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2019년 12월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ronavirus disease 19, COVID-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팬데믹을 선포하였다[1]. 이로 인해 세계 각국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는 COVID-19의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었다. 국가 차원의 방역 조치는 국가 간 이동을 금지하는 국가 간 봉쇄, 도시 봉쇄, 집합 금지와 같은 사회적 차원과 손씻기, 마스크 착용 및 불필요한 외출 자제와 같은 개인적 차원의 방역으로 시행되었다[2]. 우리나라에서도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가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방역대책으로 권장되었고, 마스크 착용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었다[2].
마스크는 COVID-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의료 분야의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필수적인 개인보호도구로 여겨져 환자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도 일상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중요한 방역지침이 되었다[3]. 마스크 착용은 마스크를 코와 입 주변에 일정 시간 부착하여 얼굴을 가리며, 방역지침과 사회 규범을 따르는 행위이다[3]. 우리나라는 COVID-19 발생 이전에도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어 있어 거부감이 심하지 않았다[2]. 또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이전 일상생활의 마스크 착용빈도를 조사한 연구결과에서도 미국인 평균 5.17점(7점 척도)보다 한국인이 평균 6.71점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마스크 착용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4].
COVID-19 발생 이후에는 마스크 표면의 오염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마스크로 코와 입을 전부 덮어야 하는 올바른 마스크 착용이 강조되었다[3]. 마스크는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만[5],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한 일반인 13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살펴보면, 21.5%가 COVID-19 이전과 비교하여 마스크 착용 후 안구건조증이 더 심해졌고[6], 뺨, 입 주 위, 턱의 피부 온도와 피지가 증가하고 피부발적도 증가하는 등 피부질환을 보고하였다[6,7]. 또한, 영유아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언어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8]. 전문간 호사과정 대학원생의 경우에도 비대면 수업이 지속되고, 실습 시간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기 때문에 같이 공부하는 동기와 서로의 얼굴이 낯설고 친해지기 어려움을 호소하며[9], 대학원 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COVID-19로 인해 2020년 10월 다중이용시설 중심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도입 이후 2023년 1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 사항으로 전환되었고, 입소형 시설, 의료기관, 약국 및 대중교통과 같은 감염취약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지속하는 정책을 발표하였으며 이후 병원급 의료기관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유지하고 있다[10]. 의료진은 개인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업무를 수행 하는데[11], 마스크 착용은 숨쉬기 어렵고 두통 등 여러 신체적 불편감을 유발하며, 마스크 착용 관련 증상이 심할수록 의료진의 삶의 질은 감소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11]. 또한, 8시간 이상 마스크를 착용한 간호사는 짧은 시간 동안 마스크를 착용한 간호사보다 스트레스 수준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12]. 이는 장시간 마스크 착용이 간호사에게 신체적, 심리적 문제를 초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 마스크 착용과 관련된 연구는 정책적인 측면[2,3], 신체적 증상[6,7]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양한 감염병의 출현 등으로 인하여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간호사의 마스크 착용은 지속적으로 요구될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간호사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을 확인하고자 하며 간호사의 마스크 착용 경험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질적연구가 유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까지의 선행연구에서는 간호사의 주관적 경험을 탐색한 연구가 부족하였다. 이에 장기간 마스크 착용에 대한 간호사의 주관적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여 이를 바탕으로 간호사의 마스크 착용에 대한 감염관리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COVID-19 상황에서 간호사의 장기간 마스크 착용 경험과 관련된 의미를 찾고 심층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2. 연구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간호사를 대상으로 COVID-19 상황에서 장기간 마스크 착용 경험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심도 있게 탐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주요 질문은 “COVID-19 상황에서의 장기간 마스크 착용 경험은 어떠한가?”이다.
연 구 방 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상급종합병원 간호사를 대상으로 COVID-19 상황에서 장기간 마스크 착용 경험을 이해하고자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통한 자료수집과 질적내용분석방법을 적용한 연구이다.
2. 연구자의 준비
책임연구자와 공동연구자 3인은 대한질적연구학회 회원이며, 워크샵 및 질적연구세미나에 참여하였고, 질적연구논문을 다수 고찰하며 질적연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또한, 공동연구자 2인은 석사과정생이고, 1인은 석사졸업생이며, 석사과정 동안 간호연구, 간호이론을 이수하였으며 ‘코로나-19 유행상황에서 간호사의 전문간호사과정 대학원 진학경험’ 질적연구 수행 경험이 있다.
3. 연구참여자
본 연구에서는 COVID-19 상황에서 장기간 마스크 착용 경험을 풍부하게 전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 간호사를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으며, 대학원 내 모집안내문을 게시하고 본 연구의 목적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연구참여에 동의 한 자로 하였다. COVID-19 발생 이후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2년 이상 마스크 착용 경험이 있고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대상자로 장기간 마스크 착용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대상자들이었다. 참여자는 총 18명이었고, 17명(94.4%) 이 여성이었다. 참여자의 나이는 평균 34.6±3.95세이었으며 기혼자가 9명(50.0%)이었다. 총 임상 경력은 평균 11.79±4.36 년이었고 10년 이상~15년 미만이 8명(44.4%)으로 가장 많았다. 근무부서는 내과 병동 6명(33.3%), 외과 병동 5명(27.8%), 수술실 3명(16.7%), 중환자실과 외래가 각각 2명(11.1%) 순이었다. COVID-19 감염 유경험자는 16명(88.9%)이었고, 마스크 착용 시간은 평균 10.53±2.02시간이었다(Table 1).
4. 자료수집
본 연구는 2023년 4월 13일부터 4월 27일까지 자료를 수집 하였다. 대상자에게 동의를 받은 후 대학원 내 세미나실에서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 주제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을 이해하는데 효과적인 질적연구 방법인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자료수집방법으로 선택하였고, 그룹의 주제와 관련하여 공통된 특성을 가지고 선택된 6~10 명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여[13] 대상자는 그룹별로 6명씩 배정하여 총 3개의 그룹을 구성하여 면담을 하였다. 그룹면담을 각 1회씩 3인의 연구자가 진행하였으며, 연구자 간의 일관성 확보를 위해 면담 질문은 함께 작성하였고, 질적연구자인 간호학 교수 1인의 자문을 받아 최종 완성하였다. 면담과정은 연구자가 진행하였으며 자기소개를 먼저 시작하고 주제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와 진행절차를 소개하였다. 주요 질문은 ‘COVID-19 상황에서 장기간 마스크 착용 경험은 어떠한가?’ 이며, ‘COVID-19 이전의 병원근무환경에서 마스크 착용 경험은 어떠하였습니까?’, 등으로 추가 질문을 하였다. 보조 질문으로 ‘마스크 착용이 장기화되면서, 간호사로서 느끼는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마스크 착용이 장기화되면서, 간호사로서 느끼는 이로운 점은 무엇입니까?’, ‘장기간 마스크 착용과 관련하여 병원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있습니까?’, ‘2023년 1월 말 부로, 의료기관 등 감염취약시설에서만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간호사로서 느끼는 점은 무엇입니까?’, ‘유행 성 감염병이 지속되어 향후 마스크 착용이 계속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등의 질문을 사용하였다. 그룹별로 면담시간 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까지이었다. 녹음된 자료는 참여자의 언어 그대로 연구자가 필사하였고 반복적으로 들으며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서 완성하였다. 자료의 포화가 이루어져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추가로 진행하지는 않았다.
5.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연구 기관의 임상연구심의위원회의 승인(번호: 2023-0351)을 받은 후 자료수집을 시작하였다. 연구자는 연구의 목적 및 방법을 대상자에게 설명하였고 면담 중간에 언제든지 참여를 중단하거나 거절할 수 있고, 연구자는 연구결과 보고 시에 참여자의 개인적 비밀을 보장하고. 신분이 노출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연구결과 보고 시에 고유명사가 모두 익명처리 됨을 설명하였다. 면담 동안 녹음이 된 면담 내용은 대상자의 익명성과 비밀이 유지되고, 본 연구의 자료로만 사용되고 폐기될 것이라 설명한 후 자발적으로 연구참여에 동의하고 동의서를 작성한 대상자를 대상으로 면담을 시행하였다. 수집된 면담 자료는 노출되지 않도록 교신연구자의 개인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여 저장하였고, 연구 종료 후 수집된 자료는 폐기할 것이다.
6.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는 COVID-19 상황에서 간호사의 장기간 마스크 착용 경험의 주제를 도출하는데 면담자료나 개방형 질문에 응답한 자료를 귀납적 접근을 통해 범주를 개발하는 Hsieh와 Shannon [14]이 제안한 질적내용분석방법을 이용하여 자료 분석하였다.
자료분석과정은 연구자 모두가 참여하였다.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통해 녹음된 면담 자료를 필사하였고, 전체 자료를 파악 하였고 반복해서 들으면서 필사 내용을 확인하였다.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필사 내용 중 의미 있는 단어나 문장을 찾아 표시하면서 의미 있는 진술을 추출하였고 범주화 과정을 거쳐 주제를 도출하였다. 전체 연구자가 3회의 대면 회의와 여러 차례 온라인 회의를 통하여 충분한 논의를 하였고, 의미 있는 진술문을 중심으로 범주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15개의 하위주제를 확인하고 5개의 주제가 도출되었다.
7. 연구의 엄격성
본 연구는 COVID-19 상황에서 간호사의 장기간 마스크 착용 경험에 대한 연구의 엄격성을 확보하기 위해 Lincoln과 Guba [15] 그리고 Sandelowski [16]가 제시한 신뢰성, 전이가능성, 감사가능성, 확인가능성의 질적연구 평가기준을 확인하 였다. 자료의 신뢰성을 위하여 모든 면담 자료는 녹음하였고 녹음된 면담 내용을 연구자가 여러 차례 반복하여 듣고 필사하였다. 면담 자료는 면담일 이후 바로 필사하였고, 명확하지 않거나 보완이 필요한 내용은 포커스그룹 인터뷰 대상자 2인에게 추가 면담을 통하여 확인하였다. 필사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읽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였으며, 연구진 간의 수차례 연구모임을 통해 논의하고 분석하여 분석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였다. 전이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서 부족한 내용은 추가 면담을 시행하여 맥락의 유사성과 다른 맥락 속에서 적용가능성을 확인하였다. 감사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대상자의 선정, 연구자 준비, 자료 수집과정 등을 포함한 질적연구의 전반적인 진행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하였다. 확인가능성 확보를 위해 면담과정 동안 선입견을 배제하고 경청하려고 노력하였다. 자료분석 과정은 풍부한 질적연구의 경험이 있는 간호학 교수 1인에게 연구결과를 검토받아 연구의 질을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연 구 결 과
본 연구는 COVID-19 상황에서 간호사의 장기간 마스크 착용 경험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질적내용분석방법으로 분석 하였고, 연구결과 5개의 주제와 15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주제 모음은 ‘COVID-19와 무관한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 혹은 선택에 따른 경험’, ‘COVID-19 대유행에 따른 KF94 마스크 의무 착용’, ‘의무화된 마스크 착용으 로 인한 삶의 다각적 전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뜻밖의 이득’,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되는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어려움’ 이었다(Table 2).
1. COVID-19와 무관한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 혹은 선택에 따른 경험
이 주제에는 참여자가 COVID-19 유행 이전에 마스크 착용에 대해 근무부서별에 따라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거나 유해한 약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였으며, 마스크 착용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이외에는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필수 착용 부서에서의 당연한 마스크 착용’, ‘근무와 상관없이 스스로 선택이 가능한 마스크 착용’ 2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1) 필수 착용 부서에서의 당연한 마스크 착용
참여자들 중 마스크 필수 착용 부서 간호사는 근무부서의 특성으로 인해 환자를 감염원으로부터 보호하거나 항암제와 같은 고위험 약제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마스크 착용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 마스크 착용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나 불편함을 상대적으로 적게 느끼고 있었다.
저는 수술장 간호사라서 코로나 전에도 마스크는 항상 착용했었는데, 대신에 서지컬(Surgical, 외과용) 마스크를 착용했었어요. 서지컬 마스크를 계속 수술장에서는 (썼죠). 코로나 이전에는 수술실의 수술 로젯(Rosette, 수 술방) 안에 들어갈 때 썼고, 복도를 지나다니거나 식당에 갈 때는 썼던 것을 제거하고 다니고 이런 식으로 했었기 때문에 수술 중에 마스크를 쓰는 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참여자 7)
저는 한 3년 정도 장기 이식 파트에서 일을 했었기 때문에 저도 일반인과 같이 항상 마스크를 착용했었고, 장기 이식을 한 지 얼마 안 되는 분들을 돌볼 때는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했었고 그 외에 오픈 병동에 있는 분들이나(장기이식한 지 오래된) 분들을 볼 때는 꼭 착용해야 하는 건 아니었어요.(참여자 10)
코로나 19 이전에 저희는 (종양내과 병동) 항암하시는 환자분들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다 덴탈 (Dental, 치과용)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근무했었습니다. 간호사들이 항암제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 보호 목적으 로 착용을 했었습니다.(참여자 14)
2) 근무와 상관없이 스스로 선택이 가능한 마스크 착용
참여자들 중 필수 착용 부서가 아님에도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병원 밖에서는 마스크 착용으로 스스로의 만족감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제가 코로나 전에는 심장내과 병동에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석션(Suction, 흡인)하는 환자들이 있을 때 항상 서지컬 마스크를 썼는데, 안 쓰고 석션을 하면 튀고 좀 찝찝해서 마스크를 썼던 것 같습니다. 그 이외에는 한 번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으면 화장이 좀 지워지고 번지고 해서 그 날은 하루 종일 썼던 것 같습니다.(참여자 12)
코로나 전부터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 왔었고 그때는 서지컬 마스크를 착용했었는데 제 성격상 병원 밖에서도 뭔가 남들과 다른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의료진이라는 것을 스스로 멋있게 생각해서 항상 착용을 했었습니다. (참여자 11)
2. COVID-19 대유행에 따른 KF94 마스크 의무 착용
이 주제에서는 참여자들이 COVID-19 유행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법적으로 의무화면서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간호를 수행하면서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고, 근무시간 동안 계속 착용해야 하므로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며 불편감을 경험하였다. 또한, 마스크 공급의 부족으로 인해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병원에서도 마스크 공급 및 교체 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이로 인한 김정적인 소모와 같은 심리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의지와 상관없이 착용해야만 하는 마스크’, ‘돈 이 있어도 살 수 없었던 마스크’ 2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1) 의지와 상관없이 착용해야만 하는 마스크
참여자들은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닌 강요 받고 있다는 생각에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느꼈고, 의료기관 내에서 마스크를 한순간도 벗을 수 없고 근무 시간 내내 KF94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기 때문에 답답함을 경험하였다.
코로나가 터지고 KF94 마스크를 쓰라고 했고, 처음 썼을 때는 TB (Tuberculosis, 결핵) 환자볼 때 쓰는 N95 마스크처럼 답답함이 많이 느껴졌었고 벗으면 안 된다는 강요가 있으니까 더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답답한 부분이 있 었던 것 같아요.(참여자 1)
예전에는 덴탈 마스크를 위주로 썼는데 KF94를 쓰다 보니까 환자 볼 때 답답한 게 너무 심했고, 더운데 (코로나 감염 확산 때문에) 병원 규정이 바뀌면서 KF94를 쓰라고 해서 계속 쓰다 보니 환자 간호할 때는 불편함을 되게 많이 느꼈죠.(참여자 15)
2) 돈이 있어도 살 수 없었던 마스크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갑자기 늘어난 수요에 전국적으로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병원에서도 간호사에게 제공되는 마스크 개수의 제한으로 인해 적절하게 마스크를 교체하지 못하고 간호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감정적인 소모와 부서장에게 반발심을 느끼기도 하였다.
병원도 (마스크가) 부족해서 그때는 일괄적으로 배부를 해주는 상황이셨고 마스크를 수간호사님께서 관리하시면서 출근하면 받아가라 이런 식이었거든요.(참여자 4)
UM (Unit Manager, 수간호사)님이 출근하시면 하나씩 나눠주시고 근무 개수 맞춰서 주셨는데 ‘UM님 저 마스크 좀 주세요’ 얘기하면 ‘저번에 줬잖아요’ 이렇게 말씀 하시면(저는) 상처를 받고 ‘내 돈으로 살까?’ 이런 생각을 했었던 경험이 있었는데, 마스크가 없을 때는 이렇게 받는 거에 관해서 굉장히 감정적으로 간호사들이 알게 모르게 서로 좀 소모가 있었던 것 같아요.(참여자 1)
(코로나 유행) 초반에는(KF94 마스크) 수급이 굉장히 잘되지 않아서 썼던 것을 버리지 못하고 식사 후에도 썼던 걸 다시 착용해야 하면서 사람들이 약간의 반발이 있었어요.(참여자 7)
3. 의무화된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삶의 다각적 전환
본 주제에서는 의무화된 마스크 착용으로 숨이 차거나 두통과 같은 신체적 증상을 경험하였고, 환자 또는 의료진 간 의사 소통의 장애를 느끼고 있었으며 마스크로 얼굴이 가려져 업무를 수행하거나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이에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건강 문제 발생’, ‘의사소통장벽’ 2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1)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건강 문제 발생
간호사의 마스크 착용은 움직임이 많고, 쉬는 시간이 따로 주어지지 않은 근무 환경 내에서 호흡 자체에 직접적인 어려움을 느꼈고, 두통, 안구 건조, 숨 차는 느낌을 받는 등 신체적인 건강문제를 경험하였다.
(근무할 때) 저희는 막 뛰어다니고 앉았다 일어났다 해야 하고 환자를 들었다 놨다 해야 하고 물도 못 마시면서 일하는데 이제 너무 숨이 차고 약간 제 호흡기관도 안 좋아지는 것 같아요.(참여자 8)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다 보니까 머리가 너무 아파요. 귀도 아프긴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숨을 쉬는 것 자체가 이산화탄소를 다시 마시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머리가 너무 아프기도 하고 습기도 많이 차고 찝찝한 느낌이 많은 것 같아요.(참여자 13)
마스크를 쓰면서 계속 말을 하면 습기가 올라와서 눈이 건조한 느낌을 많이 받았고, 환자랑 1시간 정도 길게 상담을 하면 숨이 차요.(참여자 17)
2) 의사소통장벽
참여자들은 의료진 간, 의료진과 환자와의 대화에서 마스크에 가려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데 마스크를 벗을 수 없기 때문에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반복하는 상황이 발생하였고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말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의사소통의 문제를 경험하였다. 또한, 유관 부서 직원들 사이에서도 얼굴을 잘 알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여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환자랑 얘기할 때 말이 잘 안 들리기도 하고 교수님들이 회진 돌 때도 얘기를 하셨는데 마스크 때문에 안 들려서 오류가 있었던 적이 꽤 있었어요. 저는 (환자에게) 교육을 주로 하는데 교육할 때 (환자들이) 잘 못 알아들으셔서 여러 번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답답하기도 하고, 다시 더 크게 말씀해 드리기도 했습니다.(참여자 18)
(병동에서) ‘환자분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하고 물었는데 간호사가 못 알아들어서) 되물으면, 환자가 (대답하면서 마스크를) 내리려고 하면 ‘내리면 안 되세요. 올리시고 (강조하며)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 몇 호실에 누구세 요?’ 이러면 ‘누구누구야’ 이러면서 몇 호실이라고 반복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 (반복해서 되물으면 환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 같고 답답해하시는 것 같아요.(참여자 14)
코로나 시기에 마스크도 마스크인데 여러 가지 만남도 다 제한이 됐었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신규 간호사들이 스텝 선생님들이랑 매일 수술장에서 보지만 마스크를 벗고 만날 일이 없어 의사랑 간호사의 관계도 그렇고, 간호 사와 (수술실의) 타 로젯 간호사들의 얼굴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생기더라고요. 이런 부분이 계속되면 어떨지 그런 생각도 들어요.(참여자 7)
4.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뜻밖의 이득
참여자들이 임상 실무 현장에서 장기간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불편감도 있지만, 반면 호흡기 질환이 감소되거나 간호를 하면서 노출되는 오염원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때로는 화나거나 속상한 부정적인 감정을 감출 수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에 ‘호흡기 질환이 감소됨’과 ‘다양한 오염원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 ‘마스크 안에 불편한 감정을 숨김’, ‘화장으로부터 자유로워짐’ 4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1) 호흡기 질환이 감소됨
참여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비말에 노출되는 간호 행위를 한 후에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에 걸리는 횟수가 줄어 들었고, 황사로 인해 겪었던 호흡기 불편감이 감소됨을 경험하였다.
기침이나 가래 이런 URI (Upper respiratory infection, 상기도감염) symptom (증상)이 훨씬 없어졌어요. 석션을 했을 때 꼭 그 뒤에 감기에 걸렸었거든요. 거의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마스크를 끼고 살다 보니까 정말 그런(호흡 기 감염) 거에서 방어가 되게 잘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은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시기가 왔는데도 저는 마스크 쓰는 게 더 편해서 아직까지 쓰고 있거든요.(참여자 11)
봄이어서 황사가 심하잖아요. 예전에는 사실 KF94를 안 쓰고 덴탈을 써서 별로 효과가 없었는데 이 KF94를 쓰니까 황사가 있을 때 호흡기에도 도움이 돼서 좋은 것 같고...(참여자 15)
2) 다양한 오염원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
임상 실무 현장에서는 다양한 오염원이 존재하지만 환자와의 라포나 간호 처치 당시의 움직임,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오염원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환자 처치할 때 오물이나 이런 걸 치울 때는 냄새도 나는데 예전에는 마스크를 항상 쓰고 있지는 않으니까 (병실에) 들어갔다가 마스크를 쓰러 나가기가 죄송해서 냄새 나는 상태로 간호행위를 했는데 지금은 마스크가 있으니까 그런 부분은 (마스크를 쓰러 나가지 않아도 되니) 조금 편한 것 같아요. 냄새나 이런 게 차단이 되기도 하고요.(참 여자 18)
(주사 바늘 삽입을 위해) 토니켓(Tourniquet, 압박대) 을 묶었다 풀 때 유난히 각질이 많이 날리는 환자분들이 있어요. 각질이 풀풀 날리는 상황에서 제가 마스크를 안 쓰고 있다면, 병동에서도 그렇잖아요. 이렇게 체위 변경 할 때 그런 거(각질)를 흡입하지 않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말씀을 엄청 침 튀기면서 하시는 분들한테서 저를 보호할 수 있어요.(참여자 16)
3) 마스크 안에 불편한 감정을 숨김
참여자들은 마스크 착용으로 코와 입술을 포함한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릴 수 있어서 불편한 감정을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고 적절하게 응대할 수 있었다고 느끼고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제 표정을 숨기기 위해 마스크를 낀 적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제 이걸 계속 쓰면서 표정을 많이 숨길 때도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타 부서랑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속에서 천불이 날 때(모두 웃음), 얼굴 표정이 다 드러나는데 그래도 눈까지만 보이니까 사실은 크게 티가 나지 않는대요(웃음).(참여자 13)
4) 화장으로부터 자유로워짐
참여자들은 평소 근무를 하면서 화장을 하고 외모에 대해 신경을 쓰고 준비하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출근 준비를 할 때 화장에 소요되는 시간 감소를 경험 하였다.
신규 간호사 때는 좀 안색이 안 좋아 보이니까 립스틱 같은 것을 바르라고 수간호사님께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외적인 치장 같은) 흥미에 관한 게 좀 덜해진 것 같아 서 좀 좋아졌다고 느꼈습니다.(참여자 10)
화장을 많이 안 해도 되요.(참여자 13)
5.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되는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어려움
장기간 지속되었던 COVID-19 팬데믹 상황이 안정추세에 접어들면서, 정책적인 면에서도 변화가 시작되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지만 대형병원은 환자가 밀집해있고 감염 취약시설에 속하기 때문에 착용 의무가 지속되어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COVID-19 팬데믹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지속되는 병원 근무환경에서 환자나 보호자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경험하였고, COVID-19 환자와 일반 환자를 동시에 간호하면서 업무의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또한, 지속적인 마스크 착용이 요구되면서 휴식공간과 표준화된 마스크 착용지침 등이 필요함을 호소하였다. 하지만 의료인으로서 감염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 또한 느끼고 있었다. 이에 ‘병원에서 일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나’, ‘마스크 착용 유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환 자/보호자를 통제하기 어려움’, ‘마스크를 안전하게 벗을 수 있는 공간 부재’, ‘잦은 마스크 교체가 필요한 코로나/일반 환자 동시 간호’, ‘의료인으로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책임감’ 의 5개의 하위주제로 도출되었다.
1) 병원에서 일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나
참여자들은 마스크 착용 정책이 의무에서 권고로 바뀐 이후에도 마스크 착용을 지속해야 하는 병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근무시간 동안 스스로 마스크 착용 유무를 선택할 수 없었다. 또한, 공공장소와 대중교통 이용 시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 원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로 인해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혹은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감염되는 일이 생길까 불안한 마음을 느끼면서 마스크 착용을 지속하고 있었다.
제가 (병원에서는) 환자를 (돌)보고 집에서는 애들을 보고 그러다 보니까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마스크를) 쓰는 것 같더라고요. 내가 어디 어디 가서 혹시라도 (코로나 에) 걸려오면 환자든 애들한테든 전파시키지 않을까 이런 불안감이 아직 있는 것 같아서, 그래서 아직도 어딜 가든 (마스크를) 쓰는 게 습관이 되는 것 같아요.(참여자 2)
저희는 다 병원에서 근무를 하잖아요. 하루에 대부분이 병원에 있는 시간이니까 어차피 저희는 (마스크를) 껴야 되고.(참여자 17)
저는 대중교통(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 정책을) 완화 하기 시작할 때 영화관이나 사람이 많이 밀집된 공간에서 도 (마스크를) 안 써도 되지만 (저 혼자) 쓰고, 사람 많은 식당 같은 곳은 (방문을) 좀 피하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들이 곳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더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식당의 청결도에도 더 민감해지고, 제가 그렇게 변화됐던 것 같아요.(참여자 6)
(의료기관과 대중교통만 마스크 착용 의무를 지속하고 나머지는 해제가 됐을 때) 크게 체감되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저희는 다 병원에서 근무를 하잖아요.(참여자 17)
2) 마스크 착용 유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 보호자를 통제하기 어려움
참여자들이 병원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있는 장소이지만 병원 밖에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던 환자와 보호자에게 병원 내 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계속해야 한다고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환자분들은 밖에서는 자유롭게 (마스크 벗고) 계시던 분들인데 병원에 오면 통제를 당해야 하잖아요.(환자들이) 자유롭게 (마스크를) 안 쓰고 (병동 복도에) 나오시는 분들이 점점 더 많아지거든요. 근데 저희는 그걸(못하게) 계속 통제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이 일하면서 조금 어려웠던 것 같아요.(참여자 6)
3) 마스크를 안전하게 벗을 수 있는 공간 부재
참여자들은 병원 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였을 때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실이 확인될 경우, 감염 관리지침에 따라 근무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므로 마스크를 벗는 것이 임상 실무 현장에서는 허용되지 않아서 안전하게 마스크를 벗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없어 불편을 경험하였다. 또한, 마스크 착용을 지속하면서 오염된 마스크에 대한 정의와 교체 기준에 대한 의문을 가졌고, 명확하지 않은 근거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KF94 마스크가 아닌) 덴탈(마스크)로 바꿀 수 있다거나, 아직까지 저희가 먹는 것도 (간호사) 스테이션에서는 허락되지 않아서 무조건 (폐쇄 공간에) 들어가야만 먹을 수 있는데 솔직히 들어갈 시간이 없으니까 못 먹고 일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잠시 마스크 내리고 스테이션에서 물이라도 먹게 해줬으면 좋겠어요.(참여자 14)
마스크 바깥 면을 만지지 말라고 하잖아요. 근데 사실 하나로 계속 쓰게 되면 안 만질 수가 없거든요. 그거에 대해서 이런 건 좀 괜찮다는 에비던스(Evidence, 근거)를, 병원에서 사람들이 뭔가 안심할 수 있게 에비던스를 주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참여자 9)
환자를 돌볼 때에는 저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마스크를) 쓸 수는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데스크(간호 사실)에 간호사가 (환자랑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좀 벗게, 저희도 좀 숨을 쉬게 병원에서 그런 규정을 바꿔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참여자 15)
4) 잦은 마스크 교체가 필요한 코로나/ 일반 환자 동시 간호
COVID-19 엔데믹 상황 이후 코로나 전담 병동이 축소되면서 참여자들은 일반 병동에서 COVID-19 환자를 함께 간호하게 되었고, 4종 보호구 착용이 필수이기 때문에 KF94 마스크에 서 N95 마스크로 교체가 필요했으며 시간대별 행위에 따라 잦은 마스크 교체와 4종 보호구 착탈로 인해 업무 부담을 경험하였다.
코로나 확진자를 위한 두 병상을 추가로 만들면서 조금 더 엄격하게(KF94에서 N95로) 마스크를 교환하고(격리 병실에) 들어가고 나올 때는 착용했던 것을 벗고 이런 식으로 하다 보니까 좀 번거로움이 많더라고요…(중략)… 저 같은 경우는 일반 환자도 봐야 하고 코로나 환자도 같이 봐야 하니까 계속 마스크를 바꿔가며 벗었다 썼다 이게 굉장히 번거롭고 불편했었어요.(참여자 2)
병동에서 코로나 환자랑(코로나가 아닌) 다른 환자도 같이 보게 됐었는데 코로나 환자가 중증도가 높으면 계속 손이 가고 약을 많이 투약해야 하고(격리 병실에) 왔다 갔다를 많이 해야 하는데... 그러면서 업무 로딩이 있고(격리 병실에 들어갈 때는 N95) 마스크를 썼다가(병실에서) 나 올 때 벗어야 하니까 그런 번거로움이 좀 많이 있었습니다.(참여자 3)
5) 의료인으로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책임감
참여자들은 마스크 착용 자체가 주는 불편함이 있더라도 의료인으로서 환자를 감염시키는 감염원이 되지 않고, 환자에게 마스크를 모범적으로 착용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끼고 있었다.
코로나뿐만 아니라 다른 감염병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 으니까 암담하지만, 저희를 보호하고 또 환자들한테도 그렇고, (마스크를) 써야 하고 앞으로는 벗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해요. (불편감을 감수하고서라도) 저희가 병 원에 있는 동안에는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참여자 16)
의료진이기 때문에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는 그런 책임감, 의무감, 그게 주어지는 것 같아요.(참여자 13)
논 의
본 연구는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COVID-19 상황에서 장기간 마스크 착용 경험에 대한 간호사의 주관적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한 질적연구이다.
COVID-19 유행 이전 근무부서에 따라 수술실 간호사는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하였고, 종양내과 병동에서는 항암제 노출을 피하고 안전한 투약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였지만[17] 마스크 착용은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였다. 이 외의 부서에서나 병원 밖에서는 개인의 선호도에 따른 내용으로 첫번째 주제인 ‘COVID-19와 무관한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 혹은 선택에 따른 경험’이 도출되었고, ‘필수 착용 부서에서의 당연한 마스크 착용’, ‘근무와 상관없이 스스로 선택이 가능한 마스크 착용’으로 2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결과를 통하여 근무부서의 특성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는 데에는 거부감이나 불편감이 많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COVID-19 발생 이전 일상생활에서는 마스크 착용은 필요에 따라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하였고[5], 미세먼지의 농도에 따라 마스크를 선택적으로 착용하여[2]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선호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COVID-19가 발생하면서 대유행으로 인해 식품의 약품안전처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 예방을 위해 ‘KF94’, ‘KF99’ 등급 마스크를 사용하도록 권고하였고[18], 마스크 착 용은 의료인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중요한 방역지침이 되어[3]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한 내용으로 두번째 주제인 ‘COVID-19 대유행에 따른 KF94 마스크 의무 착용’이 도출되었고, ‘의지와 상관없이 착용해야만 하는 마스크’, ‘돈이 있어도 살 수 없었던 마스크’로 2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되었다. 또한, COVID-19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마스크 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였으나 마스크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마스크 가격은 폭등하였고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대형 마트나 약국에서 긴 줄을 서는 등 ‘마스크 대란’이 발생하였다[2]. 의료기관인 병원에서도 근무 시작할 때 수간호사에게 마스크를 배부받거나 재사용해야 하는 마스크 사용의 어려움을 경험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마스크 부족 상황은 국외에서도 수술용 마스크, 천 마스크 등 표준 이하의 마스크를 사용하거나 장기간 또는 재사용하기도 하여 유사하였다[19,20]. 이후 마스크 공급이 안정화 되면서 병원에서도 직원을 위한 마스크를 제 작하여 배포하기도 하였다.
세번째 주제인 ‘의무화된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삶의 다각적 전환’에서는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건강 문제 발생’, ‘의사 소통장벽’으로 2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일반인 1,243명 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60%가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불편감을 느꼈고, 숨쉬기 어려움과 귀 주위 통증을 가장 많이 호소하였으며 이외에도 두통, 입 주변에 과도한 발한을 포함한 피부 불편감, 눈 건조 증상 등이 나타났다[21].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입 주위 과도한 발한과 숨쉬기 어려움 등을 포함 한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였다[11]. 이러한 불편감은 마스크 착용의 순응도를 저하시키고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을 증가시키며[22], 잘 맞지 않는 마스크의 장시간 착용은 업무 수행능력에 도 영향을 줄 수 있다[23]. 따라서, 충분한 수분 공급, 취침 시 순한 보습 크림 사용, 세안을 자주 하여 장시간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고[11], 근무 시간에는 마스크를 벗고 휴식할 수 있는 시간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마스크 착용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부족을 초래하여 사람들은 불안과 같은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고, 특히,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입술을 읽는 것에 의존하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면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24]. 이에 마스크의 일부를 투명하게 하여 표정이나 언어의 전 달이 용이하게 하는 마스크가 개발되었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의사전달이 어려워 인간 관계의 거리감을 멀게 만든다고도 하였다[5]. 본 연구결과에서도 관련 부서의 직원을 잘 알아보지 못하거나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업무에 방해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이에 의사소통 할 때 천천히 말을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문제와 관련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으로 이에 대한 반복 연구가 필요하다.
네번째 주제인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뜻밖의 이득’에서는 ‘호흡기 질환이 감소됨’, ‘다양한 오염원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 ‘마스크 안에 불편한 감정을 숨김’, ‘화장으로부터 자유로워짐’으로 4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COVID-19 의 유행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적극적인 마스크 착용으로 인플루엔자 의사(Influenza Like Illness, ILI) 환자가 급격히 감소하였고 인플루엔자 및 호흡기바이러스 감염증 병원체 감시로 수집되는 호흡기 환자 검체도 매우 감소하였음이 보고 되어[25] 호흡기 질환이 감소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COVID-19 발생 이전에는 환자의 체액이나 분비물이 튈 가능 성이 있음에도 공기매개질환에서만 마스크를 착용하였으며, 표준주의에서 간호사의 마스크 착용 지식이 낮게 나타났다 [26]. 그러나, COVID-19 유행으로 인하여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감염원 노출이 감소되었고, 구강간호나 배설간호와 같은 기본간호를 수행할 때에도 오염원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추후 의료기관 마스크 착용의무가 해제되어도 간호를 수행하면서 감염원이나 오염원으로부터 노출을 막기 위한 마스크 착용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COVID-19 상황 에서 20대를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유형을 조사한 연구에서 화 장을 하지 않거나 얼굴이 초췌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여 얼굴을 가리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와[5] 유사하였다. 마스크 착용은 얼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표정을 읽기 어렵게 하기도 하여[5] 마스크 착용으로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고, 화장을 하지 않고 얼굴을 가릴 수 있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함을 알 수 있었다.
다섯번째 주제인 ‘팬데믹 이후에도 지속되는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어려움’에서는 ‘병원에서 일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나’, ‘마스크 착용 유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환자 /보호자를 통제하기 어려움’, ‘마스크를 안전하게 벗을 수 있는 공간 부재’, ‘잦은 마스크 교체가 필요한 코로나/일반 환자 동시 간호’, ‘의료인으로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책임감’으로 5개의 하위주제가 도출되었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고 있고[10], 이외의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어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나 보호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례가 있어 착용을 권고하면서 마찰이 생기기도 하였다. 이에 의료기관에서의 마스크 착용 유지에 대한 포스터 게시 등을 통하여 환자와 보호자에게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간호사는 COVID-19 팬데믹 동안 환자를 돌보면서 보호구 착탈의 과정 중 오염에 대한 불안, 본인을 통해 가족들에게 전파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가족과 거리 두기를 하며 스스로 엄격히 자신의 일상을 제한하였다 [27]. 팬데믹이 지난 상황이지만 간호사는 가족과 환자를 보호하고자 감염의 우려로 병원 밖에서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본 연구대상자인 상급종합병원 간호사의 평균 마스크 착용 시간은 평균 10.53±2.02시간으로 최소 8시간에서 최대 15시간까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한 일반인 13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대상자의 66.7%가 일 평균 5시간 이상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나타나[6] 본 연구에 참여한 간호사는 일반인보다 마스크 착용을 오랫동안 하고 있고, 근무시간 이후에도 마스크 착용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장시간 마스크 착용은 간호사의 스트레스를 초래하고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11,12]. 마스크 착용은 환자와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이지만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불편감을 줄이기 위해 안전한 환경에서 휴식 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등의 근무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28]. 또한, 업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23], 마스크 교체 간격을 포함한 마스크 착용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
COVID-19 팬데믹 기간 동안 COVID-19 중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는 개인보호구 착용으로 인해 감각이 둔해지고 간호 행위에 소요되는 시간이 증가하며 체력소모를 경험하면서도 [29], 최전선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환자간호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27]. 본 연구결과를 통해 COVID-19 발생이 감소하면서 일반 병동에서 일반 환자와 COVID-19 확진자를 동시에 간호하게 되면서 마스크를 포함한 개인보호구의 착탈의가 반복되면서 일반 병동 간호사의 신체적, 심리적 업무부담이 증가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인력 지원이나 담당 환자 수 조정 등을 통해 지원이 고려되어야 한다.
본 연구를 통하여 간호사는 장기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지만 의료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간호를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마스크 착용이 지속적으로 요구되는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의 불편 감을 완화시키기 위해 휴식 공간, 마스크 착용 지침 등을 포함한 조직적,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장기간 마스크 착용이 요구되는 의료진을 위해 신체적 불편감을 줄이기 위한 편안하고 통기성이 좋으며 안전한 마스크 개발이 필요하다[21].
결 론 및 제 언
본 연구결과를 통하여 COVID-19 상황에서 간호사의 장기간 마스크 착용 경험에 대한 주관적인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 하였다. COVID-19 대유행에 따른 KF94 마스크 의무 착용으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변화를 경험하였고 반면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이점도 느꼈으며 팬데믹 이후에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지만 의료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간호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에 장기간 마스크 착용이 요구되는 간호사의 신체적, 심리적 불편감 완화를 위한 휴식시간 및 공간 마련 등을 포함한 조직적, 국가 차원의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간호사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문제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으로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반복 연구와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주제를 바탕으로 주요한 변수 간의 상관관계 등을 탐색하는 양적연구를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