타났다. 또한 죽음에 대한 성찰은 자연스럽게 삶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는 내면의 변화로 이어지며, 참여자들은 죽음을 통해 오히려 삶의 가치를 더욱 명확히 바라보게 되었다. 또한 환자에게 국한된 임종간호가 아니라, 보호자의 감정을 공감하고 정서적 지지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주제에는 ‘임종간호를 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자기 인식이 변화됨’,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의 임종을 보며 자신의 가족과 죽음에 대해 대화를 하게 됨’,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려는 나의 실천적 태도 변화’, ‘임종 상황에서 보호자를 지지하며 간호사의 역할 재인식’이라는 4개의 하위 주제가 포함된다.

    하위주제 1. 임종간호를 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자기 인식이 변화됨

    참여자들은 죽음이 처음에는 두렵고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임종간호를 여러 번 경험하면서 자신과 가족의 죽음에 대해서도 성찰하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죽음이 더 이상 타인의 일이 아니라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 나아가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면서 ‘준비된 죽음’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체감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삶의 유한성을 자각하게 하였으며, 오히려 자신의 삶을 더욱 의미 있고 고귀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참여자들은 죽음이 단지 두렵고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라는 인식의 전환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해 더 깊이 있는 방향성과 목적을 갖게 되었다.

    임종간호라는 게 사실 되게 무겁고 어려운 부분인데, 사실은 누구나 한 번은 겪어야 되는 일이고 가족들이 있다면 함께 지나가야 되는 건데, 경험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경험들을 내과 병동에서 지금 많이 하면서, 나의 임종을 대하는 나의 태도… 이런 것들이 좀 많이 다져지는 느낌인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만약에 이런 거를 경험을 했을 때, 내 가족들과, 내 지인들에게 어떻게 행동을 해야 되나, 그런 생각들을 요즘에는 좀 하게 되는 시간들이에요. (참여자 2)

    제가 간호사가 되기 전에는 언젠가 내가 죽게 된다고 생각할 때 너무 무섭고, 그냥 무섭다는 생각밖에 없었는 데 이제 임종간호를 제가 해보고 나니까 죽음이라는 것도 되게 그래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또 들었고 그래서 제가 제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조금 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좀 더 알찬 삶을 살고 싶다, 조금 더 고귀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참여자 10)

    하위주제 2.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의 임종을 보며 자신의 가족과 죽음에 대해 대화를 하게 됨

    참여자들은 임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 간 충분 한 대화가 필요함을 인식하였다. 그리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내과 병동 환자의 임종간호 경험을 통해, 죽음이라는 주제를 미리 가족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임종에 관한 자율성과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참여자들은 가족 간의 대화를 통해 임종에 관한 의견들을 존중하고자 하였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됐고, 또 그 죽음을 맞이 하는 과정에서 가족들과 의견이 달라서 원치 않게 계속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도 보면서 가족들이랑 계속 그렇게 얘기를 하게 돼요. 죽음이라는 게 그렇게 무거운 일만은 아니라는 걸 부모님께도 말해드리고 싶고, 부모님도 자신의 의견을 미리 말해주셔야 우리가 그분들의 원하는 임종 방향으로 조금 더 마음 편하게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참여자 9)

    하위주제 3.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려는 나의 실천적 태도 변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의 임종간호를 겪으며 참여자들은 준비된 임종으로 행복하게 생을 마감하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된 임종의 방편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것이 죽음을 맞이하기 전 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지킬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저는 준비되어 있는 임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들이 병에 걸리고, 내가 정말 나을 수 없는 병이라고 느꼈을 때, 임종에 대해서 고민을 해본다고 하면, 저는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임종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미리부터 좀 더 고민하게 됐던 것 같아요.(참여자 8)

    나중에 아프다면 저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써 놓고 어떻게 질병의 경과에 따라서 내가 어떤 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를 좀 가까운 사람들이라든지 아니면 의료진들과의 미리 이야기하고 정리해두고 싶어요.(참여자 12)

    하위주제 4. 임종 상황에서 보호자를 지지하며 간호사의 역할 재인식

    참여자들은 임종간호의 과정에서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에 대한 정서적 지지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하게 되었으며, 실제 간호 실무에서도 보호자의 감정을 돌보는 데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임종은 환자에게만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 가족에게도 깊은 감정적 충격과 변화의 순간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참여자들은 임종 이후에도 남겨진 보호자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의 슬픔이나 죄책감이 완화될 수 있도록 지지적 태도를 취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하였다. 또한 일부 참여자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보호자의 감정에 더욱 공감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저는 임종을 맞이하는 보호자들의 감정 케어를 좀 많이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특히 준비가 되지 않은 분들한테 충분히 시간을 주는 것도 필요했고, 그리고 환자와 이야기할 때, 이제 예를 들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환자가 작성을 했으나 그거를 보호자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선택을 해서 보호자들이 철회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랬을 때 또 보호자분들한테도 설명을 하고 환자의 마음에 대해서도 또 한 번 이야기를 하는 부분들도 있었어요. 그런 부분들을 챙기면서 감정을 많이 케어하려고 했습니다.(참여자 8)

    저도 먼저 떠나보낸 가족이 있는 입장이어서, 설명을 해드리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분들은 감정이나… 이성적인 상태가 아닐 수 있거든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참여자 11)

    주제 5. 내과 병동의 더 나은 임종간호를 위한 소망

    참여자들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의 임종을 간호하며, 현행 의료 환경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임종을 맞이하는 데 있어 여러 제약이 있음을 체감하였다. 특히, 독립된 공간에서 가족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며 임종을 애도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였다. 환자의 삶을 마무리하는 중요한 시기에, 보호자와의 정서적 교류와 이별의 과정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료현장이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전반적으로 죽음을 수용하고,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고 말하였다. 이에 따라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지역사회 차원의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의 개발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는 환자의 죽음의 질을 높이고 임종 과정에서의 갈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아울러, 환자의 존엄한 죽음을 실현하기 위한 간호사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짐에 따라, 간호사 대상으로 임종간호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며, 환자들의 임종간호를 경험하며 받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죄책감, 슬픔 등의 감정적 소진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마련되기를 바라였다. 이 주제에는 ‘내과 병동에도 임종 환자를 위한 적절한 공간이 필요함’, ‘임종 환자와 보호자 간의 충분한 이별 시간이 보장되어야 함’, ‘내과 병동 간호사를 위한 체계적인 임종간호 교육과 훈련이 요구됨’,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이해 증진을 위한 제도적 보완 필요성’이라는 4개의 하위주제가 포함된다.

    하위주제 1. 내과 병동에도 임종 환자를 위한 적절한 공간이 필요함

    참여자들은 임종을 앞둔 환자와 그 가족들이 죽음을 준비하고 애도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의 부재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표하였다. 치료 중심의 구조를 갖는 내과계 병동 환경에서는 환자와 가족이 임종의 순간을 조용하고 온전하게 마주할 수 있는 물리적 여건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참여자들은 환자와 보호자가 감정적으로 임종을 수용하고 이별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정서적 안정과 사생활이 보장되는 독립적 공간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공간적 배려는 임종을 보다 인간적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조건으로 인식되었다.

    물리적으로는 병실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환자 분들이 돌아가실 때 5인실이나 2인실에 계시다가 이제 잠깐 다른 처치실이라든지 그런 데로 빠지게 되는데 그 처치실은 사실 보호자들이 앉아 있을 마땅한 의자도, 면회할 자리도 없고 심지어 제가 있었던 병동은 창문도 없었던 곳 이기 때문에 그런 곳에서 이제 환경을 개선해서 환자와 보호자가 서로 이별할 시간을 갖게 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그리고 창문이라든지 바깥이라도 볼 수 있게끔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왜냐하면 환자가 마지막으로 눈 감을 때 보는 거는 흰색 병원 벽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개선되면 좋을 것 같아요.(참여자 7)

    하위주제 2. 임종 환자와 보호자 간의 충분한 이별 시간이 보장 되어야 함

    병원 내 감염관리 지침과 환경적 제약으로 인해, 임종 환자와 보호자 간의 면회가 제한되거나 시간적으로 제약을 받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이에 참여자들은 다양한 가족 구성원과의 정서적 교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특히 임종이 임박한 환자에게 있어 가족과의 마지막 순간은 심리적 안정과 삶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중요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그 기회를 제한받는 현실은 가족과 환자 모두에게 깊은 아쉬움과 후회를 남길 수 있다. 이에 참여자들은 임종기 환자와 보호자에게 보다 충분한 면회시간과 정서적 여유가 보장되어야 함을 강조 하였으며 이는 환자의 존엄한 죽음을 위한 필수적 조건이라고 생각하였다.

    사실 보호자 면회가 제한되어 있는 내과 병동에서는 보호자들 면회가 쉽지 않아서 그게 좀 안타까웠던 것 같아요. 환자와 가족들도 함께 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충분히 애도하고 그런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참여자 5)

    하위주제 3. 내과 병동 간호사를 위한 체계적인 임종간호 교육과 훈련이 요구됨

    참여자들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고, 환자의 존엄한 죽음을 지지하는 간호를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쳤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제공하는 간호가 환자의 마지막 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희망하였으며, 이를 위해 임종간호에 대한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인식 하였다. 그러나 치료 중심의 구조를 지닌 내과 병동 현실에서 임종간호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실제 임종간호를 맞이하기 전에 훈련의 기회가 부족하다는 한계를 지적하였다. 이에 참여자들은 임종간호에 특화된 교육과 실무 중심의 훈련이 강화될 경우, 간호사로서의 자신감을 높이고 보다 질 높은 임종간호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다.

    임종 간호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의료진의 태도)들을 교육하는 그런 것들도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어요.(참여자 2)

    간호사도, 신규 간호사의 경우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뭔가 임종간호를 하게 되면 보호자들 또한 약간 불안감을 느낄 수 있으니 미리 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심폐소생술) 교육처럼, 실전처럼 할 수 있는 교육을 들을 수 있게끔 그런 교육 과정이 또 생기면 어떨지…(참여자 10)

    하위주제 4.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이해 증진을 위한 제도적 보완 필요성

    참여자들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단지 서류 작성으로 그치지 않고, 환자와 보호자가 이 제도의 의미와 효과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단순한 문서 작성이 아닌, 죽음을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문화적 ‧ 교육적 과정의 일부로 기능하기 위해서 제도적 교육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차원의 프로그램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 하였다.

    죽음에 대해서 종이 한 장으로만 나의 의사를 밝히고 이런게 아니라 죽음을 삶의 일부분처럼 자연스럽게 받아 들일 수 있게 지역사회에서 미리 프로그램이나 상담이 많이 있으면 좋겠어요.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거에도 결국에는 두렵지 않게, 모든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서는 뭔가 병에 걸렸거나 그랬을 때 급작스럽게 접해지는 게 많기 때문에… 죽음이 무섭지 않고, 자기의 죽음 맞이를 건설적으로 할 수 있게끔 아프기 전에 사회에서 뭔가 해주면 좋지 않을까?(참여자 1)

    논 의

    본 연구는 내과 병동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한 환자에 대한 간호사의 임종간호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그 의미를 도출하고자 진행된 질적 내용 분석 연구이다. 본 연구결과 내과 병동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한 환자에 대한 간호사의 임종간호 경험은 ‘내과 병동에서 반복되는 임종간호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경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기반 임종간호의 다층적 경험’,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임상 적용 한계와 딜레마’, ‘반복된 임종간호를 통한 삶과 죽음의 인식전환과 실천적 태도변화’, ‘내과 병동에서의 더 나은 임종간호를 위한 소망’의 다섯 가지 주제로 나타났다.

    첫번째, ‘내과 병동에서 반복되는 임종간호와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경험’은 ‘말기 환자 비율이 높아 임종간호가 일상화됨’, ‘최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를 자주 접하게 됨’ 2 개의 하위 주제를 포함한다. 말기 환자 비율이 높은 내과 병동에서 간호사들은 임종간호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었다. 특히 만성질환으로 인한 잦은 입 ‧ 퇴원 과정에서 간호사와 환자 간에 라포가 형성된 상태에서, 환자가 임종기로 접어드는 전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간호사들은 슬픔과 무력감 등 복합적인 감정을 경험하고, 죽음에 대한 성찰과 준비의 의미를 깊이 체감하고 있었다. 이러한 맥락은 Lee와 Lee [17]의 요양병원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현상학적 연구에서, 반복적 임종돌봄 경험이 피로를 유발하는 동시에 돌봄의 의미 재성찰을 촉진 했다는 결과와 일치한다.

    이와 함께 연구참여자들은 최근 증가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환자들을 자주 접하고 있으며, 이들이 죽음을 준비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는 Kim [18]의 내용분석연구와도 맥락이 유사한데, 그들은 연명 의료결정제도가 종합병원 현장에 적용되면서 간호사들이 제도가 실제로 현실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고 보고 하였다.

    연명의료에 대해 환자 및 보호자가 스스로 결정하고 입원하는 상황이 늘어나며, 간호사들은 임종 돌봄이 단순한 치료적 수행을 넘어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성찰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경험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제도가 모든 갈등을 해소 하지는 못함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의 현장 적용이 지닌 실질적 한계와 개선 가능성에 대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두번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기반 임종간호의 다층적 경험’은 ‘환자와 보호자의 죽음 수용 반응’,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토대로 임종간호의 방향이 결정됨’,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미작성 시 경험한 혼란’의 3개의 하위 주제가 포함되어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들은 자신의 죽음을 비교적 수용적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작성하지 않은 환자는 임종기에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을 서둘러야 하는 등의 혼란이 발생하였다. 또한 환자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였더라도 보호자가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없는 상황에서 느낀 윤리적 딜레마와 중재의 부담에 대해 말하였다. 이는 Kim [10]의 연구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환자의 수용적 태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와 일치하며, 간호사들은 환자와 보호자 간 사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연구에서도 사전연명의료계획(Advance Care Planning, ACP)이 단일 전문직의 책무가 아니라, 의사 ‧ 간호사 ‧ 사회복지사 ‧ 영적 돌봄 전문가 등이 공동으로 수행해야 할 협력적 과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Kwak 등[19]의 연구에서는 다양한 전문직 단체가 제시한 ACP 관련 역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지침이 직역별 책임만을 강조하고 있으며, 전문직 간 협업에 대한 명시적 언급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는 실제 임상에서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환자에 의해 작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이나 보호자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실행되지 못하는 사례와도 연결된다. 따라서 전문직 간 협업 체계 및 소통 기반을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환자 의사의 실현력 제고에 필수적임을 국내 사례와 함께 시사한다.

    세번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임상 적용 한계와 딜레마’ 는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있음에도 불필요한 처치가 진행됨’,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지켜지지 않은 순간 환자가 느낀 상실감’의 3개의 하위 주제를 포함한다. 참여자들은 연명의료결정법에 대한 일반인의 낮은 인식을 경험하였고, 보호자들이 해당 제도의 의미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임종 직전 갑작스럽게 연명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연명치료에 대한 의료진과 보호자 간의 인식의 차이를 경험하였다. 이는 Kim 등[20]의 연구에 서는 13,546명의 참여자 중 약 40%만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에 대해 알고 있다고 대답하였고 참여자의 절반 이상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하였다. 이는 입원이나 의료서비스 경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으며 대중의 인식을 높이기 위하여 적절한 조치가 필요함을 시사하였다. 이와 함께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보호자의 거부감, 의료진의 판단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임종기 환자에게 불필요한 처치가 지속되는 등의 현실과 그로 인해 환자가 느끼는 상실감을 지적하며, 제도 간의 괴리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는 환자의 최선의 이익을 판단하는 기준이 상이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임상 실무에서 적절히 적용하고 실행하기 위하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여 사전연명의료의 향서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이고 임종을 맞이하는 환자의 존엄한 죽음을 위한 선택을 존중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과 제도 정비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네번째, ‘반복된 임종간호를 통한 삶과 죽음의 인식전환과 실천적 태도변화’는 ‘임종간호를 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자기 인식이 변화됨’,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의 임종을 보며 자신의 가족과 죽음에 대해 대화를 하게 됨’,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려는 나의 실천적 태도 변화’, ‘임종 상황에서 보호자를 지지하며 간호사의 역할 재인식’의 4개의 하위 주제를 포함한다. 반복적인 임종간호 경험은 간호사로 하여금 죽음을 단순히 타인의 일로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부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준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가족과의 대화를 시도하였으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의 필요성을 체감하였다. 이는 Hong [21]의 연구에서 임종간호 경험이 간호사의 죽음 태도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일치한다. 간호사는 돌봄 제공자이자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자기 인식 속에서 삶과 죽음을 균형 있게 바라보는 능력을 함양할 필요가 있다.

    다섯번째, ‘내과 병동에서의 더 나은 임종간호를 위한 소망’ 에서는 ‘내과 병동에도 임종 환자를 위한 적절한 공간이 필요함’, ‘임종 환자와 보호자 간의 충분한 이별 시간이 보장되어야 함’, ‘내과 병동 간호사를 위한 체계적인 임종간호 교육과 훈련이 요구됨’,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이해 증진을 위한 제도적 보완 필요성’의 4개의 하위 주제를 포함한다. 참여자들은 단순히 환경적 개선을 넘어, 환자와 가족 모두의 감정적 돌봄이 존중되는 임종 환경 조성을 위한 실질적 기반 마련을 요구하였다. 또 호스피스 대기 중에 내과 병동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호스피스 간호를 받을 수 있는 병동을 확충하거나 임종기 환자를 위한 지지체계를 늘리는 등의 내과 병동에 임종 관련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Kim [7]의 연구에서도 임종간호 시 간호사의 준비와 체계적 교육이 환자의 존엄 한 죽음을 지원하는 데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본 연구는 이를 내과 병동이라는 현실적 맥락 속에서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더 나아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내과 병동의 임종간호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다각적인 지원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임종간호를 담당하는 간호사들에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관련 최신 정보와 법적 ‧ 윤리적 지침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이 제공되어야 하며, 이는 간호사의 전문성과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결 론 및 제 언

    본 연구결과를 통하여 내과 병동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한 환자의 임종을 간호한 간호사들의 경험을 살펴보았다. 내과 병동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반영하는 중요한 제도로 작용하고 있었다. 또한 내과 병동 간호사들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간호 실무 현장에서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에 직면하게 한다는 점에서 임종간호의 본질을 재조명하고, 임종 환자의 돌봄 뿐만 아니라 보호자까지 간호가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와 가족 간의 의사 차이, 낮은 제도 인식, 제한된 내과 병동 환경 등의 요인으로 인해 간호 실무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사들은 인간다운 죽음을 위한 환경과 제도의 개선을 희망하며, 자신의 역할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감을 강화해나가고 있었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제시한다.

    첫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 교육이 체계적이며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단순한 서류 작성을 넘어 죽음에 대한 준비 과정 인식과 자신의 올바른 생사관 정립을 위한 안내 자료와 상담 체계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

    둘째,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내과 병동 임종간호 맥락에서 환자와 보호자의 죽음 수용 과정과 간호사의 돌봄 수행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환자 ‧ 보호자 ‧ 간호사의 상호작용과 제도 적용의 실제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다각적인 실무 지원과 교육적 대안을 탐색해야 할 것이다.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s of interest.

    Figures

    Tables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N=9)

    Themes and Sub-themes of This Study, as Perceived by the Nurses Involved in End-of-life C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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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ournal Abbreviation : JKAQR
      Frequency : triannual (thrice-yearly)
      Doi Prefix : 10.48000/KAQRKR
      Year of Launching : 2016
      Publisher : Korean Association for Qualitative Research
      Indexed/Tracked/Covered 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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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r Qualitative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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