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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2508-2116(Print)
ISSN : 2713-7015(Online)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Qualitative Research Vol.10 No.3 pp.179-188
DOI : https://doi.org/10.48000/KAQRKR.2025.10.179

Narrative Inquiry into Young Adults with Schizophrenia: A Journey of Variations in Hope

Jaewon Joung1, Sungjae Kim2
1Associate Professor, College of Nursing, Research Institute of Nursing Science, Jeonbuk National University, Jeonju, Korea
2Professor Emeritus, College of Nurs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 본 논문은 제1저자의 박사학위논문을 수정 ․ 보완하여 작성한 것임.



- This article is based on the doctoral dissertation of the first author, which has been revised and expanded for publication.


Corresponding author: Kim, Sungjaehttps://orcid.org/0000-0002-0614-9725 College of Nurs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103 Daehak-ro, Jongro-gu, Seoul 03080, Korea.
Tel: +82-63-270-3126, Fax: +82-63-270-3127, E-mail: sungjae@snu.ac.kr
October 2, 2025 ; October 19, 2025 ; October 27, 2025

Abstract

Purpose:

This study explored the lived experiences of young adults with schizophrenia through narrative inquiry. It focused on how developmental tasks intersect with illness experiences and their implications for recoveryoriented nursing practice.


Methods:

Three young adults aged 19-34 years diagnosed with schizophrenia were recruited from a community mental health center. Data were collected through seven to nine in-depth interviews and participant observations conducted between January and November 2018. The field texts comprised interview transcripts, research notes, recovery writings, symptom diaries, and creative works. Data were analyzed using Connelly and Clandinin’s narrative inquiry procedures.


Results:

Four themes were identified: (1) deprivation of warmth and trust, highlighting the need for trauma-informed care; (2) frustrated desires and the strength to endure, indicating the meaning embedded in symptoms; (3) youth disrupted by illness, reflecting thwarted developmental tasks; and (4) courage to live together, underscoring the power of relationships and support. Symptoms were treated as meaningful efforts to endure adversity, rather than purely pathological phenomena.


Conclusion:

A composite picture of the lives of young adults with schizophrenia emerged: as journeys of hopeful variations amid adversity. The findings underscore the need for trauma-informed and developmentally attuned care, multi-layered support systems, and narrative-based interventions to strengthen recovery-oriented nursing practice.



조현병 청년의 내러티브 탐구: 희망의 변주곡을 연주하는 여정

정 재원1, 김 성재2
1전북대학교 간호대학 부교수
2서울대학교 간호대학 명예교수

초록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조현병은 주로 후기 청소년기나 초기 성인기에 발병하여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질환으로, 개인의 기능 저하와 사회적 어려움이 장기간 지속되며 가족과 사회 전체에 상당한 경제적 ‧ 정서적 부담을 초래한다[1]. 특히 조현병은 사회적으로 가장 차별받는 정신질환 중 하나로, 증상뿐 아니라 낙인과 사회적 배제 등이 삶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2].

    최근에는 조현병의 치료가능성에 대한 낙관적 관점이 확산되면서 조기발견과 중재를 통해 예후를 개선하고자 하는 국제적 추세에 따라 치료 반응, 도움 추구 행동, 효과적인 중재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1,3-6].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임상적 측면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청년기의 발달적 요구나 자아정체성, 사회적 관계 형성 등 삶의 경험적 측면을 반영한 접근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초기 성인기는 학업 성취, 진로 선택, 사회적 관계 형성, 자립 등 핵심적인 발달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 시기이다[7]. 조현병 증상에 압도될 경우 발달과업이 좌절되고, 이는 삶 전반의 부정적 결과와 재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반대로 이러한 과업을 어떻게 경험하고 극복하는 가는 장기적 회복 경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8]. 따라서 조현병 청년의 삶을 발달적 맥락에서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이들의 특성과 요구에 부합하는 정신건강 서비스와 회복지향적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데 핵심적 토대가 될 수 있다.

    회복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한계가 있더라도 만족스럽고 희망적이며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으로, 질환이 초래한 파괴적 결과를 넘어 새로운 의미와 목적을 발견해 나가는 개인적이고 고유한 변화로 정의된다[9]. 그러나 현행 정신건강 서비스는 의료모델 중심으로 증상관리에 치중하며 발달 단계에 따른 청년기의 특수한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10]. 이로 인해 조현병 청년은 증상과 발달적 과업이라는 이중적 부담을 겪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수모형(Tidal Model)은 유용한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조수모형은 인간의 삶을 끊임없이 전개되는 이야기의 흐름으로 이해하며, 각 개인의 내러티브가 회복의 중심 에 놓여야 함을 강조한다[11]. 특히 Barker [11]는 개인이 전문가에 의해 ‘치유되는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회복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존재임을 강조하며, 간호사는 그 과정에서 내러티브를 경청하고 자율성과 임파워먼트를 촉진하는 동반자적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제시하였다. 이는 조현병 청년이 질병에 압도된 삶 속에서도 의미와 희망을 재구성하고자 하는 노력을 조명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철학적 배경을 토대로, 조현병 청년의 삶을 그들의 언어와 이야기 속에서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험을 ‘이야기’로 구성하고 해석하는 연구 접근이 필요하다. 내러티브 탐구는 각 개인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데 중점을 두는 연구방법으로, 시간성, 사회성, 공간성의 3차원적 틀을 기반으로 개인의 삶의 경험을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다[12]. 또한 내러티브 탐구는 풍부한 개인적 경험 자료를 수집하여 돌봄을 받는 사람이 무엇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의미화하는지를 탐색하는 데 매우 적합한 방법론이다[13].

    따라서 본 연구는 내러티브 탐구(narrative inquiry)를 통해 조현병 청년의 삶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발달 과업과 질병 경험이 교차하는 지점을 드러내며, 청년기의 회복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청년기 특성에 적합한 정신건강 서비스 개발을 위한 간호학적 함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조현병이 있는 청년의 삶의 경험을 내러티브 탐구를 통해 탐색함으로써, 그들의 삶이 지니는 의미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다음의 연구 퍼즐을 제시한다. “조현병 청년의 삶의 경험은 어떠하며, 그 삶은 어떤 의미인가?”

    연 구 방 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조현병 청년의 삶의 경험과 그 삶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내러티브 탐구 방법을 적용한 질적연구 이다.

    2. 연구참여자 선정 및 모집

    본 연구참여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부터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고, 청년고용 촉진 특별법 기준에 따라 청년기에 해당하는 만 19~34세이며, 연구목적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기꺼이 공유할 의사가 있는 참여자를 목적적 표집 방법으로 모집하였다. 조현병 청년 자조그룹과 다양한 정신사회적 중재를 운영하고 있는 S시 소재의 정신건강복지센터의 기관장에게 허가를 받고 센터 내 게시판에 모집 문건을 게시하여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3명을 최종 참여자로 선정하였다(Table 1).

    3. 연구자의 준비

    제1저자는 정신과 병동 간호사로 다년간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정신간호학 교수로 재직중에 있으며, 정신건강간호와 조현병에 대한 전문적 이해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조현병을 주제로 한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관련 논문을 다수 게재하였으며, 질적연구를 중심으로 학문적 성과를 축적해왔다. 교신저자 또한 정신간호학 교수로 장기간 재직하면서 다수의 질적연구를 집필하였고, 질적연구방법론 관련 강의를 하며 방법론적 전문성을 확립하였다. 이러한 두 연구자의 경험과 역량은 본 연구의 주제를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해석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4. 자료수집방법 및 절차

    본 연구는 연구자가 소속된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 약 11개월간 진행되었다. 연구 절차는 Connelly와 Clandinin [12]이 제시한 내러티브 탐구 방법에 따라 이루어졌다. 내러티브 탐구는 시간성(temporality), 사회성(sociality), 장소(place)라는 3차원적 탐구 지점을 기반으로 하며, ‘현장에 존재하기’, ‘현장에서 현장 텍스트로 이동’, ‘현장 텍스트 구성하기’, ‘현장 텍스트에서 연구 텍스트로’, ‘연구 텍스트 작성하기’의 다섯 단계로 수행 되었다.

    1) 현장에 존재하기

    본 연구의 제1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병동 간호사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환자들의 반복되는 재발을 무력하게 지켜보아야 했다. 이러한 경험은 병동 밖에서 환의를 벗은 그들의 삶은 어떠할지 궁금했고, 그 이야기 속에 회복의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연구자를 병동 밖 지역 사회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이끌었고, 그곳에서 조현병 청년 자조모임 활동가로 참여하며 그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듣고 함께 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는 조현병 청년들이 일반 청년들과 공유하는 보편적 삶의 측면과 차이를 동시에 인식하게 되었고, 이는 단순한 임상적 관찰을 넘어 회복의 가능성을 성찰하는 참여자로서 자리매김하게 하였다.

    2) 현장에서 현장 텍스트로 이동하기와 현장 텍스트 구성하기

    제1저자와 참여자는 총 7~9회, 회당 60~120분 동안 심층 면담을 진행하였다. 면담은 연구참여자의 요청에 따라 정신건강 복지센터 면담실, 연구자의 연구실, 참여자의 집, 카페 등에서 이루어졌으며, 때로는 고궁 산책, 대학 캠퍼스 방문, 연극 공연 관람 등과 같은 활동을 함께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었다.

    첫 만남에서는 ‘인생곡선 그리기’를 통해 참여자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대화를 시작하였으며, 이후 면담에서는 이전 대화를 기반으로 확장된 주제를 심층적으로 탐구하였다. 모든 면담은 사전질문지를 두지 않은 비구조적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현장 텍스트에는 면담 녹음 전사본과 연구자의 연구노트가 포함되었다.

    3) 현장 텍스트에서 연구 텍스트로 이동하기와 연구 텍스트 작성하기

    연구자들은 면담 전사본을 반복적으로 읽으며 자료에 몰입하였고, 이를 통해 참여자들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자 하였다. 각 참여자가 경험한 사건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배열되었으며, 이후 시간성, 사회성, 장소라는 3차원적 탐구공간[12]을 고려하여 이야기 맵(story map)으로 재구성하였다. 연구자들은 이야기 맵을 기반으로 내러티브 기술(narrative accounts) 을 작성하였으며, 이야기 맵과 내러티브 기술에서 나타난 패턴과 맥락을 비교 ‧ 통합하여 연구텍스트를 완성하였다. 마지막으로, 세 명의 참여자 서사에서 드러난 경험의 의미를 도출하고 그 공통적 흐름을 해석하였다. 각 면담 이후 연구자 2인은 전 사자료를 검토하며 주요 의미를 논의하였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료수집과 분석이 순환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자간 지속적인 협의와 논의를 통해 의미를 도출하고 해석의 합의를 이루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참여자들의 삶의 변화를 탐색하고 그 의미를 재구성하여, 개별 내러티브를 종합한 최종 연구 텍스트를 완성하였다.

    5. 연구자 성찰

    본 연구에서 제1저자는 연구자이자 정신건강 간호사로서 참여자와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감정과 내적 반응을 경험하였다. 연구 과정에서 참여자에게 단순한 연구자를 넘어 간호사이자 친구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으며, 잦은 연락과 감정적 몰입으로 인한 부담감이나 참여자가 충분히 힘을 내지 못하는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도 느꼈다. 연구자는 이러한 정서적 반응이 해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면담 직후 모든 감정과 인식을 메모와 연구노트에 기록하였다. 이후 연구자 회의를 통해 자신의 감정적 관여를 점검하며, 해석이 개인적 관점에 의해 왜곡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성찰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참여자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연구자의 태도를 유지하게 하였으며, 연구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6. 연구의 엄격성 확보

    본 연구는 Lincoln과 Guba [14]가 제시한 4가지 질적연구 평가 기준을 적용하여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첫 째, 신뢰성(credibility)을 확보하기 위해 참여자가 편안하게 자신의 경험을 말할 수 있도록 원하는 장소에서 면담을 진행하였으며, 장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만남을 가졌다. 면담 종료 후에는 참여자의 진술을 가능한 한 그대로 신속히 전사하여 현장 텍스트에 반영하였고, 이후 도출된 연구 텍스트를 참여자에게 공유하여 해석이 실제 경험을 충실히 반영하는지 확인(member checking)을 받았다. 둘째,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을 높이기 위해 목적적 표집을 적용하였으며, 참여자의 특성과 연구 맥락을 구체적이고 풍부하게 기술(thick description)하였다. 이를 통해 독자가 연구결과를 다른 맥락이나 상황에 적용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게 하였다. 셋째, 의존성(dependability)을 확보하기 위해 Connelly와 Clandinin [12]이 제시한 내러티브 탐구 절차를 충실히 따랐으며, 연구의 전 과정을 일관성 있게 기록하여 연구 과정의 추적가능성과 절차적 일관성을 보장하 였다.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정기적인 연구 회의와 성찰 과정을 거쳐 해석의 타당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였다. 또한 연구자의 주관적 편향을 최소화하고 해석이 자료에 근거함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 노트와 토론 기록을 체계적으로 보관하였다.

    7.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자가 소속된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수행되었다(IRB NO. 1801/002-016). 면담 시작 전에 연구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 절차, 면담 방법 및 참여 중단 권리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였으며, 자발적 서면 동의를 확보하였다. 모든 자료는 연구목적 이외에는 사용되지 않으며, 익명성(가명사용)과 비밀보장이 철저히 준수되었다. 또한 면담 과정에서 심리적 불편이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음을 안내하였고, 연구자는 참여자의 심리적 안녕을 세심히 고려하며 연구를 진행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암호화된 파일로 안전하게 보관하였으며, 연구 종료 후 3년간 보관한 뒤 관련 규정에 따라 폐기하였다.

    연 구 결 과

    1. 조현병 청년의 삶 이야기

    세 명의 청년이 들려준 삶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각자의 발달적 여정에는 고통과 갈망, 그리고 회복을 향한 의미 형성의 과정이 내재되어 있었다. 세 명의 청년은 서로 다른 생애사적 배경과 질병 경험을 지녔으나, 그들의 서사는 모두 역경 속에서도 삶을 지속하고자 하는 내적 동력과 희망의 단서를 보여 주었다.

    1) 서지안의 이야기: 죽음을 떠올리며 삶을 붙드는 역설

    어머니의 부재와 아버지의 폭력, 발달장애가 있는 동생과 함께한 취약한 환경 속에서 병을 인식하지 못한 채 청소년기를 집안에 갇혀 지냈다. 성인이된 지금도 세상 밖으로 나설 때면 음악이 나오지 않는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세상과 완전히 어우러지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럼에도 책임 있는 삶을 살고자 당사자 활동(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이들이 동료지원, 권익옹호, 교육, 정책수립 등에 참여하는 활동)을 시작했지만, 환청과 망상에서 기인한 반복되는 자살 충동은 여전히 그녀의 삶을 위협한다. 죽음을 떠올리면서도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싶다’는 다짐을 놓지 않은 채, 자신의 삶을 롤러코스터에 비유하며 하루하루를 버텨 나가고 있다.

    2) 한민수의 이야기: 정상성 추구와 좌절 속 도피

    ‘장남답게’ 당당하고 싶었지만, 학교폭력의 상처와 군대에서의 관심병사 낙인은 그의 삶에 깊게 각인되었다. 인정받고 싶은 욕망은 결국 자신이 ‘신’이라고 믿는 망상으로 나타났으며, ‘정 상인’의 기대를 품고 찾아간 자조모임에서도 동료들의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점점 거리를 두게 되었다. 번듯한 직업을 얻으려는 시도 또한 ‘정상’의 틀에 맞춰 살고 싶은 갈망에서 비롯되었으나, 현실의 벽은 매번 그를 좌절시켰다. 반복된 실패 속에서 매주 사는 로또는 당첨이라는 비현실적인 망상에 기대게 하는 또 다른 도피처이자 동시에 희망의 끈으로 남아 있었다.

    3) 윤마음의 이야기: 애정 결핍 속 관계를 향한 갈망

    병으로 인해 학교와 또래 관계에서 소외된 그녀는, 엄마가 형제들보다 자신에게 보였던 특별한 배려를 오히려 차별로 느끼며 애정을 갈구했다. 그 결핍은 환청 속 친구의 목소리로 나타났고, 때로는 욕설조차 반가울 만큼 그 존재는 강렬했다. 정신재활시설에서 동료와 선생님들의 인정과 관심을 받으며 처음으로 ‘능력 있는 나’를 발견했으나, 과도한 자신감은 때로 관계를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모든 이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그 갈망은 그녀를 흔들지만, 동시에 사람들 속으로 다시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2. 조현병 청년이 살아가고자 하는 이야기(stories to live by)

    앞서 제시한 세 명의 삶의 이야기는 각기 독립적인 서사로 구성되었으나, 이들 서사에는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의미의 흐름이 존재하였다. 조현병 청년이 살아가고자 하는 이야기(stories to live by)는 네 가지 주제적 흐름으로 구조화되었다. 이러한 주제들은 각 개인의 고유한 서사를 넘어, 조현병 청년의 삶 속에 내재된 고통과 회복의 이중적 의미를 통합적으로 드러낸다.

    1) 온정과 신뢰의 결핍: 트라우마 기반 돌봄(trauma-informed care)의 필요성

    세 청년은 어린 시절 가족과 또래 관계에서 온정과 신뢰를 경험하지 못한 채 성장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일시적 상처가 아니라 발달과정 전반에 걸쳐 내면화된 트라우마로 남아, 청년이 된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회에서 받은 상처보다 가족들한테 받은 상처가 더 컸어요. 가족들한테 상처받으니까 사회에서도 마찬가지 일거다, 더 큰 상처를 받을거다 하면서 마음의 문을 닫았던 것 같아요.(서지안)

    반 친구들이 계단위에서 쓰레기를 던지고, 돈도 빼앗아 가고, 몸을 더듬기도 했어요. 저는 겁이 많아서 당당하게 맞서지 못했어요.(한민수)

    저는 엄마의 약점이었고, 엄마는 나 때문에 평생 시댁 눈치를 보며 살았어요. 엄마는 나에게 기대하는 바가 없었고 다른 형제들과 다르게 대했어요.(윤마음)

    2) 욕망의 좌절, 그 좌절을 버텨내는 힘: 증상에 깃든 의미

    세 청년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었으나, 현실에서 반복적으로 욕망이 좌절될 때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였다. 이때 나타난 망상과 환청은 단순한 병리적 증상이 아니라, 견딜 수 없는 좌절을 버텨내기 위한 방식으로 작용하였다. 즉, 증상은 고통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청년이 삶을 이어가도록 돕는 이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사실은 잘 살고 싶어요. 남들만큼 잘 살고 싶은데 잘못 따라가니까 자책을 많이 하게 되고, 그게 죽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하고…….(서지안)

    신이 된다는 망상을 하면서 그게 사실이었으면 좋겠다 한거죠. 제발 사실이었으면, 제발 사실이었으면……그 망상을 믿어버리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던 거죠. 신이 되어 완벽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아요.(한민수)

    환청이 들리다가 없어지려고 하니까 오히려 힘들었어요. 또래 목소리로 들리니까 제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착각을 했던 것 같아요. 환청을 친구라고 생각하다가 없어지니까 슬프고 힘들었어요.(윤마음)

    3) 질병이 강타한 젊음: 청년기 발달과업의 좌절

    세 청년은 학업, 직업, 관계 형성과 같은 청년기의 중요한 발달 과업이 조현병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방해받았다. 이러한 좌절은 자기개념과 정체성 형성을 가로막았으며, 이후 생애 전반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교실 앞으로 나가 발표를 해야 하는데 얼굴까지 시뻘개져서는 한 마디도 못하고 그대로 제자리에서 있었어요. 한꺼번에 쳐다보는 반 친구들의 시선이 무섭게 느껴졌어요. 학창시절 내내 왕따였고, 결국 중학교때 자퇴했어요.(서지안)

    청소년 수련원 교관 아르바이트는 어린 애들이 나를 욕하는 것 같아서 3일만에 그만두었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현금이 하나도 없는 것이 너무 당황스러워서 편의점 문을 잠가버린 일로 한 달 만에 해고당했어요.(한민수)

    비장애인 남자들은 나를 여자로 보지 않을 것 같고, 정신장애 당사자나 비장애인 중 중년남성만이 나를 예뻐할 것 같다는 생각을 버리기 힘들어요.(윤마음)

    4) 함께 살아갈 용기: 관계와 지지의 힘

    좌절과 고립 속에서도 세 청년은 타인의 지지와 관계 형성을 통해 사회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 상담자, 가족, 동료와의 관계는 신뢰와 안정감을 제공하였으며, 이를 통해 함께 살아갈 힘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은 조현병 청년의 회복 과정에서 가족, 전문가, 지역사회가 모두 포함된 다층적 지지체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상담도 많이 도움이 됐지만, 사람을 믿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게 더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그분들이 진심으로 다가와 주셔서 제가 믿을 수 있는 분이 되어 주시니까 저도 사회로 나갈 용기를 냈던 것 같아요.(서지안)

    약을 족쇄처럼 달고 사는게 너무 싫은데, 약을 거부할 때마다 엄마가 울면서 설득하셔서 지금까지 매일 챙겨 주셨어요. 나중에 엄마가 안 계셔도 약을 빠뜨리지 않고 먹을지 장담할 수 없어요.(한민수)

    시설에서 언니들을 만나 밥도 먹고 카페도 갔어요. 저와 언니들이 겪은 경험을 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비장애인은 단 한 명도 없을 거예요. 심지어 부모 형제도요. 그러나 저희끼리는 어떤 말을 해도 다 이해할 수 있어요.(윤마음)

    논 의

    본 연구는 조현병 발병 초기 단계에 있는 청년들의 삶의 경험과 그 의미를 탐색하였다. 그 결과, 세 명의 청년들이 살아가고자 하는 이야기(stories to live by)는 ‘온정과 신뢰의 결핍: 트라우마 기반 돌봄의 필요성’, ‘욕망의 좌절, 그 좌절을 버텨내는 힘: 증상에 깃든 의미’, ‘질병이 강타한 젊음: 청년기 발달과 업의 좌절’, ‘함께 살아갈 용기: 관계와 지지의 힘’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도출되었다.

    첫째, 참여자들은 어린 시절 가족과 또래 관계에서 온정과 신뢰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하였고, 이러한 결핍은 발달 전반에 걸쳐 트라우마로 내면화되었다. 이는 조현병 환자의 다수가 외상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그 심각도가 정신병적 증상의 정도와 관련된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한다[15]. 또한 조기정신증 환자의 아동기 학대와 방임이 사회적 인지 결손과 대인관계 어려움으로 이어진다는 연구[16], 반대로 지지적이고 안전한 학교 환경이 정신병적 경험을 줄이는 보호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17]도 본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조현병 청년을 위한 간호는 단순한 증상 관리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의 상처와 학대 경험을 다루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트라우마 기반 돌봄(trauma-informed care)을 포함해야 한다. 그러나 조현병 조기 개입 시 트라우마 평가와 돌봄 실행률은 여전히 낮게 보고되고 있으며[18], 이에 간호사를 포함한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트라우마 기반 돌봄에 대한 인식 개선과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더불어 Douglas와 Jackson [19]은 정신건강 고위험군 청년들이 동료 멘토링을 통해 트라우마 서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며 성장과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본 연구참 여자들이 내러티브 탐구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재구성한 과정과 맞닿아 있으며, 간호 현장에서 청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말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내러티브적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트라우마를 다루는 효과적 중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간호 실무에서는 회복지향적 면담, 집단 내러티브 워크숍, 동료멘토링 프로그램 등 청년이 자신의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내러티브 기반 간호중재의 개발과 적용이 요구된다.

    둘째, 참여자들은 평범하게 잘 살아보고자 하는 욕망을 지녔으나, 그 욕망이 좌절될 때마다 자살사고, 망상, 환청과 같은 정신증상으로 발현되었다. 이는 환청이 무작위적 현상이 아니라 권위, 성, 정체성, 삶과 죽음, 욕망과 같은 실존적 질문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 연구[20]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환청이 수치심과 죄책감과 얽히면서 방어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보고[21], 피해망상이 낮은 자아개념과 이상적 자기 간 불일치를 줄이려는 방어적 귀인 과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인지적 모델[22] 역시 본 연구결과를 지지한다.

    즉, 본 연구의 참여자들이 보여준 맥락에서 정신증상은 단순한 병리적 산물이 아니라, 좌절을 견디고 삶을 이어가기 위한 의미있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초기 조현병 연구는 주로 약물 순응도를 장기적인 예후의 핵심 요인으로 강조하며[3,4], 증상을 억제해야 할 병리적 산물로 환원해왔다. 이는 청년기의 욕망과 정체성 추구, 좌절의 경험을 간과하게 만들며, 한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저해한다. 간호학 내에서도 의료모델 중심 접근이 간호사의 인간 중심 돌봄 역량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23].

    따라서 간호는 약물 순응도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증상에 담긴 의미를 탐색하고, 이를 회복의 자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내러티브 간호는 증상을 회복이야기로 재구성하는 접근을 지지하며[24], 공감적 관계와 수용이 자기 이해와 회복을 촉진함을 보여준 선행연구[25]도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간호사가 증상을 병리로만 보지 않고, 회복의 서사로 전환하도록 돕는 실천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셋째, 참여자들은 조현병으로 인해 학업, 직업, 관계 형성과 같은 청년기의 중요한 발달과업이 지속적으로 방해받았다. 이러한 경험은 현재의 삶뿐만 아니라 미래의 가능성까지 제약할 수 있다[8]. 조현병은 발병 연령이 이른 경우가 많아, 발달 단계 상 다양한 도전과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 시기에 정신증상이 활성화되면서 이중의 어려움을 초래한다.

    Arnett [7]에 따르면 청년기는 사랑, 일, 세계관의 영역에서 정체성을 탐색하는 삶의 전환기이다. 그러나 참여자들에게 이러한 기회는 질병으로 인해 제한되거나 좌절되었다. 특히 조현병 당사자들에게 직업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자존감과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는 기회로 인식되며, “정상인처럼 보이는 (being like normal people)” 핵심요소로 이해된다고 보고되었다[26]. 직업은 또한 낙인을 극복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하며 존중과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27].

    그러나 조기발병 조현병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분석에서는 일반인구에 비해 고용률이 현저히 낮았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실업률이 80-9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28]. 이러한 결과는 조현병 청년이 직업적 발달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구조적 제약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단순한 증상 관리에 머물지 않고, 발달적 맥락에서 좌절된 과업을 회복할 수 있도록 다차원적 접근을 제공해야 한다. 근거기반 고용 모델인 Individual Placement and Support (IPS)는 조현병 청년의 고용 성과를 유의미하게 높였으나, 교육 성과에는 제한이 있다는 보고가 있으며[29], 이는 청년기 발달 과업 전반을 아우르는 보완적 접근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또한 참여자들은 연애와 친밀한 관계 형성을 원했으나 다양한 제약을 경험하였다. 선행연구에서도 조기 정신증 청년들의 낮은 자신감, 불안정한 애착, 사회적 기술 부족 등이 연애의 장애요인으로 보고된 바 있다[30]. 따라서 간호는 조현병 청년을 위해 직업 지원뿐 아니라 친밀한 관계 형성과 사회적 역량 강화를 중재에 포함해야 한다. 간호사는 청년들이 IPS와 같은 고용 지원에 연결되도록 돕고, 사회기술훈련과 자기 강점 탐색 및 활용을 지원하는 상담과 같은 개입을 통해 발달과업의 회복을 지원할 수 있다.

    넷째, 참여자들은 조현병을 가진 삶 속에서 좌절과 고립을 경험했으나, 전문가, 가족, 동료와의 관계 속에서 신뢰와 안정감을 얻으며 사회로 나아갈 용기를 회복하였다. 이는 사회적 지지가 회복의 핵심 자원임을 보여주며, 관계적 지지와 다층적 지지체계가 재발의 보호요인임을 밝힌 선행연구[17], 동료와의 관계에서 더 깊은 회복의 힘이 발현된다는 연구[19]와도 일치한다. 그러나 조기 정신증 청년은 또래 집단에 비해 사회적 네트워크가 작고 지각된 사회적 지지가 낮다는 연구는[31], 낙인과 배제 등의 사회적 요인이 관계 축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Kim과 Shin [32]의 연구가 보여주듯, 관계 망의 크기보다 질이 더 중요하다는 결과는 본 연구참여자들의 경험과 맥락을 같이 하며, 작지만 깊은 관계에서의 지지가 회복의 동력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관계는 조현병 청년들이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삶을 이어가게 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아울러 참여자들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내러티브 정체성(narrative identity)을 재발견하였다. 청년기는 내러티브 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이며, 정신질환은 이를 저해 할 수 있다[33]. Cowan과 Mittal [34]은 내러티브 정체성 발달 모델을 통해, 아동기에는 고통 중심의 이야기, 청소년기에는 단절된 구조, 그리고 첫번째 정신병적 삽화 전후에는 분리된 서사가 나타난다고 설명하였다. 본 연구참여자들은 연구자와의 관계 속에서 질문, 경청, 반영적 피드백을 경험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였고, 이는 내러티브 정체성이 개인 내적 과정을 넘어 치유적 관계 속에서 재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내러티브 정체성의 변화는 증상 정도나 재발 여부와 무관하게, 개인이 어떻게 좋은 삶을 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회복의 지표로 작용한다[33].

    따라서 간호 실무에서는 증상 조절을 넘어, 청년들이 간호사와의 관계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이야기(stories to live by)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서사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조수모형(Tidal Model)[11]은 환자의 언어와 이야기를 치유적 자원으로 간주하고, 회복 과정에서 내러티브 재구성을 핵심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본 연구결과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

    본 연구의 제목인 ‘희망의 변주곡을 연주하는 여정’은 조현병 청년의 회복 과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변주곡’은 삶이 단선적인 회복이 아니라, 반복되는 좌절과 도전 속에서 각기 다른 형태로 변주되는 역동적 과정을 상징한다. 또한 ‘연주하는 여정’은 청년들이 수동적인 환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구성해 나가는 주체임을 의미한다. 즉, 조현병 청년의 삶은 불협화음과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며, 희망의 선율을 이어가는 창조적 회복의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청년들이 좌절 속에서도 의미와 관계를 다시 구성하며 회복을 향해 나아감을 잘 보여준다.

    본 연구의 의의와 한계는 다음과 같다. 내러티브 탐구의 특성상 연구결과는 개별적 맥락 속 경험의 의미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둔다. 따라서 본 연구의 이야기가 모든 조현병 청년의 경험을 대표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특수성은 내러티브 탐구의 강점으로, 특정 개인의 서사를 통해 조현병 청년의 삶에 내재된 복잡성과 다층적 의미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본 연구는 특정 시기와 맥락에 국한된 경험을 다루었으므로, 다양한 문화적 ‧ 사회적 맥락에서 조현병 청년의 경험을 탐색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가진다. 첫째, 조현병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내어 병리 중심적 접근에서 간과된 삶의 주체적 의미를 드러냈다. 둘째, 연구 결과를 네 가지 주제로 구조화하여 돌봄 현장에서 청년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구체적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셋째, 정책과 실무 차원에서 트라우마 기반 돌봄, 정신증상에 대한 심층적 이해, 발달적 맥락을 고려한 지원, 다층적 지지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사회적 함의를 제시하였다.

    결 론 및 제 언

    본 연구는 조현병 발병 초기 단계에 있는 청년들의 삶을 내러티브 탐구를 통해 조명하였다. 세 명의 청년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트라우마 경험에서 비롯된 신뢰의 결핍, 욕망의 좌절과 증상에 담긴 의미, 질병이 가로막은 발달과업, 그리고 관계와 지지를 통한 회복의 가능성으로 구조화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조현병 청년의 경험을 단순히 병리적 현상으로 환원하지 않고, 삶 속에 내재된 의미와 회복의 자원을 발견하는 것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간호학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증상 관리와 약물 순응을 넘어 트라우마 기반 돌봄과 발달적 맥락을 고려한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증상을 의미 있는 현상으로 이해하고 이를 회복의 자원으로 전환하는 내러티브 기반 접근이 요구된다. 셋째, 청년기의 발달과업을 지원하는 중재와 다층적 지지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넷째, 간호사는 환자의 이야기를 존중하고 관계 속에서 내러티브 정체성의 재구성을 촉진하는 회복지향적 실천을 수행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조현병 청년의 삶은 역경 속에서도 의미와 회복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간호학은 이들의 이야기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인간 중심적 ‧ 회복지향적 패러다임으로 나아가야 한다.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s of interest.

    Figures

    Tables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Note. All participant names are pseudony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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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ournal Abbreviation : JKAQ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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