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의 구강 간호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구인두 내 균 집락화로 인해 폐렴 또는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Ventilator Associated Pneumonia, VAP)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1], 적절한 구강 간호가 이루어지면 폐렴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2]. 구강 내에 남아 있는 이물질이 치주나 기관지에 쌓여 폐렴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기도 폐쇄를 유발하는 위험 요소가 되기도 하므로[3], 구강 간호는 환자의 위생뿐만 아니라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져야 한다[4,5]. 특히 의식이 저하되어 있거나 연하곤란이 있는 환자는 스스로 구강 내 분비물을 삼키거나 배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6].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는 다양한 응급 상황으로 인해 의식이 저하되어 있거나, 기도 삽관 또는 산소 치료 등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7,8], 구강 간호의 필요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응급실 간호사는 심폐소생술이나 중증 외상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고 위생과 관련된 간호의 중요성 인식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9].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구강 간호의 필요성에 비해 위생 간호에 대한 응급실 간호사의 낮은 인식과 수행도를 고려하면[9], 응급실 환자가 구강 간호를 적절하게 제공받지 못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문제는 환자 안전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
간호사의 구강 간호 수행을 다룬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구강 간호에 대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간호사가 상대적으로 적고 구강 간호 관련 지침이나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간호사가 많다[10-12]. 하지만 구강 간호의 중요성에 대한 높은 인식에 비해 수행률은 상대적으로 낮았고[10], 구강 간호 수행 책임이 간호사가 아닌 다른 의료 제공자나 환자의 가족에게 있다고 인식하는 간호사도 많았다[11]. 간호사 개인의 관점만이 아니라 간호 단위 특성에 따라 구강 간호에 대한 우선순위 인식도 다르게 나타나는데, 일반 병동보다 중환자실에서 구강 간호를 더 중요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13]. 또한, 업무 환경 측면에서 볼 때 간호사의 과도한 업무량과 부족한 자원은 효과적인 구강 간호 수행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13]. 이처럼 구강 간호에 대한 간호사의 인식, 수행률, 교육 요구도 등이 서로 상반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과 조직 구조 및 업무 환경도 간호사의 구강 간호 수행에 관련이 있다는 점은 구강 간호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며, 반복적인 연구를 통해 구강 간호에 대한 인식과 수행을 모두 높이기 위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구강 간호에 대한 연구는 주로 중환자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수행되어 왔다[2,11,14,15]. 중환자실에 있는 대부분의 환자가 움직임이 제한되어 있고, 위생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요소가 간호사에 의해 제공되기 때문에 학문적 관심 또한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중환자실과 다르게 응급실은 환자의 체류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위생보다는 환자가 직면한 의학적 문제에 주로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기에, 중환자실을 대상으로 수행된 구강 간호 관련 연구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또한, 응급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고, 환자의 상태가 급변하는 경우도 잦은 응급실 환경에서 구강 간호 제공에 대한 응급실 간호사의 인식은 중환자실 간호사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응급실 간호사가 환자에게 구강 간호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고, 실제 구강 간호를 제공하면서 겪은 경험을 탐색해 보는 것은 환자 중심 간호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는 참여자들 간 상호작용을 통해 상황에 대한 행위의 동기와 느낌을 파악하고 다양한 관점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방법이다. 또한, 인터뷰 참여자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견해를 파악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일대일 인터뷰보다 더 풍부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16].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응급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통해 응급실 환경에서 구강 간호를 수행한 경험과 구강 간호에 대한 인식을 탐색하여 구강 간호 수행을 어렵게 만드는 개인의 인식이나 동기, 구조적 또는 환경적 장애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구강 간호의 중요성에 대한 응급실 간호사의 인식을 개선하고 더 적극적인 구강 간호 제공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응급실 간호사는 구강 간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는가? 둘째, 응급실 간호사가 구강 간호를 수행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인가? 셋째, 응급실에서 구강 간호를 더 활성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응급실 환자에게 구강 간호를 제공한 경험과 이에 대한 인식을 탐색하기 위해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이용한 질적연구이다.
2. 연구참여자
본 연구는 일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를 대상으로 하였다. 입사 초기 1년은 임상 환경에 익숙해지고 적응이 필요한 시기이므로[17], 응급실 근무 경력이 1년 이상인 간호사만을 대상으로 하였고, 직접 간호에 참여하지 않는 간호 관리자, 교육 간호사, 행정 간호사 등은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구강 간호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하여 연구참여자를 모집함에 있어서 특정 경력 단계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경력 단계에 골고루 분포되도록 노력하였다. 같은 응급실 소속 간호사들이 인터뷰에 참여하여 서로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솔직한 발언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뷰 시작 전, 본 연구의 목적이 평가가 아닌 구강 간호에 대한 경험과 인식을 알아보고자 하는 것임을 명확히 안내하여 참여자들이 조직 내 관계를 의식하지 않고 솔직한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참여자 모집을 위해 먼저 연구자가 근무 중인 기관의 임상연구 윤리위원회 승인을 받은 후 연구참여자 모집 안내문을 응급실 게시판에 게시했다. 연구참여자 모집 안내문을 보고 자발적으로 연구참여 의사를 밝힌 간호사들 중 연구참여자 선정기준에 부합하는 간호사로 선정하였다.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포커스 그룹의 크기는 5~8명으로 알려져 있다[18]. 연구참여자의 경력과 연구참여 일정을 고려하여 포커스 그룹을 구성하였다.
3. 자료수집
4개 그룹 총 2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수행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각 그룹은 5명의 참여자로 구성하여 1회의 인터뷰를 시행했으며, 인터뷰에는 60~90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세 번째 그룹의 인터뷰 분석에서 새로운 주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새로운 주제 도출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한 그룹 더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네 번째 그룹의 인터뷰에서도 새로운 주제 도출 없이 기존의 주제가 반복되었기에 자료가 포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자료수집을 종료하였다. 참여자 중 여성은 14명, 남성은 6명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30.3세, 응급실 평균 근무 경력은 4년 8개월이었다(Table 1). 인터뷰 분석 과정에서 참여자의 표현이 모호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경우 전화나 이메일을 이용해 해당 참여자에게 직접 의미를 확인함으로써 분석 과정에서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인터뷰는 스마트폰 녹음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녹음하였으며, 연구참여자가 근무 중인 병원에 있는 조용한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연구목적, 인터뷰 내용과 방법, 예상되는 시간, 녹음과 녹취, 익명성의 보장, 수집 자료는 연구목적으로만 이용된다는 점과 서면 동의서 작성 후 인터뷰가 진행된다는 것을 설명했다. 이 내용에 대해 연구참여자 모두가 이해한 것을 확인하고 서면 동의서를 작성한 후 간단한 설문지를 이용하여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사항을 수집하였다. 인터뷰는 두 명의 연구자가 진행하였다. 인터뷰의 주된 진행은 주저자에 의해 이루어졌고, 교신저자는 인터뷰 진행을 도우면서 인터뷰 참여자의 억양이나, 표정, 손짓 등과 같은 비언어적 표현과 당시의 분위기나 상황을 기록하였다. 기록 내용은 인터뷰 내용 분석 시 해석상의 오류를 방지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하였다. 인터뷰 질문은 Krueger와 Casey [17]가 제안한 도입 질문, 전환 질문, 주요 질문, 마무리 질문으로 세분화하여 구성하였다(Table 2).
4. 자료분석
각 그룹의 인터뷰가 종료된 직후 녹음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청취 및 전사함으로써 자료의 수집과 분석이 순환적이 되도록 하고자 노력하였다. 첫 번째 인터뷰가 종료된 후, 한 명의 연구자가 전사된 자료를 바탕으로 주도적으로 코딩하였다. 첫 그룹의 인터뷰에 대한 코딩이 완료된 후 모든 연구자들이 모여 전사된 자료와 코딩 결과의 적절성에 대해 토의하였다. 이후 각 그룹의 인터뷰를 기존 코딩과 비교 분석하였으며, 동일한 내용이 나온 경우 기존 코딩에 포함시키고 새로운 내용이 나올 경우 새로운 코드를 생성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각 그룹의 인터뷰가 끝날 때마다 코딩의 적절성에 대한 토의를 반복적으로 진행하였다. 자료분석은 Hsieh와 Shannon의 전통적 내용 분석(Conventional content analysis) 절차에 따라 4단계로 이루어졌다[19]. 첫째, 각 인터뷰 종료 직후 녹음된 내용을 반복하여 들으며 컴퓨터에 전사하였다. 둘째, 전사된 내용 중 연구목적과 부합되고 의미 있다고 판단되는 진술을 추출하였다. 셋째, 추출된 진술과 전사된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며 공통된 속성으로 묶을 수 있는 진술들을 범주화하여 잠정적인 주제를 도출하였다. 넷째, 잠정적으로 분류된 주제와 범주를 분석 및 종합하여 현상에 관한 서술로 정리하였다.
5. 연구의 엄격성 확보
본 연구는 Lincoln과 Guba [20]의 질적연구 평가 기준인 신뢰성(credibility), 적용성(transferability), 일관성(dependability), 확증성(confirmability)을 고려하여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다. 먼저, 인터뷰 자료를 분석할 때 연구참여자가 특정되지 않도록 영어와 숫자로 조합된 코드로 변환한 후 사용하였으며, 인터뷰 자료를 인용할 때는 연구참여자의 진술을 그대로 인용함으로써 의미를 보존하고자 노력하였다.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 인터뷰 중 연구자가 원하는 답변을 유도할 수 있는 질문은 최대한 배제하고 연구참여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적용성 확보를 위해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과 응급실 환자 및 업무의 특성, 일반 병동과 다른 응급실 환경의 특수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일관성과 확증성 확보를 위해 연구자 세 명이 인터뷰 자료를 수차례 반복해서 읽고, 코딩과 인터뷰 자료를 비교하며 토의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연구자 개인의 주관과 편견을 배제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연구결과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해서 삼각 검증(triangulation)과 참여자 확인을 모두 적용하였다. 먼저, 자료에 대한 삼각 검증을 위해 인터뷰 과정에서 참여자의 억양과 표정, 몸짓 등을 기록한 현장 관찰 기록을 함께 분석하였다. 연구자 삼각 검증을 위하여 초기 코딩 후 연구자가 모두 모인 자리에서 반복적인 논의를 거쳐 주제와 범주를 합의하였다. 참여자 확인을 위해 연구자 합의에 의해 도출된 주제를 각 참여자에게 공유하였으며, 그들의 인식과 경험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 후 필요한 경우 내용을 수정 및 보완하였다.
본 연구를 위한 연구자의 준비는 다음과 같다. 연구자들은 각자 1회씩 연구와 관련된 간호사 보수 교육을 이수하였으며, 각자 1회 이상 질적연구와 관련된 워크숍 또는 세미나에 참석하여 질적연구 수행에 대한 개념을 익히고 최소한의 역량을 갖추고자 하였다. 또한 자료분석과 별도로 연구 계획 단계에서 자료분석에 이르기까지 매월 1회씩 약 8회의 연구 모임을 열었다. 이 모임에서는 다수의 질적연구 논문을 고찰하고,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질적연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주저자는 6년의 응급실 근무 경력을 가진 응급실 간호사로서 직접 간호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된 역할은 환자 분류 및 소생술이다. 본 연구를 수행하기 이전에 연구에 참여한 경험은 없지만 연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위해 1회의 온라인 강의 수강 및 1회의 연구 워크숍에 참여했으며, 1회의 질적연구 보수 교육을 이수하였다. 교신저자는 16년의 응급실 근무 경력을 가진 응급 전문간호사로서 직접 간호를 제공하고 있으며, 주된 역할은 환자 분류 및 소생술이다.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자로서 총 두 학기에 걸쳐 질적연구 관련 수업을 이수하였으며, 본 연구를 수행하기 이전에 수차례 주저자 또는 교신저자로서 연구 수행 및 논문 작성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질적연구와 관련된 경험으로는 5회의 인터뷰 연구에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논문 작성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본 연구의 인터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든 연구자가 논의하여 인터뷰 질문을 결정하였다. 실제 인터뷰에서는 주저자가 주된 인터뷰 질문을 하면서 진행하였고, 교신저자는 참여자의 구체적인 응답을 도출하기 위해 필요한 보조적인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주저자의 인터뷰 진행을 도왔다.
6. 윤리적 고려
연구참여자의 보호 및 연구 윤리 충족을 위해 연구가 시행되는 병원의 임상연구윤리위원회(IRB)의 사전 심의 승인을 받았다(H-2504-180-1636). 연구의 참여 조건, 목적, 연구방법, 예상 소요시간, 참여 후 제공되는 소정의 보상을 포함한 연구참여자 모집 안내문을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를 원하는 대상자를 모집하였다. 연구자와 연구참여자는 같은 응급실에 근무하고 있지만 상하관계가 아니며 직접 간호에 참여하는 실무 간호사로서 동등한 관계이고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 인터뷰 시작 전 설명문을 통해 연구참여자에게 수집된 자료는 연구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으며, 비밀 유지를 위해서 참여자 이름은 익명 처리한다는 점과 참여자가 원하면 언제든 연구참여를 철회할 수 있음을 공지한 후 연구참여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위 내용에 대해 모든 연구참여자가 이해한 것을 확인한 다음 서면동의서를 작성한 후 인터뷰를 시작하였다. 녹음된 인터뷰 내용을 전사할 때는 연구참여자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개인정보는 모두 삭제하였고 별도의 고유번호로 처리했으며, 수집된 자료는 비밀번호가 설정되어 있는 연구자의 개인 컴퓨터에 보관하였다. 녹음 파일과 이를 전사한 컴퓨터 파일은 IRB 규정에 따라 연구가 종료된 날로부터 3년 간 보관 후 완전히 폐기할 예정이다.
연구결과
인터뷰 내용을 분석한 결과 총 197개의 의미 있는 진술이 추출되었고, 개방 코딩을 통해 5개의 주제와 13개의 하위 주제가 도출되었다. 5개의 주제는 ‘감정적 성취’, ‘부정적 경험으로 인한 수행 의도 저하’, ‘낮은 우선순위’, ‘질 높은 구강 간호를 위한 과제’이다(Table 3).
1. 감정적 성취
참여자들은 환자에게 구강 간호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이를 통해 간호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구강 청결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위생이자 생리적 욕구라고 볼 수 있는데 응급실 환자는 이를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참여자들은 이러한 환자들의 구강을 청결하게 해줌으로써 자신이 인간을 돌보는 선한 행위를 한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고 환자와 좋은 관계를 맺게 된다. 이처럼 간호사가 제공한 구강 간호와 그에 따르는 긍정적 결과를 통해 참여자들은 간호사라는 직업의 중요한 의미를 재인식하는 경험까지 연결되고 있었다.
1) 세심한 돌봄을 통해 얻은 만족감
참여자들은 구강 간호를 시행한 후 깨끗해진 환자의 모습을 보면 자신이 환자를 위해 좋은 일을 했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내적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구강 간호는 누군가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간호사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하는 것이기에 그 행위 자체에 인간에 대한 선한 의도가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참여자들의 선한 의도가 가져온 긍정적인 결과가 그들에게 감정적인 만족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보호자가 “이렇게까지 환자를 잘 봐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 주실 때, 제 스스로 만족스러운 느낌이 들고 지저분했던 사람이 내 간호를 받고 나서 깨끗해지고 깔끔해졌다는 만족감(생략).(RN 1)
내가 열심히 일을 했구나 이런 생각 만족감(중략) 환자와 보호자가 고마워하면 뿌듯하더라고요.(RN 8)
내가 이 환자를 위해서 일조했다는 느낌을 항상 받아요. 구강 간호하고 나서 나로 인해 이 사람이 오늘 조금 더 회복되었다는 뿌듯함.(중략) 보호자들도 아무 말 안 하시지만 당연히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해요.(RN 16)
2) 라포를 느낌
구강 간호를 제공하면서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받는 반응이 참여자들의 심리적인 부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구강 간호를 제공받음으로써 환자나 보호자는 간호사가 환자를 보살피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고, 이런 인식 덕분에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바쁜 상황을 이해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간호사와 환자 또는 간호사와 보호자 사이에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졌을 것이고, 이는 결국 라포가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분들도 처음에는 싫어하다가 닦아주기 시작하면 잘 따라주세요.(중략) 그럴 때 뭔가 교감이 되는 느낌이 있어요.(RN 6)
(구강 간호를 하고 나면) 보호자의 불만이 적어지는 것을 느꼈던 적이 몇 번 있었어요. 간호사가 환자한테 신경을 쓴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긍정적인 피드백과 뿌듯함이 있는 것 같아요.(RN 9)
보호자들이(저를 대할 때) 조금 부드러워진 것 같은 긍정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제가 환자를 보러 좀 늦게 오더라도 다른 환자들을 보고 있어서 늦어졌구나 하고 이해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생략).(RN 10)
2. 부정적 경험으로 인한 수행 의도 저하
환자의 구강을 닦아주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환자의 입술이나 구강 점막에 손상을 입히거나 구강 세척을 위한 액체 등이 환자의 폐로 흡인될 위험성, 그리고 간호사가 다칠 것에 대한 참여자들의 걱정과 의도와 다르게 환자를 괴롭힌다는 오해를 받는 것에 대한 심적 부담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부정적 경험이 궁극적으로 참여자들로 하여금 구강 간호 수행을 주저하게 만드는 외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1) 손상을 입힐 것에 대한 걱정
참여자들은 구강 간호 과정에서 환자 구강 점막에 출혈을 유발하거나, 세척 액이 흡인되는 등 여러 가지 비의도적인 부정적 사건을 경험하였다. 환자의 위생을 관리하기 위해 좋은 의도로 시작하였지만 이것이 오히려 손상을 유발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면서 추후 구강 간호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를 저해하는 내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환자 입 주위에 피딱지가 있어서 살짝 떼어내는데, 아니나 다를까 피가 나더라고요.(중략)긁어 부스럼을 만든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고(중략)(사람이) 본능적으로 입 안에 뭐가 들어오면 물기 마련인데 설압자를 넣었다가 부러져서 그게 넘어가면 큰 문제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강 간호를 선뜻 하기 꺼려지기도 해요.(RN 5)
(구강 간호하다가 생리식염수가 폐로) 흡인이 된 거예요.(중략) 산소포화도 떨어지고(중략) 그러고 나니까 걱정이 되는 거예요. 나는 간호를 해 주려고 한 건데 오히려 환자를 악화시킬 수도 있겠구나 이렇게 느껴서(생략).(RN 6)
잇몸이나 점막을 건드리니까 갑자기 피가 나는 거예요. 그렇게 되니까 나는 좋은 의도로 했는데 오히려 피를 내버린 거잖아요. 그런 경험을 하니까 조금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RN 12)
2) 손을 물릴 위험에 대한 걱정
의식이 명료하지 않은 환자에게 구강 간호를 하던 중 환자에 의해 손을 물렸던 경험은 참여자로 하여금 구강 간호에 대한 두려움을 유발하는 외적 요인이었으며,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간호사들이 구강 간호를 꺼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통증에도 반응 없이 의식이 거의 없는 환자라서 그냥 별 걱정 없이 손가락을 넣어서 닦고 있는데 갑자기 물더라고요. 그래서 얼른 뺐는데 살짝 물렸어요. 조심해야 됩니다. 손가락 함부로 넣으면 안 돼요.(RN 13)
환자가 “악”(이로 무는 행동)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입을 다문 거예요. 제가 본능적으로 빠르게 빼긴 했는데, 물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RN 17)
물릴 뻔한 적도 있고, 물린 적도 있어요.(중략) 최대한 조심은 하지만 그래도 물릴 때는 무섭고 아프기도 하고 그렇죠.(RN 6)
3) 비협조적인 환자의 반응
구강 간호에 대한 환자나 보호자의 부정적인 반응은 참여자들의 구강 간호 제공 의도를 저해하는 또 하나의 외적 요인이다. 참여자들은 환자의 위생까지 돌보고자 하는 의도였지만 환자를 괴롭히는 행위로 치부되는 경험은 참여자들의 사기를 꺾고 구강 간호 제공을 주저하게 만든다.
어떨 때는 환자들이 싫어하는 경우도 있어요. 잠자는 시간에 제가 가서(구강 간호를) 하면 “자고 있는데 왜 깨우냐”라는 이야기도 들은 적도 있고(생략).(RN 6)
칼리메이트(고칼륨혈증 치료 약)를 경구로 복용하던 환자가 있었는데, 이에 약이 다 붙어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보고 “이건 진짜 닦아야겠다” 생각해서 닦아 주려는데 환자는 절대 안 하겠다고 하는 거죠. 환자가 입도 안 벌리겠다 하고 “왜 자꾸 괴롭히냐”고 하면서(생략).(RN 9)
3. 낮은 우선순위
구강 간호를 수행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우선순위가 더 높다고 생각하는 업무가 수시로 발생하는 응급실 환경에서 구강 간호는 필수적으로 제공해야 할 간호중재가 아닌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응급실 환경에서 구강 간호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상당히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참여자들은 자신이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구강 간호를 계획하는 경향이 있고, 따라서 업무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루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신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구강 간호를 시행했지만 응급 상황으로 인해 바쁜 상황에 놓인 동료가 구강 간호에 대한 요청을 받고도 제때 제공하지 못해 비난을 들을 수도 있다는 심적 부담을 가지고 있다.
1) 시간이 많이 드는 일
참여자들은 구강 간호를 시행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구강 점막에 말라서 붙어버린 분비물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식염수나 물을 이용해 부드럽게 만들 시간이 필요하고, 각질화된 피부를 제거할 때는 상처를 내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므로 이 또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는 응급실 환경에서 이러한 구강 간호 과정은 참여자들로 하여금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로 느껴지도록 하는 내적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이며, 시간적 여유가 충분할 때 구강 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딱딱하게 딱지처럼 굳은 분비물을 시간 들여서 불리고 닦을 수 있는 한 닦아내려고 해요. (피가 날 수도 있으니까) 되도록이면 피딱지는 건드리지 않고요. 그러다 보니까 한 번 하기로 마음먹으면 오래 걸리더라고요.(RN 1)
시간이 많이 걸려요.(중략) 그래서 다른 환자 일이 밀려 있는데 이걸 시간 들여 하는 것도 부담이고(생략).(RN 13)
시간이 좀 넉넉하고 여유가 있으면 환자 입안을 좀 들여다볼 수도 있을 텐데, 응급실은 그렇지 못하니까 우선순위가 밀릴 것 같긴 해요.(RN 11)
2) 동료에게 부담을 줄 것에 대한 염려
자신의 업무 시간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구강 간호를 시행했지만 자신에게 인계를 받은 다음 번 근무자는 응급 상황으로 인해 구강 간호의 우선순위가 미뤄질 수 있으나 환자나 보호자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동료 간호사를 비난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환자를 위해 자신이 제공한 간호 행위가 동료를 무책임한 간호사처럼 비춰지게 하는 오해의 단서가 될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저는 근무 시간에 마침 바쁜 일이 없어서 열심히 닦아서 깨끗하게 해드렸어요. 그런데 보호자나 환자가 그걸 당연하게 생각해서 다음 근무 간호사한테 또 해달라고 할까 봐(중략) 중환자가 생기거나 하면 바빠서 못할 수도 있는데, “왜 안 해주냐”고 할까 봐 걱정되기도 해요.(RN 1)
제 다음 근무 간호사에게 “아까 간호사는 해줬는데 지금은 왜 안 해주냐” 이렇게(보호자가) 말하는 거예요. 저는 안 바빠서 해줄 수 있었고(다음 간호사는) 바빠서 못 한 건데(생략).(RN 17)
4. 질 높은 구강 간호를 위한 과제
참여자들은 구강 간호에 관련된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그에 관한 지침도 없어서 자신들이 적절한 구강 간호를 제공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으며, 적절한 도구의 부재로 인한 어려움도 호소하였다. 한편, 참여자들은 구강 간호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아서 발생한 기도폐쇄나 폐렴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후 구강 간호가 위생만이 아닌 환자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라는 인식 전환이 일어나기도 하였으며, 이러한 사례를 이용하여 교육한다면 구강 간호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1) 교육을 통한 인식 변화 필요
참여자 중 일부는 구강에 쌓인 분비물로 인해 기도가 폐쇄되어 응급 상황이 발생했던 사건을 직접 경험하거나 구강 간호와 폐렴 예방의 관련성을 간접적으로 경험하였고, 이로 인해 구강 간호를 위생의 문제가 아닌 환자의 생명에 관련된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사례를 이용해 구강 간호를 위생보다는 기도개방 유지라는 생명과 관련된 문제로 인식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이는 교육이라는 외적 요소를 이용해 간호사의 내적 동기를 변화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입 안에 이물이 있으면 기도를 막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기도가 막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당연히 이물을 제거하고 닦아주는 거죠.(중략)(구강 간호를) 기도 확보라는 관점에서 생각하면 우선순위가 높아져서 다들 잘하지 않을까(생략).(RN 5)
이물질이 들어가면 기도 흡인이 될 수도 있고 하는 거니까(중략) 인두에 뭉쳐진 분비물 덩어리 때문에 기도가 막혀서 CPR (심폐소생술)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바쁘더라도 입안을 한 번 보기는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생략).(RN 9)
구강 간호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대학원 같이 다니는 선생님이 구강 간호를 주제로 논문을 썼다 하더라고요. 그 선생님이 일하는 중환자실에서 구강 간호가 VAP 예방과 관계가 있는지 연구를 했더니, 구강 간호를 열심히 하면 VAP가 안 생긴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우리도 구강 간호를 했어야 하는구나, 안 하면 환자 폐렴이 악화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RN 20)
2) 적절한 도구 필요
참여자들은 특화된 도구가 없는 상황에서 구강 간호를 수행하고 있었기에, 도구의 부재로 인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따라서, 구강 간호를 위한 적절한 도구가 구비되는 등 외적 환경이 뒷받침된다면 훨씬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구강 간호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끝에 스펀지가 달린 석션으로 구강 간호를 했을 때 유용했어요.(중략)이를 닦으려고 손가락을 넣으면 환자가 물 수도 있고, 거즈를 쓰면 기도로 넘어가 버릴 수도 있잖아요. 근데 그 스펀지 석션을 쓰면, 닦으면서 석션도 되니까 기도로 흡인될 위험도 줄고 입 안 닦기도 용이해서 잘 썼어요.(RN 12)
구강 간호할 때 설압자에 거즈를 감아서 많이 한다고 했잖아요. 구강 간호를 위해 상품화된 게 많아지면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게 있다고 한 번씩 공지해 주셔서 써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RN 18)
3) 표준화된 지침 필요
참여자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구강 간호를 수행하고 있지만, 그 방법이 적절한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간호사들이 참고할 수 있는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면 더 안전한 구강 간호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분명히 구강 간호가 필요해 보이는데 이걸 건드려도 되는지 아닌지 판단이 안 들더라고요. 어떤 상태인지를 제가 파악을 할 수가 없으니까(중략) ‘구강 상태가 많이 불량한 분들은 어디까지 하는 게 맞는 방법일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RN 2)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참고해서 더 안전하게 구강 간호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좀 더 자신감 있게 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RN 10)
구강 간호를 어떻게 하는 건지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그냥 설압자에 거즈 감아서 하고 있는데 뭔가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해요.(중략)제가 잘 모르니까 하기가 망설여지더라고요.(RN 15)
논 의
본 연구는 응급실 재원 환자에게 응급실 간호사가 구강 간호를 제공한 경험과 인식을 통해 구강 간호 제공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더 나은 구강 간호 제공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인터뷰를 통해 도출한 첫 번째 주제는 ‘감정적 성취’이다. 응급실 간호사는 환자로부터 받은 부정적 반응으로 인해 환자 간호에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돌봄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21]. 이와 반대로 인간중심적 간호를 제공한 후 환자가 회복하거나, 환자 또는 보호자가 감사를 표할 때 응급실 간호사는 만족감, 노력에 대한 보상, 자부심을 느끼기도 한다[22]. 구강 간호가 응급실의 주된 기능인 응급 간호는 아니지만 인간의 기본 욕구인 위생의 문제이고 이것을 해결하는 것은 인간중심 간호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응급실 간호사는 응급 상황이나 환자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에 대처하고 해결하는 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기 때문에 환자나 보호자의 요구 중 응급 상황이 아닌 요구에 대한 응대가 지연되어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는 등의 경험을 하게 되고, 이러한 부정적 경험이 반복되면서 돌봄의 의미를 생각할 기회가 부족해진다[23]. 하지만, 구강간호를 제공한 후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자신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을 느낌으로써 감정적 보상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응급실 간호사가 환자의 구강을 닦아주는 행위는 일종의 인간 중심 간호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응급실 간호사는 만족감을 얻고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22]. 구강 간호를 통해 얻는 감정적 성취는 응급실 간호사의 스트레스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응급실 간호사의 직무 스트레스 수준은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24]. 인간중심 간호를 통해 얻는 심리적 보상이 스트레스를 상쇄시킬 수 있다는 선행연구의 결과[21]와 본 연구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응급실 간호사들이 더 자주 구강 간호를 제공함으로써 긍정적 반응을 얻을 기회가 더 많아지고 이것이 심리적 보상으로 작용하여 스트레스 수준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두 번째 주제는 ‘부정적 경험으로 인한 수행 의도 저하’로 구강 간호는 환자를 위한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자신의 간호 행위로 인해 환자가 해를 입거나 반대로 자신이 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걱정을 의미한다. 간호사는 환자를 간호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실수나 오류로 인해 환자가 해를 입을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경향이 있는데[25], 이런 걱정이 자신의 실수로 인한 문제 상황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심정지 환자에게는 제세동이 반드시 필요하며 제세동을 하지 않으면 환자의 생존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시행한 제세동으로 인해 부정적인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26]. 이러한 걱정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낮아진 자기효능감, 높아진 업무 스트레스 등이 있으며 이로 인해 간호 행위를 미루게 되면 간호의 질과 수행을 저하시키고 환자에게 잠재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27]. 구강 간호는 단순한 위생 관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기도 감염 예방, 환자 편안함 증진 등 긍정적 임상 효과가 입증된 바 있지만[13] 연구참여자들의 교육과 경험의 부족으로 인한 자신감의 부족했고 구강 간호에 수행을 망설이는 경향을 보였다. 자신감과 불안 사이에는 일반적으로 역관계가 나타나며[28], 높은 불안과 낮은 자신감은 의사 결정 능력을 키우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므로, 임상 의사 결정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불안을 낮추고 자신감을 높여 긍정적인 경험을 하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29]. 따라서, 응급실 간호사들이 구강 간호를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지침 제공과 시뮬레이션 기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간호사들의 불안과 부담을 감소시키고, 구강 간호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자신감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주제는 ‘낮은 우선순위’이다. 응급실 간호사는 환자의 위생과 관련된 간호 행위의 우선순위나 중요도를 낮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9]. 구강 간호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응급 상황이 없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는 수행할 수 있지만, 우선순위가 더 높은 문제가 있을 때는 구강 간호를 미루게 된다는 본 연구의 결과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구강 간호를 미루는 이유는 이것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 간호가 아니라는 인식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구강 간호를 위생의 문제뿐만 아니라 응급 간호와 관련 지을 수 있다면 구강 간호를 대하는 응급실 간호사의 인식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인은 응급 상황에 놓인 환자를 A (airway; 기도), B (breathing; 호흡), C (circulation; 순환)의 순서(심정지는 예외)로 사정하도록 훈련받는다[30]. 가장 첫 순서인 기도는 구강 내 이물이 기도를 막거나 막을 위험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시 제거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의식이 없거나 구강내 이물을 스스로 제거할 수 없는 환자인 경우 구강 내 분비물이 쌓이고 집락화 되면 기도를 막을 위험성이 높아진다. 구강 간호의 시작은 환자의 구강 내 분비물이나 이물의 존재를 사정하는 것에서 시작하므로 응급 환자 사정 순서인 ABC와 일맥상통한다. 이처럼 응급실에서 구강 간호는 환자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위생의 문제보다 응급 간호의 시작으로서 구강 간호를 강조하는 것이 구강 간호에 대한 응급실 간호사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네번째 주제는 ‘질 높은 구강 간호를 위한 과제’이다. 구강 간호는 흔히 위생과 관련된 간호중재로 인식하고 있지만, 부적절한 구강 간호로 인해 치석이 쌓이면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발생의 위험이 높아지고[31], 기침, 호흡곤란, 발열 등의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적절한 구강 간호를 제공하면 폐렴 발생률이 낮아지는 등[32] 환자의 건강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연구참여자들은 구강 위생 불량이 흡인성 폐렴의 원인이 되고 폐렴의 악화는 급성호흡부전을 발생시키며 이것이 심정지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후 구강 간호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하였다. 환자의 위생보다는 응급 상황을 해결하는 데 더 중점을 두는 응급실 간호사 입장에서 구강 간호를 위생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질병의 악화와 합병증을 방지하는 응급 처치의 연장선으로 보고 기관 삽관 및 유지 관리 지침에 구강 간호를 포함한다면 중요성을 더욱 크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부적절한 구강 간호로 인한 폐렴 발생이나 기도 폐쇄 등의 사례 및 연구결과를 활용하여 신규 간호사 교육과정에 구강 간호의 중요성과 방법에 대한 내용을 포함시키고 병원 질 관리 과정에서 구강 간호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것이 구강 간호 증진을 위한 전략이 될 수 있겠다. 또한, 참여자들은 구강 간호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참고할 수 있는 지침이 없어서 자신들의 수행이 적절한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본 연구의 참여자들이 근무하는 병원의 전자게시판에 ‘구강 간호’ 지침이 게시되어 있으며, 병원간호사회에서 발간하는 ‘근거 기반 임상간호 실무 지침’ 중 ‘구강 간호’ 지침[33]을 찾아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 참여하기 전까지 참여자들은 이러한 지침의 존재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중환자실 간호사에게 구강 간호 지침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90% 이상의 간호사가 구강 간호를 90% 이상 정확하게 수행했고, 환자의 구강 상태도 전반적으로 나아졌다고 보고하였다[34]. 이러한 선행연구의 결과와 본 연구의 참여자들이 구강 간호 지침의 존재를 모르는 상태에서 지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지침을 참고하기 쉽도록 공유하고 홍보하는 것만으로도 구강 간호 수행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구강 간호에 적절한 도구를 마련하는 것 또한 구강 간호 수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구강 간호 제품 중에서 흡인이 가능한 칫솔을 응급실 간호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구비하고, 더 나아가 드레싱 세트, 생리식염수, 설압자, 펜라이트, 일회용 장갑 등 구강 간호에 필요한 물품과 함께 키트(kit) 형태로 준비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신규 간호사 교육 과정에 구강 간호 지침 소개와 적절한 도구 및 수행 방법 훈련을 포함시킴으로써 간호사 경력 초기부터 구강 간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한다면 응급실 간호사의 구강 간호 수행률과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35].
본 연구를 통해 응급실 간호사의 구강 간호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외적 요인과 긍정적 또는 부정적 요소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연구결과와 논의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구강 간호를 수행하면서 느끼는 내적 만족감과 환자 또는 보호자로부터 받는 긍정적 반응은 응급실 간호사의 구강 간호 수행을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환자에게 손상을 줄 수도 있다는 걱정으로 인한 내적 갈등과 구강 간호 과정에서 자신이 다친 경험 또는 환자나 보호자의 거부감 등 부정적인 외적 요인은 응급실 간호사의 구강 간호 수행 의도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다. 응급실의 업무 환경과 특성으로 인해 구강 간호는 우선순위가 낮은 간호중재로 인식되고 있었으나, 간호사들이 참고할 수 있는 지침과 충분한 교육, 적절한 도구를 제공하는 등 외적 지원을 통해 구강 간호 수행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전통적 내용 분석방법과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활용한 질적연구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간호사의 구강 간호 수행 경험과 인식을 탐색하였다.
연구결과 응급실 간호사는 구강 간호에 관한 교육을 받은 경험이 부족하고 지침이 없이 수행하면서 부정적인 결과를 걱정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구강 간호를 통해 환자-간호사 관계에서 긍정적인 감정적 경험도 하고 있었다. 또한, 구강 간호를 위생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환자 안전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응급실에서도 구강 간호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연구대상자와 방법 측면에서 몇 가지 제한점을 가지고 있으며, 연구결과와 논의 및 제한점을 토대로 추후 연구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는 일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간호사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물리적 환경이나 가용 자원, 인력 구성이 상이한 다른 기관의 응급실 간호사에게 적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 다양한 규모와 지역의 응급의료기관 간호사들을 포함하여 응급실 간호사의 구강 간호 경험을 보다 폭넓게 확인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 본 연구참여자들이 구강 간호 과정에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경험을 모두 겪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러한 경험이 실제 구강 간호 수행 의도와 빈도, 질, 그리고 간호사의 업무 부담이나 직무 스트레스 등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추후에는 응급실 간호사가 구강 간호를 수행하면서 겪은 신체적 또는 감정적 경험과 간호사 측면, 그리고 환자 측면의 다양한 결과 변수 사이의 관계를 탐색함으로써 구강 간호의 중요성을 실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의 참여자들이 구강 간호 관련 교육, 지침, 도구의 필요성을 제기하였지만 이러한 요인들이 실제 구강 간호 수행 빈도를 높이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다. 선행연구에서는 지침 소개와 교육 제공이 구강 간호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러한 결과는 응급실이 아닌 다른 환경에서 도출된 결과이므로 응급실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지침 소개를 포함한 구강 간호 교육 제공 전후의 구강 간호 수행 빈도와 질을 평가하는 연구를 제언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구강 간호와 관련된 정책적 측면의 요소는 확인할 수 없었기에 이와 관련된 연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구강 간호에 대한 간호 행위 수가 개발과 그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가 가능하다. 환자의 위생과 관련된 간호 행위 중 현재 수가 산정이 가능한 행위로 체위 변경이나 침상 목욕이 있지만, 구강 간호에 관한 수가는 책정되어 있지 않다. 본 연구의 결과에 나타나듯이 구강 간호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위험 요소도 내포하고 있으며, 환자의 위생을 넘어서 환자 안전의 문제와 직결되기도 한다. 따라서, 구강 간호에 대한 수가와 그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를 통해 정책적인 제안과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구강 간호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환자 안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