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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2508-2116(Print)
ISSN : 2713-7015(Online)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Qualitative Research Vol.4 No. pp.1-10
DOI : https://doi.org/10.48000/KAQRKR.2019.4.1

Illness Experience of Patients with Short Bowel Syndrome

Eun-Mi Seol1, Eunjung Kim1, Eunyoung Suh2
1Registered Nurse, Nutrition Support Team,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Seoul
2Professor, College of Nursing, Research Institute of Nursing Science,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ing author: Corresponding author: Suh, Eunyoung https://orcid.org / 0000-0002-2866-0911 College of Nurs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103 Daehack-ro, Jongro-gu, Seoul 06080, Korea. Tel: +82-2-740-8484, Fax: +82-2-740-8484, E-mail: esuh@snu.ac.kr
March 8, 2019 ; May 9, 2019 ; May 9, 2019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describe the illness experience of patients with short bowel syndrome.


Methods:

Six patients with short bowel syndrome were recruited from a tertiary hospital in Korea. Semi-structured and face-to-face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the participants between April, 2018 and October, 2018. The transcribed data were analyzed using thematic analysis.


Results:

Three themes and nine sub-themes emerged as follows. The first theme is ‘suffering from bad symptoms caused by short bowel,’ including 1) difficult to suppress uncontrolled appetite, 2) fear of having abdominal pain at all time, and 3) having multiple diarrhea with non-digested food as sub-themes. The second theme is ‘enduring negative consequences of the prolonged disease,’ including 1) must adopt a skinny body to the bone, 2) have to be dependent on TPN, and 3) Suffer from complications such as infection and dehydration. The last theme was ‘having difficulties of living with hopelessness,’ including 1) being lack of information about the disease, 2) being hopeless of the fact that it is incurable, and 3) being nervous on endless medical bills to pay.


Conclusion:

Patients with short bowel syndrome are more likely to suffer from various physical, psychological, social, and financial problems. Based on the results of the study, health professionals could develop effective management guidelines. In addition, vigorous efforts such as multidisciplinary team approach including physicians, nurses, pharmacists and clinical dietitians are demanded to improve nutritional status and quality of life of the given population.



단장증후군 환자의 질병 경험

설 은 미1, 김 은 정1, 서 은 영2
1서울대학교병원 간호사
2서울대학교 간호대학 ․ 간호과학연구소 교수

초록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단장증후군(Short Bowel Syndrome, SBS)은 소장이 짧아 영양소의 소화, 흡수 기능의 저하로 발생되는 여러 가지 대사적 이상을 말한다(Tappedden, 2014;Teubner & Shaffer, 2006). 선천성 단장증후군은 태아가 짧은 소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경 우이며, 후천성 단장증후군은 질병이나 외상 등으로 장을 절제 하고, 남은 소장의 길이가 짧아 소화기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를 일컫는다(Teubner & Shaffer, 2006). 성인에게 단장증후군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장 절제술로, 단장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최소한의 장 길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으나 정상인의 장 길이가 최소 365 cm에서 600 cm 정도로 보고된 반면, 단장 증후군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100cm 미만의 소장이 남아 있 는 경우를 지칭한다(Kelly, Tappenden, & Winkler, 2014).

    단장증후군 환자들의 주요 증상은 소장의 절제 범위와 남아 있는 소장 부위에 따라 다양하지만, 섭취된 총 칼로리의 90%, 물과 전해질의 80%가 소장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상당 길이의 소장이 절제되어 발생하는 단장증후군은 영양소의 흡수 부족 을 일으켜 심각한 영양 불량을 초래한다(Buchman, Scolapio, & Fryer, 2003;Jeejeebhoy, 2002). 특히, 쉽게 해결되지 않는 잦은 설사는 심각한 탈수 및 전해질 이상을 일으키게 되고 이 로 인해 저혈압, 쇼크 또는 급 ․ 만성 신부전을 일으키기 쉽다 (Nightingale & Woodward, 2006; Pironi et al., 2012). 이에 단장증후군 환자들은 충분한 영양 섭취가 요구됨에도 불구하 고, 경구 식사만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완전히 충당하기 어려워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정맥수액(Total Parenteral Nutrition; TPN)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Brandt et al., 2017). 뿐만 아 니라 체내 수분과 염분, 담석이나 요석 발생률 증가, 마그네슘, 칼슘, 알부민 등의 필수 미량원소 결핍으로 인한 다양한 신경학 적 및 대상적 이상 등이 발생할 수 있고(Nightingale & Woodward, 2006), 면역력의 저하, 기저 질환의 합병증 발생률 또한 높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치료 받지 못할 경우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단장증후군 환자의 약 30% 정도가 사망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Pironi et al., 2012).

    단장증후군의 완치를 위한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까지 보고 된 바가 없으며 보조적인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다(Lee, 2012). 그 중, 생존율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 시키기 위한 방법 중 하 나로 장재활(intestinal rehabilitation)을 통한 장 적응(bowel adaptation)이 있다(Abu-Elmagd et al., 2005;Jeppesen & Mortensen, 2003;Neelis et al., 2016). 장 재활의 최종 목표는 영양 불량 상태를 해결하고 정맥수액(TPN) 없이 경구 식사만으 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나, 장 적응에는 최 소 2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되고, 이 기간 동안 의사, 간호사, 약사, 영양사 등 여러 직종 간의 다학제적 협진을 통한 개인별 맞춤 영양 중재가 요구된다(Pironi, 2016;Staun et al., 2009). 이와 더불어 장기간의 정맥수액(TPN) 공급으로 인하여 이들 은 일상생활의 제약 및 혈류 감염 등의 다양한 위험을 경험하게 되고, 장 적응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 단장증후군 환자들은 신체적, 심리 ․ 사회적 안녕에 심각한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Bacter, Fayers, & Mckinlay, 2006;Kelly, Tappenden, & Winkler, 2014).

    국내에 보고된 단장증후군 환자에 대한 선행연구는 주로 사 례 연구(Kweon et al., 2017)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국외에서 는 대부분이 질병과 관련된 종설이나 치료 방안 마련을 목적으 로 한 의학적 관점에서의 연구(Buchman, Scolapio, & Fryer, 2003;Jeejeebhoy, 2002;O’Keefe et al, 2006;Tappedden, 2014)만이 이루어져 단장증후군 환자들의 질병 경험에 대한 질적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단장증후군 환자의 관점에서 이들이 어떠 한 질병 경험을 하는지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하며 궁극적으로 는 단장증후군 환자의 질병 경험에 대한 통찰력을 얻도록 하여 환자들의 질병 경험을 단순한 신체 증상의 나열이 아닌 총체적 이고 실제적인 이해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또한 단장증후군 환 자들의 질병 경험을 공유함은 이들을 돌보는 의료진들의 보다 심도 깊은 이해를 이끌어내고, 이들을 도울 방안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단장증후군 환자의 질병 경험을 심층적이 고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서술하기 위함으로 연구 문제는“단장 증후군 환자의 질병 경험은 어떠한가?”이다.

    연 구 방 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단장증후군 환자들의 질병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 해하고 구체적으로 기술하고자 심층 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 하고, 그 자료 안에서 개념을 확인하고 분석하여 주제를 찾아 내는 서술적(descriptive) 질적연구이다.

    2. 연구참여자

    서울시 소재의 일개 대학병원에서 단장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은 만 19세 이상의 성인 환자로 외래 또는 입원하여 치료 중 인 총 9명의 환자 중 면담을 진행 할 수 있을 정도의 건강이 허락 되고, 연구에 동의한 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남자 4명, 여자 2명이었으며 이들의 평균 나이는 59.8 세로 30대 1명, 50대 1명, 60대 3명, 70대 1명으로 다양하였다. 단장증후군 진단 전 기저질환은 위암 5명, 대장암 1명이었고, 단장증후군 진단 후 치료 경과 시기는 1년 4개월에서 6년으로 평균 3년 8개월이었다. 연구참여자는 평균 3회의 소장 절제술 (bowel resection)을 받았으며, 단장증후군 진단 후 평균 15.6 kg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또한 연구참여자 모두 정맥수액 (TPN)을 통한 영양 지원을 받고 있었으며 평균 주 5일간 투여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1).

    3. 윤리적 고려

    본 연구를 진행하기에 앞서 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를 통과 하였다(IRB No.1803-085-903). 자료수집 전 모든 연구참여자 에게 연구의 목적, 방법, 과정 및 면담 내용이 녹음됨을 자세히 설명하였고, 개인의 비밀과 익명성을 보장한다는 점과 면담 도 중 참여자가 원하지 않는 경우 자유롭게 면담을 중지할 수 있음 을 알렸다. 본 연구를 위한 면담은 모든 참여자로부터 서면 동 의를 받은 후 진행하였고, 면담이 종료 된 후에는 연구대상자에 게 소정의 사례금을 지급하였다.

    4. 자료수집

    본 연구의 자료수집기간은 2018년 4월 18일부터 2018년 10 월 10일까지로 약 6개월이었다. 심층 면담은 연구자와 연구참 여자 간의 일대일 면담 형태로 진행되었으나, 혼자 몸을 가누기 어려워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한 환자에 한하여 보호자와 함께 면담을 진행하였다. 단, 면담은 참여자가 원하는 시간으로 정 하였고, 면담 장소는 병원의 조용한 회의실이나 커피숍 등 연구 참여자의 선택에 의해 정해졌다. 모든 면담은 “단장증후군 발 병에서부터 지금까지 어떠한 경험을 하셨는지 이야기 해주세 요.”라는 개방형 질문으로 시작하였고, 면담 중 “단장증후군 진단 후 경험한 신체적 증상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단장증 후군 환자로서 살아가는데 있어 어려움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 습니까?” 등의 반 구조화된 질문으로 진행하였다. 면담 과정에 서 연구자는 참여자의 진술에 대하여 연구자의 시각이나 판단 이 최대한 배제되도록 노력하였고,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 여 참여자의 자유로운 진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1회 면담 시간은 최소 40분에서 최대 90분으로 평균 60분이 었고, 참여자 마다 평균 2회 이상의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 시 모든 내용은 녹음되었고, 녹음된 내용은 면담이 끝난 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들으며 참여자의 언어 그대로 필사하였다. 또한 면담 당시 참여자의 표정, 어조, 특징적인 동작 등의 비언어적 인 반응 등을 메모 노트에 기록하여 분석에 참고하였다. 일대일 심층 면담 이후에도 충분한 면담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생각되 는 참여자에 한하여 전화를 이용하여 추가 면담을 진행하였다. 자료수집과 분석은 동시에 이루어졌으며, 더 이상 새로운 내용 이 발견되지 않고 자료가 충분히 포화되었다고 판단되는 시점 에서 면담을 종료하였다.

    5. 자료분석

    본 연구의 주 연구자는 서울 소재 대학병원 영양집중지원팀 (nutrition support team)에서 4년의 임상경력이 있고, 다수의 단장증후군을 진단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학제 협진에 참 여하여 이들을 간호한 경험이 있어 참여자의 의도와 상황적 맥 락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본 연구의 연구자들은 질적 주제 분석방법(thematic analysis)을 이용한 질적연구 경 험이 풍부하며, 연구 전 과정에 걸쳐 질적연구 전문가인 책임연 구자에게 연구설계 및 면담 과정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

    필사된 자료는 Braun과 Clarke (2006)의 질적 주제 분석방 법에 따라 6단계로 분석하였다. 첫 번째는 자료에 친숙해지는 단계로, 모든 면담 내용을 연구자가 직접 필사하면서 자료에 몰 입하였고, 반복적으로 읽으며 참여자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전 체적인 의미를 파악하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자료에 집중하면 서 연구 현상에 대한 직관과 통찰력을 얻고자 하였으며, 초기의 생각들을 메모하였다. 두 번째는 코딩을 시작하는 단계로, 전 체 자료에서 의미 있는 특징을 코드화 하며, 각각의 코드와 관 련 있는 자료를 수집하였다. 세 번째는 주제 찾기 단계로, 잠재 적인 주제에 속하는 코드들을 모으고, 각 주제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수집하였다. 네 번째는 주제 검토 단계로, 전체 자료, 코 드화된 자료와 관련하여 주제를 다시 검토하고, 분석을 통해 주 제 지도를 만들었다. 다섯 번째는 주제를 정의하고 명명하는 단계로 각 주제의 세부 사항과 말하고자 하는 전반적인 스토리 를 다듬어 주제를 정의하고 명명하였다. 분석된 주제의 명명은 간결하면서도 설득력이 있고, 독자가 읽었을 때 주제의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여섯 번째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단계로, 연구 문제와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생생한 발췌 예문을 선택하고, 이것이 자료의 서술을 넘어 연구 문제에 관한 논거가 되도록 분석하여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6. 연구의 질 확보

    본 연구에서는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Sandelowski (1986) 가 제시한 신뢰성(credibility), 적합성(fittingness), 감사가능 성(auditability),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을 고려하였다. 신뢰성이란 연구하고자 하는 현상을 얼마나 생생하고 충실하 게 기술하였는가를 말하는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신뢰성 확보 를 위해 각 연구참여자 마다 평균 2회 이상의 면담을 통해 자 료를 수집하였고, 모든 참여자의 면담을 녹음하고 그대로 필 사하였다. 분석과 해석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질적 주제 분석방법 절차에 따라 충실히 진행하였으며, 분석 결과를 공 동 연구자와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었으며 이러한 동료 피드백 (colleague feedback)을 통하여 분석의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적합성은 연구결과가 다른 맥락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 연구에서는 연구참여자에 대한 성 별, 나이, 기저질환, 치료 기간, 소장 수술 횟수, 현재 정맥수액 (TPN) 공급 유무 및 횟수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다른 비슷 한 조건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감사가능성이란, 연 구자 외에 다른 사람도 연구 절차에 따라 진행할 수 있는가를 의미하며, 이를 위해서 자료수집 장소와 면담 시간 등 연구의 절차를 자세하게 기술하였다. 마지막으로 확인가능성은 연구 과정이 편중되지 않고 연구자가 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신 뢰성, 적합성, 감사가능성의 확보를 통해 본 연구의 확인가능 성이 확립되었다고 여겨진다.

    연 구 결 과

    단장증후군 환자의 질병 경험을 파악하기 위해 질적 주제 분 석방법에 따라 분석한 결과 3개의 주제와 9개의 하부 주제가 도출되었다. 이는 ‘단장의 심각성이 바로 확인되는 증상으로 고통받음’, ‘장기화된 질병의 결과를 감내해야 함’, ‘희망이 없 는 투병 생활의 곤란함’이다(Table 2).

    주제 1. 단장의 심각성이 바로 확인되는 증상으로 고통 받음

    이 주제는 참여자들이 단장증후군을 진단 받은 이후 몸의 이 상 증상을 발견하고, 이로 인해 경험하는 신체적, 심리적 고통 을 보여주고 있다.

    1) 주체할 수 없는 식욕을 억제해야 하는 어려움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위암(gastric cancer) 진단 후 위 전 절제술(total gastrectomy)을 받은 환자였다. 이들은 위암 수술 후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어 몇 년간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심한 복통과 함께 발생한 장 유착 (small bowel obstruction)으로 여러 차례 소장 절제술(bowel resection)을 시행 후 단장증후군을 진단받았다. 대부분의 참 여자들은 위를 절제했을 뿐만 아니라, 소장의 길이조차 짧아 정 상인이 섭취하는 정도의 식사 진행이 불가능하여 매끼마다 제 한된 음식 종류를 소량씩만 섭취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여 러 번 장을 절제하는 과정에서 병원에 입원하여 적게는 1~2 달 을, 많게는 1년 이상을 금식 상태로 지내야 했다. 이러한 과정을 경험하면서, 참여자들은 많은 양의 식사를 할 수 없고, 섭취 가 능한 음식의 종류가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음식에 맞닥뜨려 지는 상황 앞에서는 ‘언제 다시 못 먹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과 함께 식욕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주체하지 못하는 식욕으로 욕심대로 음식을 먹으면 마치 댓가를 치르듯 컨디션 이 나빠지거나, 심하면 신장 결석, 막힘 증상, 설사 등의 합병증 으로 병원에 입원하곤 했기에 이들은 주체할 수 없는 식욕을 억 제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저와 남편은) 오이 냉국에 국수를 말아서 순 하게 먹었어요. 근데 저녁에 아들이 와서 ‘엄마, 아빠 점심 때 국수 먹었는데 넌 어떻게 해줄까?’ 하니까... ‘비벼달라’ 고 하더라고요. 얘네 아빠가 자기는 안 먹을 테니까 그럼 국수를 비벼주라고... 그래서 제가 넣을 것, 안 넣을 것 다 넣어서 국수를 비볐는데 (환자) 본인이 먹고 싶으니까... 못 참고 조금만 달라고 하고... 그걸 나도 안 줬어야 하는 데... 또 먹고 싶다고 하니까, 좀 줬어요. 주니까 이게... 먹 을 때 좀 막히는 느낌이 있으면 딸꾹질을 원래 했었는데... (중략) 그게 되게... 못 먹다가... 몇 년을 못 먹다가 먹으니 까 다 먹고 싶은 거죠. 그 전에 너무 못 먹었는데 이제 먹을 만하니까... 그래서 못 참고, 막 먹다가 또 이 사단이 나서 병원에 입원하게 된 거죠.(참여자 4 보호자)

    또한, 단장증후군 환자들은 소장에서 칼슘과 결합되어 배설 되어야 하는 수산(oxalate)이 물리적인 단장(short bowel) 상 황으로 신장(kidney)에서 배설되면서 신장 결석과 요로 결석 의 합병증 위험이 높다. 이에 이들은 콩, 고구마, 옥수수, 호박, 시금치, 귤, 감, 견과류, 맥주 등의 식품을 제한하는 저수산식 (low oxalate diet)과 같은 특수식이 요법을 지켜야만 하고, 라 면, 비빔 국수, 회 등의 날 것이나 맵고, 자극적인 음식 또한 설 사를 유발할 수 있어 제한해야 했다.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단 장증후군 진단 후 평상 시 좋아했던 음식이 하루 아침에 치료를 위해서 제한해야 하는 음식이 되면서 억제하기 어려운 식욕 앞 에 고통스러워했다.

    절대로 먹지 말아야 될 것들이 있거든요. 견과류, 찬 음 식들, 날 것들, 회하고... 감... 돌 생긴다니깐 먹지 마라 그 러고, 수산식 그거 하면 돌이 생기니깐 먹지 마라... (중략) 회 먹으면 안되고, 저는 회 없으면 못 살아요. 그런데도 그 러면 안되잖아요. 어쩌다 한번 ‘매운거... 아... 한번 먹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내가 영양사님한테 ‘라면 좀 먹고 싶은데 어떻게 해요?’ 이렇게 물어봤어요. 라면... 아... 미치겠다... 이럴 땐 어떻게 해요...(참여자 2)

    2) 늘 복통에 시달려야 하는 두려움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경도의 차이는 있지만, 미미하거나 혹 은 심한 정도의 복통을 느끼며 지냈다. 식사를 한 후에는 이따 금 ‘배가 부글부글 끓으면서 쥐어짜듯이’ 아프기도 했고, 그러 다 설사가 나오기도 했다. 때로는 ‘이유 없이 명치 부위가 콕콕’ 거리기도 했고, 혹 많이 먹어서 또는 너무 못 먹어서 배가 아프 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배가 아플 때면 ‘얼마 남아 있지도 않은 소장이 또 유착(small bowel obstruction) 되어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상하게 배가 요즘 살살 아프기 시작하고, 가스도 나 오고, 그러면 힘이 쭈욱 빠져요.식욕도 같이 떨어지고... 주로 오후 4시부터... 이유는 없어요. 특별한 것도 없는데 그래요. 한번 배가 아프기 시작하면 몇 시간을 계속 심하 게 가니까... 요새는 이틀에 한 번 꼴로 그러는데… 그게 요새 제일, 좀 힘든 것 같아요.(참여자 6)

    3)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배설되어 참담함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단장증후군의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 로 쉽게 해결되지 않는 잦은 설사를 경험하고 있었다. 물리적으 로 소장의 길이가 짧다 보니 음식을 먹고 나면, 먹은 음식물이 채 흡수되기도 전에 화장실로 달려가 설사로 배설하기 일쑤였 다. 게다가 배설된 변은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그대로의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어,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섞인 자신의 변을 보는 것이 마치 ‘질병의 현 주소’를 의미하는 것 같아 참여 자들은 참담한 마음이 들었다.

    반찬은 나물 종류 좋아하니까 많이 먹고, 생선은 쪄서 먹고 부드럽게... 미역국, 뭇국 같은 거 그냥 먹고... 그런데 이렇게 먹으면 뭐해요. 그냥 다 설사로 나와버리는데... 그 미역이 그대로 나와요. 그게 어떻냐면요... 얼만큼 내가 미 역을 씹었는지, 그게 그대로 다 보일 정도로요. 미역이 그 대로 다 보인다니까요.(참여자 1)

    주제 2. 장기화된 질병의 결과를 감내해야 함

    이 주제는 참여자들이 단장증후군 환자로 장기간 투병하면 서 마주하는 자신의 신체적 모습과 심리적 상태를 보여준다. 참여자들은 짧아진 장으로 인하여 음식물을 섭취해도 섭취한 만큼 충분히 흡수되지 않아 몸은 점점 말라 갔고, 살기 위한 대 안으로 정맥수액(TPN)에 의존하게 되었다. 또한 인생의 훼방 꾼처럼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합병증을 계속적으로 경험하면 서 참여자들은 우울과 불안, 두려움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1) 뼈만 남은 앙상한 몸에 적응해야 함

    모든 참여자들은 단장증후군을 진단받고, 투병하면서 평상 시 자신의 체중과 비교하여 적게는 5 kg에서 많게는 25 kg 정 도의 체중 감소를 경험하였다. 이는 이들이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는 총 양이 줄었고, 먹기만 하면 설사가 나올 뿐만 아니라, 일 반인과 동일한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도 일반인의 10% 정도 밖 에 흡수되지 않는 소장의 기능 부전으로 인한 결과였다. 참여자 중 일부는 극심한 설사로 하룻밤 사이에 6 kg 정도의 체중 감소 를 경험하기도 하였고, 또 다른 참여자는 몇 달 간 꾸준한 노력 으로 증가시킨 체중이 갑자기 발병한 합병증(신장 결석)으로 하루 아침에 원상 복귀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이 들은 체중 증량을 위해 식사 시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으려고 노력했고, 집안 구석구석 손 닿는 곳에 절편, 해시브라운, 감자, 빵 등을 놓아두고 틈나는 대로 먹어 살을 찌워보고자 했다. 하 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체중과 여전히 뼈만 남은 앙상한 자신의 몸을 마주하며 일부 참여자들 은 체중 증가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자신의 병에 대하여 점점 체 념해 갔다.

    원래 몸무게는 75 kg 넘었어요.(중략) 지금은 목표 몸 무게가 50 kg 예요. OOO 교수님이 그래도 50 kg는 넘어 야 케모포트 있는 거 다 뽑고, 스스로 자생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내일 모래 50 kg니깐 막 열 심히 죽기 살기로 노력했죠. 근데 막 46 kg까지 떨어지 고… 지금은 이제 46.7 kg에서 47 kg 그 사이로 정착되다 시피…(참여자 2)

    평상시에는(체중이) 70 kg 이상 나가다가 막 설사하고 그러면서 68 kg까지 나갔어요. 그러다가 최종으로 몸 상 태가 안 좋은 지 몸무게가 57~58 kg까지 나가다가 하루 사이에 몸무게가 51 kg까지 줄어든 거예요.(참여자 4)

    2) 정맥수액(TPN)을 항상 달고 다녀야 하는 삶

    모든 참여자는 공통적으로 경구 섭취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칼로리를 정맥수액(TPN)을 통해 보충하고 있었다. 참여자 중 일부는 일주일 내내 정맥수액(TPN)을 맞아야만 현재의 체중 을 유지할 수 있었고, 하루에 10회 이상의 설사를 하는 참여자 는 정맥수액(TPN) 없이는 충분한 수분 보충이 어려워 외출하 는 동안 잠깐이라도 정맥수액(TPN)을 달지 않으면 탈수 증상 을 경험하기도 했다. 간간이 정맥수액(TPN) 요법 감량에 성공 해 일주일에 1일 혹은 3일만 적용하고 있는 일부 참여자도 있었 지만, 그들 역시 정맥수액(TPN)을 완전히 떼고 경구 섭취만으 로 살아가기를 바라면서도 정맥수액(TPN) 없이 살아가는 삶 을 두려워했다.

    지금 많이 먹지는 못하고 있어요... 또 배가 한정적이 고... 지금 수액을 끊고는 싶은데, 예상보다 너무 길어져서 고민은... 못 끊는 거 아닐까 싶어요... 너무 수분 흡수가 안 되니깐...(참여자 3)

    저는 소장이 20 cm 밖에 안 남았어요. 그러다 보니깐 영양섭취가 안되니깐... 주사를 안 맞으면 살 수가 없는 거 죠... 그거를 맞아야 내가 살 수 있으니깐... 살려면 맞아야 죠... (중략) 주사를 떼는 게 제 목표이기는 한데 그러면 제 가 편할텐데... 근데 장이 워낙 작게 남아서 기대하지는 않 아요. 주사를 안 맞으면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주사가 없 으면 살 길이 없어요. 살길이...(참여자 6)

    3) 감염, 탈수 등의 합병증에 항시 시달려야 함

    참여자들은 비록 단장증후군이라는 병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열심히 먹고, 운동하고, 매일 체중도 체크해 가며 병과 함께 나름대로 자신의 삶에 균형을 잡으며 살아 보고자 애썼다. 그 결과, 일부 참여자는 목표로 했던 체중에 도달하기도 했고, 일주일 중 정맥수액(TPN)을 하지 않아도 체중을 유지할 수 있 는 날 수가 늘어나기도 했으며, 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도 안정되곤 했다. 하지만, 참여자들은 중심정맥관을 이용하 여 정맥수액(TPN)에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혈류 감 염에 쉽게 노출되었고, 때로는 패혈증으로 악화되어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전전하기도 했다. 참여자들의 대부분은 심각한 영 양불량 상태이기 때문에 혈류 감염, 패혈증과 같은 합병증에 노 출 시 쉽게 회복하지 못했고, 장기간의 입원 및 치료로 이어져 이들은 합병증 발생을 더욱 두려워했다. 뿐만 아니라, 탈수, 신 장 결석, 요로 결석, 혈변, 간 기능 저하, 전해질 이상 등과 같이 참여들이 쉽게 이환되기 쉬운 합병증으로 인해 ‘조금 아프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평온한 자신의 일상이 언제 깨질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해했다.

    케모포트로 TPN 하다가 어느 날 열이 39도까지 났어 요. 며칠을 그랬는데... 병원에 가기 싫어서 병원에 안 가고 좀 버텼거든요. 근데 막 땀도 나고 힘도 없고, 머리가 빙빙 돌고 그래서... 언니가 그때 다행히도 집에 있어서 저를 보 고 놀라서 병원에 가자고 해서 병원에 왔는데... 그게 감염 이 된 게 패혈증까지 갔어요. 그래서 외과계 중환자실에서 2달 넘게 입원해서... 그때는 진짜 저 죽는다고 까지 했었거 든요. 그때 또 한번 죽을 고비를 넘겼죠.(참여자 3)

    주제 3. 희망이 없는 투병 생활의 곤란함

    이 주제는 참여자들이 단장증후군이라는 낯선 질병을 진단 받은 이후 병을 이겨내 보고자 노력 해 보지만, 정보 부족, 완치 불가라는 질병의 특성 속에서 치료를 지속해 나가야 하는 희망 없는 현실로 인한 심리적, 경제적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1) 정보부족에 막막한 현실

    모든 참여자는 자신의 진단명이 단장증후군이라는 것을 알 았을 때 낯선 진단명으로 인해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암과 같은 흔한 질병과 달리 단장증후군은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는 환자 중에서도 동일한 진단명을 가진 사람을 찾기 어려웠고, 인터넷 을 뒤져봐도 정보가 많지 않았다. 질병에 대해서 스스로 알고, 어떤 점을 주의하고, 어떻게 생활하는 게 앞으로 자신에게 도움 이 되는지 알고 싶었지만, 참여자들은 알 길이 없어 막막했다.

    문제는 자료가 많지 않더라구요. 위암이라던가, 간이 라던가, 폐라던가, 대장이라던가... 자료를 검색해도 이런 거는 정보가 있고 하는데, 소장이라는 것은 자료가 없으 니깐... (중략) 소장 수술이라던가 소장에 대한 자료는 거 의 없다는 거에요. 단장이라던가 이런 거는 또 더 없고, 장 이 짧아서 생긴 경우는... 그래서 이게 굉장히 스트레스에 요. 자료가 없으니까... (중략) 그래가지고 컴퓨터로 영양 학회에서 자료 검색을 해 들어가서 영양사들이 저 같은 사 람들을 위해 어떻게 치료하나? 식사는 어떻게? 식단은 어 떻게 하고... 그런 자료를 확인했어요.(참여자 2)

    2) 벗어날 수 없는 병의 굴레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처음 단장증후군을 진단받고, 앞서 겪 었던 위암, 대장암과 같이 ‘다시 병을 극복하고 완치해 보이리 라.’고 스스로 다짐했다. 하지만, 단장증후군이라는 병을 알면 알수록 짧아져 버린 장이 다시 길어질 수 없고, 현재까지 뚜렷 한 치료법이나 약이 없는 상황에 절망했다. 단장증후군 환자로 살아가는 삶은 삶과 죽음의 연속선상에서 그저 친구처럼, 가족 처럼 병과 동행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되면서 참여 자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절망감을 느꼈다.

    이 병은 내가 죽을 때까지 평생 가져가야 하는 병이다. 이게 그리 만만하게 볼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병은 몰라 도 이 병은 특히 그런 것 같아요.(참여자 5)

    3) 계속되는 지출에 불안한 미래

    모든 참여자들은 단장증후군을 진단받은 이후 직장 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고, 보험에 포함되지 않는 약, 반복되는 입 ․ 퇴원 으로 병원비의 부담을 많이 느꼈다. ‘언제까지 벌이도 없이 지 금까지 벌어둔 돈으로 계속 살아갈 수 있을지 막막’ 했고, 앞으 로의 치료 계획이라던가 미래에 대한 대비 없이 닥치면 닥치는 대로 병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불안했다.

    지금 뭐 병원비 쓰고, 생활비 쓰고 이렇게 지내다 보니 깐 벌어서 쓸 때 하고는 이게 뭐 천지 차이고, 뭐… 막말로, 뭐 곶간 빼먹듯이... (중략) 이리저리 둘이 이러고 살아도 이런 지출, 저런 지출 다 해보면 한달에 이, 삼백 정도 들어 가는데 병원에 보험 안 되는 약들도 많으니깐… (중략) 이 게 무슨 계획성이 있으면 돈을 어느 정도, 그래 이때까지 만 쓰고 이때부터는 우리 이렇게 이렇게 쓰면 된다. 하지 만, 이거는 기약이 없으니깐... 계획이 안되니깐... 돈을 언 제, 얼마를 써야 되는지 모르니깐... 문득 문득 불안하잖아 요.(참여자 5)

    논 의

    본 연구는 6명의 단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이들의 질병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서술하기 위해 질적 주제 분석방 법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단장증후군은 질병 자체가 생소하 고, 대상자가 많지 않아 질병 발병률에 대한 정확한 통계적 수 치조차 확인되지 않은 희귀 ․ 난치성 질병이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서는 단장증후군 환자의 질병 경험을 심층적으로 파악 한 연구가 없었기 때문에 본 연구는 단장증후군이라는 질병에 대한 이해와 이들의 질병 경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회를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결과, 단장증후군 환자들은 짧아진 장으로 인하여 음 식 섭취 시 섭취한 음식의 90%정도가 소화 및 흡수되지 않고 설사로 배출될 뿐만 아니라, 소장에서 흡수 ․ 배설되어야 하는 영양소가 신장 등의 다른 장기에서 흡수 ․ 배설되면서 발생하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이들은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그 종 류와 양을 억제해야 했다. 또한 먹는 양과 관계없이 매번 음식 을 섭취할 때마다 소화되지 않은 음식이 설사로 배설되거나, 견디기 힘든 복통이 발생하여 이로 인한 부정적인 신체적 증상 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는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질적연구 에서 이들이 복통, 설사 등의 신체적 고통을 반복적으로 경험 하고, 특히 통증과 배변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한 점에서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Yoo, Lee, & Cho, 2013). 염증성 장질환 환자 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질적연구에서도 ‘모든 일상생활이 화 장실 주변에서 계획된다(nothing special just being able to do things without having to plan everything round the toilet)’라고 하여 이들 또한 배변 문제로 인한 신체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었다(Hall, Rubin, Dougall, Hungin, & Neely, 2005). 하지만, 단장증후군 환자들은 물리적으로 소장이 짧기 때문에 섭취한 음식이 거의 소화 ․ 흡수되지 않아 매번 설사 시 마다 몇 번을 씹고 삼켰는지, 확인 할 수 있을 정도의 소화 되지 않은 음식이 배설되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참담함을 경 험한다. 이와 더불어 하루에도 수 차례 반복되는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섞인 설사로 인해 환자 스스로 질병의 심각성을 매번 눈으로 보고 느낀다는 점에서 다른 장 질환과 차이가 있다. 또 한 이들이 경험하는 설사와 복통은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크론병을 포함한 염증성 장질환과는 그 심각성이 차별화 된다. 따라서 단장증후군 환자 간호 시 이들이 경험하는 설사, 복통 등의 단순한 신체적 증상 완화만을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이들의 부정적인 신체 증상을 통해 경험하는 심리적인 절망감을 이해하고, 심리적인 지지를 제공하도록 노 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두 번째로, 본 연구에서 단장증후군 환자들은 1년 4개월에 서 많게는 6년 이상의 기간 동안 단장증후군 환자로 살아가면 서 평균 15.6 kg의 체중 감소를 경험하였다. 또한 모든 참여자 들은 경구 섭취만으로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를 충당하기 어려 워 정맥수액(TPN)을 통한 영양지원에 의존하고 있었고, 이러 한 질병 과정에서 혈류 감염, 탈수, 간 기능 저하, 전해질 이상 등과 같은 합병증에 반복적으로 쉽게 노출되었다. 이는 위암이 나 대장암과 같은 소화기계 암의 경우 수술 후 5~10% 정도의 체중 감소를 보이고(Kiyama et al., 2005), 크론병과 같은 염증 성 장질환 환자의 주요 증상 중 하나가 체중 감소라고 보고 한 연구결과와 유사하다(Kye, 2016;Ye et al., 2010). 하지만, 소화 기계 암의 경우 일정 기간의 치료 후에는 경구 섭취 만으로도 일정 부분, 체중이 회복하는 양상을 보이고(Kim et al., 2017), 크론병의 경우에도 활동기와 휴지기로 질병 활동 시기가 나뉘 어져 휴지기를 오래 유지하면 정상적인 영양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되고 있다(Kye, 2016;Yoo, Lee, & Cho, 2013). 하지만, 단장증후군의 경우 다른 소화기계 질병 과는 달리 섭취량의 10% 정도만이 흡수되기 때문에 경구 섭취 만으로는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 요구량(energy expenditure) 을 충족시킬 수가 없다(Buchman, Scolapio, & Fryer, 2003;Jeejeebhoy, 2002). 이로 인해 정맥수액(TPN)에 의존하지 않 고, 경구 섭취만으로는 감소된 체중 조차도 유지할 수 없으며,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급격한 체중 감 소로 인하여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이미 영양불량 상태에 놓여 있고, 이러한 신체적 이유로 작은 문제도 쉽게 합병증으로 발전 하여 모든 참여자들은 합병증 발생에 대해 예민하고, 불안해하 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단장증후군의 질병 관리를 위해서는 경구 식사 상태 평가와 함께 주기적인 전신 영양상태 평가, 적 절한 정맥수액(TPN) 지원, 정맥수액(TPN) 사용에 따른 각종 전해질/영양소의 부족과 과다에 대한 평가, 합병증 발생 여부 에 대한 평가 등을 포함한 체계적인 개인별 맞춤형 중재 및 의 사, 간호사, 약사, 영양사를 포함한 다학제적 영양집중지원 시 스템이 요구된다.

    세 번째로, 본 연구결과 단장증후군 환자들은 주변에 비슷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터 넷을 비롯한 각종 매체를 통해서도 단장증후군이라는 질병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없어 곤란함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론병과 단장증후군은 모두 희귀 ․ 난치성 질병에 속하지만, 크론병의 경우 국내 10만명 당 30~100명 정 도의 발생 빈도를 보여(Yang, 2002), 이들은 질병에 대한 이해 를 위해 인터넷, 자조모임, 자신의 경험, 의료인의 설명, 전문 서 적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으로 보고되었다(Yoo, Lee, & Cho, 2013). 반면, 단장증후군은 지금까지 정확한 발생 빈도에 대한 통계적 자료조차 없는 실정으로, 국내에 단장증후군 환자를 위 한 자조 모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도 충분한 정보를 얻기 어려워 이들은 주로 의료인을 통해서 정보를 얻거 나 의료인들이 보는 전문 서적, 논문을 통해서만 유일하게 정 보를 얻고 있어 질병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경험 하고 있었다. 따라서 의료인들은 단장증후군 환자들이 갖는 이 러한 어려움에 대해 이해하고, 전문화된 교육을 통해 단장증후 군 환자의 질병 특성과 앞으로의 치료 방안 및 식습관, 생활 습 관을 포함한 질병 관리방법에 대해 충분히 알고, 실생활에서 이 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겠다. 또한 참여자들은 단 장증후군이라는 질병은 아무리 노력해도 완치될 수 없고, 평생 을 생활 습관, 식습관을 관리하며 질병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절망감을 느꼈고, 앞으로의 질병 과정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로 장기적으로 단장증후군을 치료해야 함에 경제적 인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염증성 장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질병 과정을 예측할 수 없 고, 계속되는 재발 때문에 완치에 대한 희망을 가지지 못하였 다.’고 한 연구결과와 유사하다(Mittermaier et al., 2004). 단 장증후군은 아직까지 표준화된 치료법이 없어 보존적인 치료 에만 의존하고 있고, 최근에 단장증후군 환자의 장 적응에 도 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 GLP-2 (glucagon like peptide-2) 약 제의 경우도 1년간 복용하는데 1억 이상의 비용이 들고 최소 6 개월에서 3년 정도는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효과가 있는 것으 로 밝혀서 단장증후군 환자들의 완치에 대한 상실감과 경제적 부담은 더욱 심한 실정이다(Carter et al, 2017;Jeppesen et al, 2012). 따라서 단장증후군 환자들이 갖는 다차원적인(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에 대 한 충분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 또한 이들이 질병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 일상생활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면서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질병에 적응해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모 색이 필요하겠다.

    결 론 및 제 언

    본 연구는 단장증후군 환자의 질병 경험에 대해 심층적이 고,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서술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었 다. 참여자들은 물리적 단장 상황으로 인해 설사, 복통, 식욕 억 제 등의 부정적 신체 증상으로 고통스러워였고, 장기화되는 질병 과정에서 몸은 점점 말라갔고, 이에 따라 정맥수액(TPN) 에 의존했으며, 반복적으로 합병증에 시달렸다. 또한 투병 생 활 가운데 질병에 대한 정보 부족, 완치될 수 없다는 절망감, 계 속되는 지출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단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이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질병에 적응해 가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 하다.

    둘째, 단장증후군 환자의 신체적, 심리적, 사회 ․ 경제적 영역 을 포함한 총체적인 어려움을 경감 시킬 수 있는 다학제적 맞춤 형 중재가 필요하다.

    셋째, 희귀 ․ 난치성 질환인 단장증후군에 대한 정보 제공을 위한 지침 개발 및 이를 통한 개인별맞춤 교육이 필요하다.

    Figures

    Tables

    Characteristics of the Participants

    Essence of Experience, Themes and Sub-the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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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ournal Abbreviation : JKAQR
      Frequency : semiannual (twice a year)
      Doi Prefix : 10.48000/KAQRKR
      Year of Launching :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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