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팬데믹은 감염관리간호사의 역할을 전례 없이 확대하여 이들을 감염 예방의 최전선에서 고강도 업무와 높은 심리적 부담에 노출시켰다[1-3]. 이들은 표준주의 ․ 격리주의의 설계 ․ 이행 점검, 전 직원 교육, 노출자 관리 ․ 보고, 발생 감시 ․ 역학 판단 등 복합 ․ 지속 과업을 수행하며 팬데믹 동안 업무의 범위와 강도가 더욱 확대되었다[4]. 그 결과 감염관리 피로, 직무 스트레스, 소진이 누적되었고[5-8], 소진은 정서적 고갈, 냉소, 직무효능감 저하를 통해 환자 안전과 간호의 질을 약화시키며, 결근 및 이직 의도로 이어져 조직 성과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9-11]. 실제로 감염관리 담당 간호사는 타 직무군보다 높은 소진을 보이며, 대인 협력의 난점과 조직 내 조정 부담이 이를 가중한다는 맥락이 보고되었다[12,13].
이러한 결과의 배후에는 개인 차원을 넘어 조직문화와 관리자 지원이 깊게 작동한다[14,15]. 감염예방 중심의 학습지향적 ․ 지원적 조직문화는 손위생, 개인보호구 착용, 표준주의 등 감염예방 지침의 준수를 촉진하고 팀 결속과 만족을 강화한다. 반면, 모호한 규범과 형식주의는 이러한 준수를 저해하고 피로를 누적시킨다[14,15]. 여러 기관에서 수행된 연구결과는 개방적 의사소통, 학습 분위기, 관리자 주도의 명확한 정책과 피드백이 표준주의 실천과 직접적으로 연결됨을 보여주며[15], 중환자 ․ 응급 ․ 격리 등 고위험 맥락에서는 안전문화, 자원 배분, 의사소통 체계의 작은 차이도 손위생 이행률, 개인보호구 착용 정확성, 격리 절차 준수 등 감염예방 수행 수준을 달리한다[16-18]. 장기요양 ․ 소아전문기관 등에서도 감염관리 조직문화와 감염예방 환경이 수행도의 핵심 예측요인으로 반복 확인된다[19-23].
무엇보다 관리자의 실질적 지원은 안녕과 수행의 결정요인이다[24,25]. 물자 ․ 인력의 적정 배치, 우선순위에 대한 가시적 지지, 교육 ․ 멘토링 ․ 피드백 등 관계적 ․ 정서적 지원은 피로 ․ 스트레스의 부정적 효과를 완충하고[24,25], 현장에서는 보호 구 ․ 소모품의 안정적 공급, 인력 보강 ․ 순환, 심리적지지 ․ 휴식, 일관된 지침 ․ 신속한 소통 등 예측 가능하고 공정한 체계를 강하게 요구하였다[3,26]. 인지된 조직지원-심리자본-몰입 간 선순환이 관찰되는 반면[27], 리더십 부재 ․ 불명확한 정책 ․ 단절된 커뮤니케이션은 고립감 ․ 무력감을 심화시켜 번아웃과 이직 의도로 이어졌다[12,28,29].
한편 국내외 연구가 피로, 스트레스, 소진의 양적 상관관계와 영향요인은 풍부히 제시했지만[5-7,24], 현장에서 감염관리 간호사가 체감하는 관리적 지원의 구체 맥락과 의미 지원의 인지 ․ 충분, 결핍의 순간, 그 경험이 손위생, 개인보호구 착용, 격리 절차 준수 등 감염예방 활동 수행과 정체성, 전문직 삶의 질을 형성하는 경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감염재난 이후 조직 구조 ․ 감염관리 체계가 크게 변했음에도[4,30], 조직문화의 균열 ․ 복구, 관리자 지원의 작동, 다학제 협력의 갈등 ․ 조정의 서사는 제한적으로 보고되었고, 전담병동 도우미 경험과 간호 단위 팀 효과성 연구가 시사점을 제공하나[3,14], 감염예방 맥락에서 관리적 지원 경험 자체를 중심으로 한 이론화는 공백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복합 현상은 정량 지표만으로 포착되기 어렵다. 해석 현상학적 분석(Interpretative Phenomenological Analysis, IPA)은 참여자가 부여하는 의미를 현상학적 기술과 해석학적 독해를 통해 맥락적 ․ 정서적 층위까지 조망하는 방법으로 [31-34], 팬데믹 이후 변화된 조직 ․ 업무 풍경 속 관리적 지원의 유형, 인지 ․ 평가 ․ 내면화 과정, 수행 ․ 정체성 ․ 건강 파급을 설명하는 데 적합하다[31,33,34]. 본 연구는 해석현상학적 분석으로 감염관리간호사가 감염예방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체감한 관리적 지원의 본질과 의미를 기술 ․ 해석적으로 규명하고 [31-34], 조직문화 속 지원의 경험과 의미화, 그 의미화가 수행 ․ 정체성 ․ 건강으로 이어지는 경로, 제도 ․ 관리 차원의 개선 지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나아가 조직문화 개선과 관리자 역량 강화, 정책 실행가능성 제고를 위한 맥락-민감적 권고를 제시하여 현장 적합성을 높이고, 팀 효과성 ․ 리더십에 대한 질적 근거를 보완하고자 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감염관리간호사가 감염예방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관리적 지원의 의미와 본질을 심층적으로 규명하는 것이다. 특히 관리자 지원, 자원과 제도, 조직문화와 다직종 협력, 그리고 정서와 전문정체성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감염예방 실천과 전문직 삶의 질을 형성하는지를 해석 현상학적 분석을 통해 탐색하고자 한다.
연 구 방 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감염관리간호사가 감염 예방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관리적 지원의 본질과 의미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자 반구조화 심층면담으로 자료를 수집한 후 해석현상학적 분석을 적용한 질적연구이다. 이에 감염관리 피로, 수행, 정체성, 건강으로 이어지는 관리적 지원 경험의 의미와 본질을 탐색하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해석현상학적 분석방법을 사용하였다.
2. 연구자의 준비
본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대학원 수준의 질적연구방법론과 해석현상학적 분석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관련 학회 워크숍과 세미나를 통해 심층면담 기법과 질적 자료 해석 실무를 연마하였다. 연구책임자와 일부 공동연구자는 간호 ․ 보건 분야에서 질적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어 면담 설계, 현장 적용, 초기 코딩과 주제화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연구자 중 한 명은 대학원생으로 방법론 과목을 수강하였으나 연구참여 경험이 많지 않아, 본 연구에 앞서 파일럿 면담, 전사본 주석 달기, 해석적 메모 작성 등의 보완 훈련을 시행하였고 전 과정에서 선임 연구자의 지도와 피드백을 받았다.
3.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참여자 선정기준은 의료기관에서 감염관리간호사로 3년 이상 근무하고, COVID-19 팬데믹을 포함한 감염병 대응 상황에서 감염 예방 활동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성인으로 하였다. 또한 연구목적과 절차를 충분히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동의하며, 심층 면담에 성실히 참여하여 관리자 또는 조직 차원의 지원 혹은 부재에 관한 구체적 경험을 언어화할 수 있고 면담이 가능한 건강 상태를 갖춘 자로 한정하였다.
연구참여자는 총 6명으로, 목적적 표본추출과 눈덩이 표집을 병행하여 모집하였다. 전문 학회와 연구자 네트워크를 통해 안내문을 배포하고, 사전에 제시한 포함 ․ 제외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한 뒤 참여를 확정하였다. 자료수집은 면담 진술에서 새로운 의미가 더 이상 도출되지 않는 포화 시점까지 진행하였으며, 다섯 번째 면담 이후 유사 진술이 반복되어 여섯 번째 면담으로 포화 여부를 확인하였다. 질적연구에서 참여자 수는 연구 목적 달성에 필요한 자료의 적절성과 충분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원칙을 적용하였다[35].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6명 모두 여성으로 석사 학위를 보유하였고, 감염관리전문간호사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총 간호사 경력의 평균은 약 20년 5개월이었으며, 감염관리 실무 경력의 평균은 약 10년 5개월이었다. 병원 유형은 상급종합병원 1명, 종합병원 5명이었다. 병원 규모는 500병상 미만 2명, 500병상 이상 4명이었다. 직위는 감염관리간호사 3명, 팀장 2명, 파트장 1명이었다(Table 1).
4. 자료수집
자료수집기간은 2025년 8월 20일부터 9월 3일까지였다. 연구자는 참여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여 반구조화된 1:1 심층 면담을 진행하였으며, 모든 참여자는 2회 면담에 참여하였다. 2회의 면담을 통해 주요 경험이 충분히 탐색되었고 자료가 포화 상태에 도달하여, 추가 면담은 실시하지 않았다. 해석현상학적 분석에서는 참여자의 개별적이고 고유한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기 위해 개별 심층면담을 가장 유연한 접근으로 권장하며, 민감한 주제에 대해 표현을 조정하고 사적 공간과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합하다[34]. 면담은 참여자의 편의를 고려해 대학교 내 연구실 면담실, 병원 외부 회의실, 조용한 카페 등 중립적이고 조용한 장소에서 대면으로 실시하였다.
1회기 면담 시간은 약 60분, 2회기 면담 시간은 약 50-60분이었다. 면담 전 ․ 중 ․ 후에는 현장 메모를 작성하여 비언어적 표현과 맥락, 연구자의 성찰을 기록하였다.
면담은 개방형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주된 질문과 보조 질문으로 구분하여 참여자의 경험을 다각적으로 탐색하였다. 주된 질문은 감염예방 활동 수행 맥락에서 관리적 지원의 본질적 경험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구체적으로는 “감염예방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관리자로부터 어떤 지원을 경험하셨습니까?”라는 질문을 통해 지원 경험의 전반적 양상을 탐색하였고, “지원이 충분하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습니까?”와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습니까?”를 통해 지원의 질적 차이를 확인하였다. 또한 “그 경험이 업무 수행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습니까?”라는 질문으로 관리적 지원이 실제 실천에 미친 영향을 탐구하였으며, “조직문화가 감염 예방 실천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느끼십니까?”를 통해 조직 차원의 맥락을 드러내도록 하였다.
보조 질문은 주된 질문에서 드러난 내용을 구체화하고 심화하는 데 사용되었다. 예를 들어 “감염관리 피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 관리적 조치는 무엇이었습니까?”라는 질문은 관리적 지원의 효과적 요소를 도출하기 위해 활용되었고, “앞으로 필요한 관리자 지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은 참여자의 요구와 제언을 확인하기 위해 제시되었다. 2회차 면담에서는 1회차에서 도출된 핵심 장면과 의미를 재확인하고, 모호하거나 미진한 진술은 보조 질문을 통해 구체적 사례를 재구성함으로써 자료의 심층성과 포화도를 확보하였다.
모든 면담은 디지털 녹음으로 기록하여 원문 그대로 전사하였고, 전사본에는 말의 흐름, 침묵, 강조, 정서 반응 등 맥락 단서를 반영하였다. 전사 자료는 식별 정보를 제거해 비식별화하였으며, 암호화된 저장장치에 보관하였다. 또한 자료수집과 분석은 단선적 ․ 순차적으로 분리된 과정이 아니라 상호작용적이고 순환적인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면담과 동시에 초기 분석과 기술을 병행하여 잠정적 주제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후속 면담에서 심층적 탐색과 보완이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5. 윤리적 고려
연구 수행 전, 강원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KWNUIRB- 2025-08-015)에서 연구 진행의 승인을 받았다. 자료수집에 앞서 연구담당자 4명이 각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 절차와 방법, 참여기간, 면담 시 녹음 여부와 방식, 개인정보 보호 조치, 자발적 참여 원칙, 동의 철회 방법 등을 5-10분간 구두로 충분히 설명하였다. 설명문은 참여자가 직접 읽거나, 요청 시 연구담당 자가 읽어 주었으며, 모든 내용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연구참여 의사를 표명한 경우에 한해 서면 동의를 받은 뒤 심층면담을 진행하였다. 참여 여부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임을 명확히 하였고, 참여하지 않더라도 어떠한 불이익도 발생하지 않음을 사전에 고지하였다.
면담 과정에서는 참여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보장하였다. 모든 면담은 사전 동의를 받은 후에만 녹음하였으며, 참여자가 원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녹음을 중단할 수 있음을 안내하였다. 또한 면담 종료 이후에도 자신의 진술이 연구자료로 활용되는 것을 거부할 권리가 있음을 알렸으며, 연구 진행 과정에서 언제든 참여를 철회하고 동의를 취소할 수 있음을 고지하였다. 동의가 철회될 경우 이미 수집된 자료는 즉시 폐기됨을 명확히 설명하였다.
개인정보 보호와 비밀보장을 위해 모든 자료는 비식별화하여 관리하였다. 이름 등 직접식별정보는 수집하지 않고, 각 참여자에게 사례번호를 부여하여 전사본과 분석파일에 적용하였다. 녹음파일, 전사자료, 메모 등은 비밀번호가 설정된 개인용 컴퓨터에 저장하고 접근 권한을 제한하였으며, 제3자에게 공개되지 않도록 관리하였다. 수집된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을 준수하여 처리하였고, 연구가 종료되는 즉시 영구 삭제한다는 점을 사전에 고지하였다. 연구참여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소정의 온라인 상품권을 제공하였다.
6. 자료분석
모든 면담 녹취는 연구자가 원문 그대로 직접 전사하고, 반복적 청취와 정독을 통해 자료에 침잠하는 과정을 거쳤다. 자료분석은 해석현상학적 분석의 절차를 준용하여 단계적으로 수행하였다[34]. 현상학적 관점에서 해석현상학적 분석은 참여자가 ‘어떻게 그 현상을 살아내고 인식했는가’를 기술하고, 해석학적 관점에서는 연구자가 그 진술에 내재한 의미를 해석함으로써 참여자의 세계와 연구자의 해석이 상호작용하는 이 중 해석 과정을 포함한다. 또한 개별사례성의 원칙은 참여자의 고유한 맥락과 경험의 세밀함을 중시하며, 사례 간 비교보다는 각 개인의 경험이 지닌 독특한 의미 구조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둔다. 따라서 본 연구의 분석은 참여자의 경험적 언어를 통해 감염관리 실천에서 관리적 지원이 어떻게 인식되고 구성되는지를 탐색하고, 연구자의 해석적 성찰을 통해 그 내면적 의미와 구조를 밝히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첫째, 전사본을 줄 단위로 세밀하게 읽으면서 참여자의 어휘 선택, 억양, 맥락적 단서를 확인하고 초기 메모를 작성하였다. 둘째, 초기 메모는 발화 내용의 사실적 기술, 표현 양식과 어휘 선택을 검토하는 언어적 관찰, 발화에 내재한 의미와 전제를 추론하는 개념적 해석의 세 범주로 체계화하였다. 셋째, 이러한 메모를 토대로 참여자가 전달하고자 한 본질적 의미를 응축한 주제진술을 도출하고, 관련 발화들을 묶어 의미 단위를 구성하였다.
넷째, 각 사례 안에서 주제진술들 간의 연결성과 위계, 긴장을 탐색하여 개인 경험 주제를 명명하였다. 이때 참여자 고유의 시간적 ․ 관계적 맥락을 유지하는 개별사례성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였다. 다섯째, 모든 사례의 분석을 마친 후 사례 간 비교를 통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과 변이를 대조하여 집단 경험 주제를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감염 예방 활동 수행 과정에서 나타난 관리적 지원 경험의 핵심 주제와 하위 주제를 체계화하였다. 마지막으로, 분석 결과는 상위 주제, 하위 주제, 주제진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참여자 직접 인용문을 병치하여 제시하고, 각 주제 아래 연구자의 해석을 덧붙여 의미 구조를 명료화하였다. 전체 과정은 사례 내 분석을 선행하고 사례 간 통합을 후행하는 순환적 ․ 귀납적 절차로 진행되었다.
7. 연구의 엄격성
본 연구는 Lincoln과 Guba [36]가 제시한 네 가지 기준에 따라 엄밀성을 확보하였다. 첫째, 신뢰성은 모든 참여자와 대면으로 두 차례 면담을 실시하여 충분한 상호작용 시간을 확보하고, 개방형 및 추적 질문으로 핵심 장면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높였다. 모든 녹취는 연구자가 원문 그대로 전사하였고, 전사본 ․ 현장메모 ․ 해석메모를 반복 대조하여 의미의 일관성을 점검하였다. 둘째 면담에서는 첫 면담의 핵심 내용과 초기 해석을 참여자에게 확인받는 절차를 거쳐 해석의 타당성을 보완하였다. 둘째, 전이가능성은 연구 맥락과 절차, 참여자 선정 기준과 일반적 특성, 자료수집 환경을 명확히 기술하고, 본문과 표에 충분한 직접 인용을 제시하여 독자가 유사한 환경에 적용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의존성은 표집에서 분석에 이르는 전 과정을 결정 기록과 감사추적 문서로 체계화하여 유지하였다. 코딩과 주제화의 버전 이력을 관리하고, 일정 간격의 재코딩과 연구팀 교차검토를 통해 절차의 일관성과 재현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넷째, 확인가능성은 연구자의 위치성과 선이해를 사전에 기록하고, 전 과정에서 반성적 저널을 활용하여 편견 개입을 최소화함으로써 확보하였다. 대안적 해석을 병기하고, 동료 검토를 통해 해석의 근거와 원자료 사이의 대응 관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였다. 결과 보고에서는 상위 주제, 하위 주제, 주제진술과 직접 인용을 함께 제시하여 자료와 해석의 연결을 명확히 드러냈다. 아울러 해석현상학적 분석의 특성에 맞추어 사례 내 심층 분석을 우선하고 이후 사례 간 통합을 진행함으로써, 감염관리간호사의 감염예방활동에 대한 관리적 지원경험을 맥락에 충실하게 재구성하고 결과의 타당성과 투명성을 강화하였다.
연 구 결 과
본 연구결과 최종 6개의 상위 주제, 12개의 하위 주제가 도출되었다. 도출된 상위 주제는 ‘감염예방 실천의 현실과 도전’, ‘관리자 지원의 의미와 경험’, ‘자원과 제도의 작동 방식’, ‘조직 문화와 다직종 협업의 장벽’, ‘감정과 정체성의 흔들림’, ‘회복과 변화의 조건’이었다(Table 2).
1. 감염예방 실천의 현실과 도전
감염관리간호사들은 일상 업무부터 팬데믹 대응까지 감염 예방 활동의 거친 현실과 마주하고 있었다. 특히 예기치 않은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는 업무량과 긴장이 극도로 높아져 육체적 ․ 정신적으로 한계 상황을 겪었다. 평소에도 즉각적인 성과를 보기 어려운 예방 활동의 특성상, 작은 변화에 의지해 장기적인 관점으로 버텨내야 했다.
1) 팬데믹 대응에서 마주한 극한의 어려움
팬데믹 국면에서 참여자들은 예측 불가능성과 종결 불확실성이 결합된 상황에서 고책임 ․ 고복잡 과업이 연쇄되는 총체적 과부하를 경험하였다. 코호트 격리와 대규모 노출자 관리 등 즉시적 판단을 요하는 업무는 인지적 ․ 신체적 부하를 동시에 누적시켜 감염관리 피로와 소진의 전구 양상을 형성하였다. 실패의 파급효과에 대한 지속적 인식은 도덕적 고통을 증폭시켜 통제감의 상실과 시간이 끝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축소된 상태로 경험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에 국한되지 않고, 평상시에도 인력 부족, 지침 준수에 대한 저항, 반복적 행정 업무 등 구조적 부담 속에서 상시적으로 재현되었다.
그때는 머리도 써야 되고 몸도 써야 되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끝이 보이지 않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태로 괴로운 시간을 계속 보내야 된다는 게 너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참여자 5)
코로나 때 노출자들로 인한 전파를 막으려고 환자들을 코호트 격리하고 검사하면서 대응했던 그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기억에도 많이 남고요.(참여자 3)
사실 평소에도 업무가 줄어들지는 않아요. 교육도 해야 하고, 직원들 지침 준수 확인도 해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늘 일이 밀려 있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끝없이 이어집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그런 부분이 늘 힘들었어요.(참여자 2)
2) 더딘 성과와 작은 보람
감염예방 실천은 효과가 지연되어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며, 성과 인식은 미세한 행동 변화의 축적을 통해 형성되었다. 참여자들은 교육, 현장 모니터링, 재확인의 반복 과정을 통해 개입의 효과를 경험적으로 확인하였고, 이를 통해 점차 자기효능감과 전문직 정체성이 강화되었다. 또한 국내 지침의 미비로 인해 국외 근거 탐색이나 환경배양 등을 수행하며 실무를 보완한 경험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작은 성취들은 비록 제한적이었으나 실천의 의미를 부여받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보람은 솔직히 감염 예방 활동을 해도 눈에 확 드러나는 결과가 짧은 시간에 나타나진 않아요. 이건 좀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데… 처음에 신규 간호사들 교육하고 현장 모니터링을 하면, 처음엔 잘 몰랐던 사람들이 나중에 제가 하라고 했던 걸 실천해주고 변화된 모습을 보이면 '교육 효과가 있구나' 하고 보람을 느껴요. 그래도 아직까지 눈에 띄게 드라마틱한 성과가 있는 건 아니죠.(참여자 4)
국내 지침이 없는 부분들은 국외 지침을 찾아가며 개선 활동을 했고, 환경 배양도 했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보람은 있었던 것 같고… 현장과 소통하면서 감염관리를 해서 결국 개선된 부분들이 생기면 그게 보람이 되더라고요. (참여자 1)
2. 관리자 지원의 의미와 경험
현장에서 감염예방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관리자의 지원은 문제 해결의 열쇠이자 심리적 버팀목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일부 간호사들은 관리자의 적극적 중재와 격려를 통해 갈등 상황을 해결하고 힘을 얻었으며, 반면에 체감되지 않는 지원의 부재를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관리자 지원의 유무는 이들의 경험 세계에서 매우 크게 다가왔다.
1) 갈등을 풀어준 관리자의 중재와 조력
관리자의 권위 기반 중재가 현장의 갈등을 제도적 의사결정의 차원으로 승격시켜 조정 비용과 지연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실천을 가능케 함을 보여준다. 상급 관리자의 직접 개입과 신속한 결재는 감염관리 지침을 개인 간 요구가 아니라 조직의 공식 명령으로 재구성하여, 직종 간 힘의 비대칭과 저항을 완화하고 실행 순응도를 높인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단순한 행정적 개입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과 같은 조력으로 해석하였다. 이는 자신의 발화가 조직의 언어로 번역되고, 개인의 호소가 제도적 결정을 통해 권위를 획득하는 경험으로 이해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인지된 조직지원과 심리적 안전감의 증대로 연결되며, 갈등을 학습과 개선의 계기로 전환하는 매개적 의미를 부여한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 관리자 입장에서 제 상사 선생님이 대신 소통해서 해결하는 데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그럴 때 '아, 이렇게 지원을 받는구나' 하고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참여자 1)
유행 관련 회의나 여러 활동을 할 때 항상 병원장님이 참석해서 결정이 필요한 부분을 신속하게 결정해주시거든요. 병원장님이 직접 의사결정에 관여하시니까, 다른 지원이 필요할 경우에도 다른 부서에서 빨리빨리 해결해줘요. 저는 그런 부분에서 지원을 잘 받았다고 느꼈습니다.(참여자 6)
2) 체감하지 못한 전폭적 지원의 부재
상징적 인정과 도구적 지원의 비대칭이 지원 부재로 체감된다. 참여자들은 격려나 감사는 경험하지만, 예산 배정 ․ 인력 충원 ․ 장비 확보 등 실행을 가능케 하는 자원이 결핍될 때 이를 실질적 지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예방 활동의 지연 가시성 탓에 조직 의사결정이 단기 비용 논리에 수렴하고, 위기 시 일시적 파견과 부분 보완만 반복되며 지속 가능한 역량 축적은 지연된다. 이러한 경험은 참여자들에게 ‘비어 있는 손’으로 상징되었으며, 이는 낮은 인지된 조직지원으로 해석되어 역할 정당성 약화, 효능감 저하, 소진 심화로 이어졌다. 간호사들에게 관리적 지원은 칭찬과 격려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자원 흐름과 신속한 의사결정으로具체化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솔직히 감염관리실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지원은 없죠. 다 돈이 들어가는 일이니까… 함께 일하는 선임이나 팀장님이 '고생했다'고 격려해주는 건 있지만, 물질적 보상이나 지원은 거의 없다고 봐요.(참여자 4)
코로나 같은 대형 아웃브레이크 때는 지원이 좀 부족했어요. 헬퍼 몇 명 보내준 정도로는 역부족이었고, 감염관리실 인력을 제대로 충원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때 인력적으로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참여자 3)
3. 자원과 제도의 작동 방식
감염예방 활동의 현장은 병원의 인력 ․ 예산 ․ 장비 자원이 어떻게 뒷받침되는지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조직 규모와 성격에 따라 자원의 풍족함을 누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많은 경우 공공 의료의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필요한 장비나 인력이 부족한 상태로 운영되었다. 한편, 감염관리간호사의 전문성 개발을 위한 교육과 제도적 지원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었으나, 대체로 필요한 교육 참석 기회는 보장하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1) 인력 ․ 예산 ․ 장비 지원의 현주소와 한계
동일한 감염관리 과업이라도 자원 배분의 맥락에 따라 경험의 질이 뚜렷이 달라진다. 충분한 인력과 예산, 장비가 확보된 환경에서는 실천이 방해받지 않고 진행되며, 참여자는 이를 안정적 지원과 조직의 의지로 의미화한다. 반대로 예산 제약으로 핵심 장비가 부재한 환경에서는 감염관리의 효과를 수치화하고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이 약화되어, 개선 활동의 설득력과 내부 환류 체계가 동시에 손상된다. 이는 예방 성과의 지연 가시성이라는 구조적 특성과 맞물려 자원 배분에서의 후순위를 고착화하고, 현장에서는 증거 부족 상태를 전제로 한 방어적 실천을 낳는다. 해석현상학적 관점에서 참여자들은 자원의 유무를 단순한 물적 조건이 아니라 표준을 실행하고 근거를 산출할 수 있는 권한과 통제감의 지표로 해석한다. 결국 관리적 지원은 칭찬이나 선언보다 측정과 피드백이 가능하도록 자원을 제때 배치하는 재정과 조직 운영의 문제로 수렴된다.
저희는 인력도 예산도 부족함은 없었어요. 장비도 다 마련돼 있고… 제가 길게 근무한 건 아니지만, 활동하는 데 지원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아직 없었습니다.(참여자 1)
예산이 없다 보니 ATP (Adenosine Triphosphate) 측정기(표면의 청결도를 아데노신 삼인산의 생물발광 반응으로 수치화하는 장비) 같은 필요한 장비도 못 샀어요. 환경관리 상태를 수치로 확인해서 증명하고 싶은데, 장비가 없으니 제대로 되는지 확인하는 데 제약이 있죠.(참여자 4)
2) 전문성 개발과 교육 지원 경험
전문성 개발에 관한 경험은 두 가지 차원의 지원으로 구분된다. 첫째, 교육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근무 조정을 통해 참여를 보장하는 적극적 지원은 학습 기회를 우연이 아닌 조직 설계의 결과로 의미화하며, 이는 전문성 성장을 조직 목표와 자연스럽게 맞물리고, 심리적 안전감과 자기효능감을 강화한다. 둘째, 예산과 시간에서의 비제약과 출장 협조처럼 방해를 제거하는 소극적 지원은 참여의 문턱을 낮추지만, 체계적 경력 개발 체계나 명시적 보상과 연결되지 않을 때 개인의 자발성에 의존하는 수준에 머문다. 해석현상학적 관점에서 참여자들은 교육 지원을 단순한 기회 제공이 아니라 지식 전이를 가능하게 하는 시간적 여유, 대체 인력 배치, 사후 적용을 인정하는 평가 구조의 존재로 해석한다. 전략적 교육 기회 설계와 근무 배려는 전문 정체성의 공적 승인으로 받아들여지고, 단순 허용은 비가시적 노동 위에서 성사되는 개인적 노력으로 체험된다. 결과적으로 교육 지원의 질은 학습의 지속성과 현장 적용 가능성, 나아가 업무 주도성의 형성과 직결된다.
제가 감염관리실에 온 이후, 병원에서 학회나 세미나 같은 교육 기회가 있을 때마다 먼저 참여해보겠냐고 물어봐주셨어요. 제 업무와 관련 있다 싶으면 이거 들어보면 어떠냐 찾아서 알려주시고, 제가 참석한다고 하면 근무도 빼주셨죠. 파견 신분임에도 교육은 오히려 많이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참여자 1)
제도적 지원은 따로 없지만, 제가 필요한 교육을 가겠다고 하면 예산이나 시간 면에서 제약은 없었어요. 출장 처리 등도 협조해주셨고, 병원에서 왜 그 교육을 가느냐 이런 말은 들은 적 없거든요.(참여자 4)
4. 조직문화와 다직종 협업의 장벽
감염관리간호사들은 업무 수행 중 조직 문화적인 장벽과 다직종 간 협업의 어려움을 날마다 실감하고 있었다. 감염예방을 위해 타 부서에 개선을 제안할 때 종종 반발과 방어적 태도를 마주했으며, 특히 의사 등 다른 전문직군과의 의사소통 단절이 큰 걸림돌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화적 장벽 속에서 감염관리간호사들은 최대한 부드럽게 다가가기 위한 전략을 몸에 익히게 되었다.
1) 감염관리 지침에 대한 현장의 반발
현장의 반발은 감염관리 지침이 협업 제안이 아니라 업무 간섭과 통제로 해석될 때 증폭된다. 부서마다 우선순위와 성과 지표가 다르기 때문에, 지침 준수는 시간 ․ 자원 ․ 자율성의 손실로 인지되기 쉽다(예: 격리로 인한 진료 차질). 그 결과 감염관리간호사의 요청은 “조언”이 아니라 “지적”과 “검열”로 들리고, 전문 자율성을 중시하는 직종 정체성과 충돌하면서 방어적 태도나 언어적 공격으로 표출된다.
해석현상학적 관점에서 이는 감염관리간호사가 조직 내 경계에 위치하며 조정 부담을 떠안는 의미구조를 보여준다. 지침의 과학적 타당성만으로 수용이 보장되지 않으며, 공식 의사결정 라인과 책임 구조를 통한 권위 부여, 환자안전 지표와의 성과 정렬, 상호존중 규범과 심리적 안전의 보장이 함께 필요하다. 다시 말해, 지침을 개인의 요구가 아닌 조직의 공동 과제로 재구성하고, 부서 목표와 연동된 공동책임을 설계할 때 반발은 협상 가능한 긴장으로 전환된다.
다른 부서장님들은 자기 부서가 우선이다 보니, 감염관리는 그분들이 해야 할 업무 중 한 7~8%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저희가 가서 ‘이건 이렇게 하면 좋겠습니다, 저건 이렇게 합시다’ 계속 얘기하면, 부서장 입장에 선 협업이라기보다 누가 자꾸 지적한다고 느끼실 수도 있잖아요.(참여자 1)
(격리를 요구했을 때) 진료과 교수님이 전화로 쌍욕을 하신 순간이 잊혀지지 않아요. 자기들 수술해야 할 의사를 격리시키려 하니 화가 나서 그랬던 건데… 정말 충격적이었죠. 그런 극단적인 경우까지 겪으니 현장에서 감염 관리 지침을 받아들이는게 쉽지 않다는 걸 절감했습니다.(참여자 3)
2) 원활한 협업을 가로막는 조직문화와 소통의 어려움
참여자들은 감염관리실이 구조적으로 타 부서 협조에 의존하는 위치에 놓여 있음을 인식하고, 관계적 자본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활용한다. “참고 또 참고, 항상 감사합니다”와 같은 언어 규범은 갈등을 예방하는 완충장치이지만, 동시에 불균형한 권력관계와 낮은 협상력을 내면화하게 만든다. 초기 순회가 “점검받는 느낌”으로 수용되는 장면은 감염관리 활동이 통제와 평가의 프레임으로 해석될 때 방어적 반응을 촉발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석현상학적 관점에서 이러한 경험은 협업의 실패가 의지 부족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산물임을 시사한다. 반복적 대면과 공동 문제해결 경험은 반발을 신뢰로 전환하는 점진적 경로를 제공하지만, 일부 직종의 보수적 규범과 낮은 심리적 안전은 여전히 변화의 속도를 제한한다. 결국 원활한 협업을 위해서는 개인의 관계 노력에 의존하기보다, 수평적 소통 절차, 역할 ․ 책임의 명료화, 상호 존중 규범의 제도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감염관리실은 매번 타 부서의 협조를 구해야 되는 부서라서, 다른 부서와 친분 관계를 잘 유지해야 돼요. 절대 싸우면 안 돼요. 무슨 일이 있어도 참고 또 참고, 항상 ‘감사 합니다’ 하면서 잘 부탁드린다고 해야 그나마 일이 됩니다.(참여자 2)
처음 부서 순회를 시작했을 땐 자신들이 점검받는다는 느낌 때문인지 거부감도 있었어요. 매달 꾸준히 찾아가 문제점을 함께 발견하고 해결하다 보니 인식이 서서히 바뀌었지만, 아직도 보수적인 일부 직종(예: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은 이런 문화를 어색해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나아지는 추세예요.(참여자 6)
5. 감정과 정체성의 흔들림
끊임없는 어려움 속에서 감염관리간호사들은 감정적인 좌절감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을 경험하기도 했다. 기대 만큼 일이 풀리지 않거나 타인의 지적을 받을 때 무력감과 자괴감을 느꼈고, 감염관리 전문인으로서 정체성이 불확실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다. 어떤 이는 사명감과 현실 사이에서 깊은 괴리감을 경험했으며, 어떤 이는 보람보다 숙명감으로 버티는 자신을 발견했다.
1) 좌절감과 자기 의심의 순간들
참여자들은 타인의 조언을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결핍으로 내면화하며 자기의심과 실망을 보고한다. 이는 역량에 대한 자기평가가 반복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통제감이 약화되는 과정으로 나타나, 성취보다는 부족감과 비교가 정서 경험을 지배하도록 만든다. 동시에 “운명”이라는 서술은 상황을 감내하려는 정서적 방어 기제로 해석되지만, 자부심 약화와 정서적 거리두기를 동반해 소진의 초기 징후를 강화한다. 해석현상학적 관점에서 이는 높은 수행 기준과 지연된 성과 가시성 속에서 평가 준거가 외부 시선에 과도하게 의존할 때 형성되는 의미구조로 읽힌다. 체계적 피드백 제공, 성과의 가시화, 정서적 지지와 같은 관리적 보호 요인이 확보될 때, 자기의심은 실패감이 아니라 학습의 신호로 재구성되고 좌절감은 성장을 향한 경로로 전환될 수 있다.
누군가 ‘이건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조언해줄 때, ‘왜 나는 그런 생각을 못했지?' 싶어서 많이 속상했어요. 나도 그렇게까지 생각해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거기까지 생각이 못 미친 내 자신이 조금 실망스러운 거죠.(참여자 1)
이젠 그냥 ‘이게 내가 해야 할 운명인가 보다' 하면서 일을 하고 있어요. 솔직히 자부심까지는 잘 모르겠고, 아직도 힘든 건 힘들죠.(참여자 4)
2) 흔들리는 전문직 정체성과 현실 감정
팬데믹이라는 극한 맥락에서 전문직 정체성이 자부심과 결핍감 사이를 오가는 양가적 상태임을 보여준다. 외부 활동 참여, 동료의 신뢰와 자문 요청 같은 사회적 인정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체감을 낳아 정체성의 기준점이 되지만, 경력 초기성이나 숙련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충분히 전문적이지 않다’는 자기평가를 불러온다. 성과가 쉽게 보이지 않는 업무 특성은 이러한 진동을 더 오래 지속시킨다.
정체성의 안정화는 개인의 의지에만 의존하기 어렵다. 역할 경계의 명료화, 정례적 피드백과 사례 검토, 멘토링, 공식적 인정 절차 등 조직적 장치가 함께 작동할 때, 인정은 일회성 경험이 아니라 지속적 학습의 경로로 전환된다. 그 결과 자부심과 자기의심의 진폭이 줄어들고, 실천의 일관성과 자기효능감이 강화된다.
코로나 때는 정말 많이 지치고, 제 일에 회의감이 들었어요. 그래도 제 일에 대한 자부심은 가지고 있으려고 해요. 앞뒤 모순되는 말 같지만…(외부 활동을 하면서) '아, 내가 감염관리간호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씩 자부심을 얻기도 했어요.(참여자 3)
감염관리 전문간호사 자격증을 땄지만 실제 일한 지는 얼마 안되었고, 아직까지는 제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부서에서 감염 관련해서 저를 믿고 물어봐주고 조언을 구할 때면 '아, 나를 필요로 하는구나' 생각이 들면서 조금 힘이 나지만… 아직은 스스로 '진짜 전문가'라고 느끼기엔 부족한 단계인 것 같아요.(참여자 1)
6. 회복과 변화의 조건
감염관리간호사들은 지속적이고 고강도의 도전 속에서도 회복과 변화를 가능케 하는 조건을 경험하였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관리자의 실질적 지원과 동료의 인정이 정서적 완충 역할을 하며 자기효능감과 직무 지속 의지를 강화하였다. 조직적 차원에서는 감염관리 문화를 정착시키고 제도적 기반을 확충하는 구조적 지원이 회복과 변화를 촉진하는 핵심 요소로 작동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감염관리 실천이 단순히 개인의 헌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적 지지와 제도적 뒷받침이 결합될 때 지속성과 보람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 지원과 인정이 준 회복의 힘
관리자의 지원과 조직의 인정이 문제 해결 과정을 견인하는 핵심 자원으로 작동했음을 보고한다. 구체적 조언, 경로 제시, 자원 연결과 같은 도구적 지원은 막막함을 수행 가능한 과제로 재구성하여 성공 경험을 축적하게 만들고, 이는 자기효능감 상승과 전문직 정체성의 강화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 지원은 통제감과 유능감 회복을 매개로 정서적 소진을 완충하는 회복 기제다.
아울러 포상과 공식적 인정은 감염예방 행동을 조직이 가치 있다고 공표하는 신호로 기능하여 동기를 유지 ․ 강화한다. “말로만”의 요구가 아니라 시간 ․ 인력 ․ 예산의 배치와 평가 ․ 보상 의 정렬이 뒤따를 때, 개인의 헌신은 지속 가능한 실천으로 전환된다. 요컨대 예측 가능한 도구적 지원과 일관된 인정 체계가 결합될 때 회복 탄력성이 높아지고, 감염관리 실천은 일시적 대응이 아니라 안정적 조직역량으로 정착된다.
혼자 막 해보려고 하면 잘 안 되는 제가 어려울 때마다 방향을 알려주고 돌파구를 찾게 해주는 지원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 도움 덕분에 결국 문제를 해결해서 무언가를 성취해내는 경험을 했고, 감염관리간호사로서 조금씩 정체성과 자부심도 찾아가게 되었죠. 자신감도 얻을 수 있었고요.(참여자 1)
그런 지원이 있어야 감염관리를 할 수 있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거잖아요. 가서 말로만 하라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어떤 포상도 줘야 사람들이 좋아하면서 더 할 수 있는 거고… 필요한게 있으면 최대한 지원을 해줘야 그게 감염 관리를 할 수 있는 기본 요건이 되는 거거든요.(참여자 2)
2) 조직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조건
감염예방 역량이 개인의 헌신에 의존할 때의 취약성과, 조직 차원의 제도화가 이루어질 때의 안정성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참여자들은 유행 시 병원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대응 체계, 최고경영진의 명시적 리더십, 신속한 의사결정 권한의 배분이 부재할 경우 현장이 분절되고 지원이 지연됨을 경험했다. 최소 인력 기준의 충족만으로는 변동성이 큰 유행에 대응하기 어렵기에, 예비 인력과 전용 예산 같은 완충 자원, 사전 승인된 대응 시나리오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이는 지원을 이벤트 중심이 아니라 시스템 기반으로 전환하라는 의미화이다.
동시에 참여자들은 메르스 이후의 법제화, 위원회 활성화, 반복 유행을 통한 학습이 조직의 인식을 개선하고 지원을 구조화해 왔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경험은 감염관리 위원회와 전담 조직, 사전 정의된 절차, 부서 간 역할 ․ 책임의 명료화, 사후 평가와 환류가 결합될 때 지원이 일회성 조치에서 지속 가능한 조직 역량으로 전환됨을 시사한다. 해석현상학적 관점에서 볼 때, 리더십의 공식 신호와 제도적 장치, 그리고 자원의 예측 가능성이 확보될 때 감염관리간호사의 역할은 개인의 부탁에서 조직의 책무로 재구성되고, 이는 심리적 안전과 수행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강화한다.
유행성 감염병 대응 시에는 병원 차원의 종합 대응 체계를 만들어서 전체적인 지원과 결정을 해줘야 하는데, 저희는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쉬웠어요. 이제는 병원 경영진이 리더십을 발휘해서 이러한 체계를 갖추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고, 감염관리실 인력도 최소 기준에 맞춰 딱 맞게만 두지 말고 여유 있게 운영하도록 예비 인력을 확보해 주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참여자 6)
인플루엔자 유행을 거치면서 조직의 인식이 많이 좋아졌고,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관리실 설치가 법제화되면서 지원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병원에서도 감염 예방 활동의 중요성을 알고 위원회도 활성화 되는 등,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진 환경이 되었습니다.(참여자 2)
논 의
본 연구는 감염관리간호사가 감염예방 업무 중 체감하는 관리적 지원의 의미와 영향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였다. COVID-19 이후 많은 연구가 감염관리 관련 피로, 스트레스, 소진의 양상을 양적으로 규명하였으나[5,6], 관리적 지원에 대한 현장 맥락의 질적 이해는 부족하였다[3,4]. 해석현상학적 접근을 통해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본 연구는 감염관리간호사의 경험 세계에서 관리자 지원이 실무 수행과 전문직 정체성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여섯 가지 상위주제로 제시하였다. 도출된 주제들은 감염예방 실천의 현실과 도전, 관리자 지원의 의미와 경험, 자원과 제도의 작동, 조직문화와 다직종 협업의 장벽, 감정과 정체성의 흔들림, 회복과 변화의 조건으로 구성되었다.
먼저, 감염예방 실천의 현실과 도전 측면에서 감염관리간호사들은 평상시에도 지속적인 업무 부담과 성과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팬데믹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업무량 폭증과 긴장이 겹쳐 신체적 ․ 정신적 한계에 직면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대응으로 도덕적 고통을 경험하였다[3]. 이러한 과부하는 감염관리 피로와 소진을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며 [9], 국내 연구에서도 감염관리 담당 간호사의 번아웃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6]. 아울러 감염예방의 효과는 단기간에 가시화 되기 어려워 작은 개선을 확인하며 장기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러한 “드라마틱한 성과 부재”는 간호사들에게 무력감을 유발하기도 한다[8]. 그러나 본 연구는 팬데믹 이후의 맥락에서 감염관리전문간호사가 직면하는 도전을 보다 정교하고 다차원적으로 분석한다. 기존 다수의 연구가 급성 유행기 동안의 과중한 업무 폭증 상황에 주로 주목해 온 반면[1,3], 본 연구는 위기 시점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지속되는 구조적 ․ 조직적 난관까지 포착하였다. 참여자들은 감염병 유행기에 경험한 업무 과부하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인력 부족, 감염예방 지침 준수에 대한 저항 등 만성적 좌절을 함께 언급하였다. 이는 감염예방 실천이 비위기 상황에서도 끊임없는 균형 조정의 과정을 요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석현상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경험은 감염예방 실천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자원의 재배치와 신속한 의사결정과 같은 관리적 완충장치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해석은 조직문화가 간호사의 표준주의 실천을 매개한다는 실증적 연구[15], COVID-19 상황에서 간호사들이 조직적 ․ 전문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질적연구[26], 그리고 간호 관리자들의 경험을 통해 자원 배분과 신속한 의사결정의 중요성이 확인된 연구[28] 와도 일관된 결과를 보인다. 나아가 본 연구는 이러한 외적 도전이 감염관리전문간호사 개인의 정서적 ․ 존재적 차원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함으로써, 과업 중심적 보고에 머물렀던 선행 논의에 정서적 맥락을 보완하였다.
다음으로, 관리자 지원의 의미와 경험에서는 관리자가 갈등 해결과 심리적 지지의 열쇠임이 드러났다. 상급 관리자가 현장 문제에 직접 개입해 신속히 결정해줄 때 업무 추진력이 높아지고 간호사는 자신의 역할에 힘이 실린다고 느꼈다. 이는 관리자 지원이 간호사의 심리적 안전감과 조직몰입을 증진시킨다는 보고와 맥락을 같이한다[27]. 반대로 지원이 형식적 수준에 그치거나 부재할 경우 간호사들은 고립감과 좌절감을 느꼈고, 이는 번아웃과 이직의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10,26]. 감염관리간호사가 경험하는 관리자 지원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구체화한 데 있다. 선행연구가 자원 ․ 인정 ․ 후방지원의 효과를 양적으로 입증했다면[27], 본 연구는 경청, 피드백, 정책적 옹호와 같은 관계적 차원의 지원을 감염관리간호사의 언어로 드러냈다. 이는 지원을 단순한 제도적 ․ 예산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경험과 관계 속에서 작동하는 현상으로 재정의 함으로써 관리자 지원을 감염예방 실천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부각시킨다.
자원과 제도의 작동 방식 주제에서는 조직의 물적 ․ 인적 자원 공급과 제도적 지원이 감염예방 활동의 성패를 좌우함이 드러났다. 참여자들은 예산 배정, 인력 충원, 장비 확보 등 실행을 가능케 하는 자원이 부족할 때 관리자의 지원을 실감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는 위기 시 개인의 과부하를 줄이고 실천을 지속시키려면 보호구 확보, 인력 충원, 신속한 의사결정 등 체계적 지원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26]. 실제로 선행연구들도 관리자의 적극적인 자원 배분과 명확한 정책이 감염예방 준수를 향상시키고, 리더십 부재와 모호한 지침은 간호사의 무력감과 소진을 초래한다고 지적한다[15,28]. 이는 감염예방의 성패가 단순히 개인의 헌신이나 전문성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 조직적 기반의 안정성에 의해 구조적으로 결정됨을 시사한다.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인력난, 행정적 지연, 교육의 부재로 인해 실천이 좌초되는 구체적 장면이 반복되었으며, 이는 자원의 단순한 “투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결국 감염예방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자원과 제도의 양적 확보를 넘어, 그것이 일관되고 신속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체계화하는 관리자의 전략적 역할이 필수적이다.
이어지는 조직문화와 다직종 협업의 장벽에서는 비협조적 조직 분위기와 직종 간 힘의 불균형이 감염예방 노력에 장애가 됨이 드러났다. 지원이 미흡한 환경에서는 감염관리간호사의 요청이 동료들에게 “잔소리”나 “검열”로 받아들여져 마찰을 빚기 쉬웠다. 조직문화가 지원적이기보다는 경직되고 규범이 모호할수록 갈등이 심화되며, 실제로 학습지향적 문화는 감염 예방 준수와 팀워크를 높이는 반면 형식주의적 문화는 피로와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연구결과와 일치한다[14,15]. 아울러 감염관리간호사의 역할갈등에 대한 질적연구에서도 타 전문직 과의 의사소통 단절과 갈등이 주요 배경으로 나타나[8], 협업 체계 부재가 이들의 직무만족과 성과를 저해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참여자들의 진술은 이러한 맥락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일부는 감염예방 권고가 회의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동료로부터 통제 혹은 검열로 인식되어 갈등을 유발했다고 보고하였다. 또 다른 참여자는 부서 간 소통 부재로 인해 동일한 지침이 중 복되거나 상충되어 현장에서 혼란을 초래했다고 설명하였다. 이 과정에서 감염관리간호사는 안전 규범을 준수하려는 전문적 책무와 동료 관계를 유지하려는 압력 사이에서 역할 갈등을 경험했으며, 감시자적 위치로 규정되는 낙인으로 인해 정서적 고립감을 체감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감염예방의 실질적 성패 제도적 장치의 유무를 넘어, 조직 내 상호작용과 문화적 맥락에 의해 크게 좌우됨을 시사한다.
한편, 감정과 정체성의 흔들림에서는 간호사들은 과중한 업무와 낮은 지원 속에서 정서적 소진에 빠지고 자신의 전문직 정체성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높은 스트레스와 감염관리 피로는 간호사의 정서적 고갈과 냉소를 유발하여 전문적 효능감 을 저하시킨다는 보고가 있으며[7,9], 본 연구참여자들 역시 “내가 조직에서 인정받는 전문인가”에 대한 회의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적절한 지원과 작은 성공 경험이 주어지면 자기효능감과 자부심을 회복하며 전문정체성이 강화되었다 [25,27]. 본 연구는 이러한 정서-정체성의 변동이 관리자 지지의 질, 현장 자원과 절차의 신뢰성, 팀 내 인정 경험의 결합에 따 라 완충되거나 증폭됨을 보여준다. 특히 경청 ․ 신속한 의사결정 ․ 정책적 옹호 ․ 멘토링으로 구성된 지원적 리더십은 위기뿐 아니라 평시에도 역할 명료화와 심리적 안전을 매개로 자기효능감 회복과 전문정체성의 재확인을 촉진하였다. 따라서 감염 예방 체계의 강화는 단순한 자원 배분을 넘어 정체성 지지를 내재화한 통합적 조직 개입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역할 기준을 명확히 정립하고, 정기적 피드백과 성과 인정을 제도화하며, 갈등 시 안전 우선 원칙에 따라 감염예방을 최우선으로 판단 ․ 집행하도록 하는 규칙과 절차, 책임 ․ 권한 배분, 신속 보고 ․ 개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회복과 변화의 조건에서는 관리자의 실질적 지원과 조직의 공식적 인정이 간호사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Moon과 Kang [6]은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번아웃이 낮다고 보고했고, Cha 와 Lee [37]는 감염관리간호사의 회복탄력성이 직무 스트레스를 낮추고 만족을 높인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해외 연구에서도 코로나19 위기 동안 간호사들에게 심리적 지원과 조직 차원의 인정을 제공하는 것이 회복탄력성 강화에 중요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38]. 본 연구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소명의식과 적응성, 그리고 “감염관리간호사만이 할 수 있는 일”에서 오는 자부심에서 비롯되었다. 이 효과를 조직의 일상으로 만들려면 면담 후 돌아보기와 피드백을 정기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상 데브리핑은 사건 이후 진행되는 사후 검토 과정으로서 팀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이며 지속적 학습 문화를 조성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39]. 또한 표준 운영 절차와 직종 간 합동훈련을 꾸준히 시행해 개인의 배움이 조직의 지식으로 쌓이게 해야 한다. 또한 감염관리 성과를 인사평가 ․ 보상 ․ 승진과 연계하고, 전담 업무시간과 최소 인력 기준을 보장해 현장의 실행 동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전담 예산과 명확한 책임 체계를 상시 유지해 평시와 위기 사이의 지원 빈틈을 줄이면 조직의 회복력과 대응 속도가 함께 높아질 것이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관리자 지원, 조직문화, 자원 배분, 간호사의 정서적 부담과 전문정체성이 임상 현장에서 상호작용하는 양상을 통합적으로 제시하였다. 해석현상학적 접근을 통해 양적연구가 주로 기술해 온 소진과 이직의 표면적 지표 뒤에 놓인 조직적 조건과 의미구성 과정을 구체화함으로써, 기존 근거의 공백을 실증적으로 보완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감염관리간호사 지원을 개인 역량 강화에 한정하지 않고, 안전지향적 조직 문화 조성, 명확한 거버넌스와 의사결정 절차, 인력 ․ 예산 ․ 장비의 안정적 공급을 포함하는 시스템 수준의 다층적 개입으로 설계해야 함을 시사한다. 아울러 팬데믹 이후의 보건의료 환경에서 관리자-간호사 간 신뢰와 상호존중에 기반한 협력 규범을 제도화하는 것이 감염예방 수행의 지속가능성과 조직 회복탄력성 제고에 핵심적임을 부각하였다. 나아가 본 연구의 결과는 감염관리간호사 지원을 위한 실천 지침과 리더십 교육, 병원 차원의 정책 수립에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조직 차원의 제도적 개입이 환자안전과 직무 만족 향상이라는 이중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연구적으로는 감염관리간호사 지원을 다학제적 시각에서 재검토하고, 다양한 보건 의료 환경으로 확장 적용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결 론 및 제 언
본 연구는 감염관리간호사가 감염예방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관리적 지원의 의미를 해석현상학적 방법으로 탐색하였다. 분석 결과, 감염예방 실천의 도전, 관리자 지원의 의미, 자원과 제도의 작동, 조직문화와 협업의 장벽, 정체성과 정서의 변동, 회복과 변화의 조건이라는 여섯 가지 상위 주제가 도출되었다. 이들은 감염관리간호사의 실천이 개인적 헌신에 국한되지 않고, 관리자 지원과 조직적 기반의 질에 의해 크게 좌우됨을 보여준다. 비록 소규모 사례를 기반으로 한 연구이지만, 심층적 탐구를 통해 드러난 경험의 맥락과 의미는 감염관리 현장의 실제를 이해하고 타 유사 상황에 전이 가능하게 하는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의료기관과 직군을 대상으로 조직문화와 리더십 행동이 감염관리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포커스 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FGI)를 활용한 질적연구를 통해 다직종 간 관점을 비교 ․ 통합하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정책적으로는 병원 차원에서 감염관리 전문인력 확충과 물적 자원 지원을 제도화하고, 관리자 리더십 교육 및 간호사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실무적으로는 감염관리 성과에 대한 공식적 인정과 보상을 제도화하여 간호사의 사기를 제고하고, 직종 간 원활한 소통 채널을 마련하여 협업 문화를 촉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