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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2508-2116(Print)
ISSN : 2713-7015(Online)
Journal of Korean Association for Qualitative Research Vol.9 No.2 pp.104-121
DOI : https://doi.org/10.48000/KAQRKR.2024.9.104

Experiences of Male Nursing Students in Women's Health Nursing Practicum: A Mixed-Methods Study Using Photovoice

Na Won An1, Na Kyoung Lee2
1Senior Researcher, Ulsan Public Health Policy Institute, Ulsan, Korea
2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Nursing, College of Cheongam, Suncheon, Korea

- 본 연구는 대한질적연구학회의 재원으로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Korean Association for Qualitative Research Research Grant


Corresponding author: Lee, Na Kyounghttps://orcid.org/0000-0002-2286-6281 Department of Nursing, College of Cheongam, 1641 Noksaek-ro, Suncheon 57997, Korea. Tel: +82-61-740-7214, Fax: +82-61-740-7180, E-mail: dhlqndls0@naver.com
June 4, 2024 ; June 28, 2024 ; July 2, 2024

Abstract

Purpose:

The study aim was to explore the meaning of male nursing students’ experiences in women’s health nursing practicum through photovoice and focus group interviews. Ways to improve the conditions and quality of practicum education for women’s health nurses were explored.


Methods:

The participants were eight senior male nursing students who had completed a women’s health nursing practicum. They captured topic-specific photos depicting their experiences in a women’s health nursing practicum through the photovoice method and conducted focus group interviews using the PHOTO strategy to explore the meanings behind the photos. The final data were analyzed using a content analysis.


Results:

The male nursing students’ experiences in the women’s health nursing practicum produced five themes: “The untraveled Way.”, “Role conflicts amid indifference.”, “Opportunities that never come.”, “Unable to overcome gender barrier.”, and “The time of perseverance and hope.”, These five themes were accompanied by 13 sub-themes.


Conclusion:

Though initially apprehensive, the study participants engaged in women’s health nursing practices with excitement and anticipation. Despite experiencing discrimination and role conflict due to gender differences, they discovered opportunities for growth through a simulation practicum. Anticipating personal development from their experiences, they desired a future in which male nurses would be recognized solely as nurses, without gender distinctions. Efforts are required to enhance awareness and organizational culture and prevent discrimination based on gender differences. Comprehensive endeavors are necessary for enhancing the quality of clinical practice education by developing and validating women’s health nursing practicum programs covering diverse topics.



남자 간호대학생의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경험: 포토보이스를 활용한 혼합연구

안 나 원1, 이 나 경2
1울산광역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책임연구원
2청암대학교 간호학과 조교수

초록


    서 론

    1. 연구의 필요성

    1962년 이후 남자간호사가 처음 배출된 지 61년 만인 2023년 남자간호사는 3만 명을 넘어서게 되고, 2004년에 1.1%에 불과했던 국가시험에서 남자가 차지하던 비율이 2024년에는 17.2%에 이르렀다[1]. 이러한 현상은 현대사회에서 직업 선택에 있어서 남녀의 차이가 줄어들며, 기존의 성 고정관념을 벗어나 간호 전문직이라는 인식이 확대된 사회적 상황 속에, 심각한 취업난 중에도 전문직으로서 취업이 용이하다는 점과 간호 업무 내에서의 남성 역할 요구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2].

    이러한 남자간호사의 증가는 COVID-19 이후 더욱 심각해진 간호사 부족 문제에서 간호인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3].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 남자간호사들은 여전히 남아있는 남 ‧ 여에 대한 사회적 성 역할 구분이나 여성 중심의 직업군이라는 간호사에 대한 전통적 고정관념으로 인하여 직업 선택에 좌절을 경험하고, 여성 비율이 높은 간호 대학교와 직장에서의 관계 형성 및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며 실무현장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4,5]. 우리나라에서도 간호사는 전통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에 영향을 받는 직업군으로서, 소수에 속하는 남자간호사나 간호대학생은 경험의 질과 무관하게 성별 자체가 핸디캡이 될 수 있어, 그들의 적응을 돕고,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 환경 개선 및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6]. 남 자간호사는 여자 환자와의 신체적 접촉 시에 불안감을 느끼며 [5], 성 고정관념이 증가할수록 전공 만족도와 셀프리더십이 낮아지고, 이로 인해 심리적 위축과 긴장을 경험하게 된다[7]. 이러한 문제는 간호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이어져 남자간호사들은 임상에서 대상자로부터 간호행위를 거부당하고, 그러한 거부 경험들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현장 적응을 방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5,8]. 이에 따라 남자간호사의 적응을 돕고 향후 우수한 간호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애로 사항을 이해하고, 학습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 간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임상 현장에 대한 준비를 위한 교육 과정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간호학 분야 가운데 여성건강간호학은 여성의 전 연령 과정에서 생애주기별 여성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인간으로서의 여성과 가족 중심의 간호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9]. 최근 환자의 인권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인해 여성건강간호학 임상실습에서 제한이 커졌으며, COVID-19 이후에는 감염에 취약한 대상자의 특성상 외부인 출입 통제로 인해 분만실이나 산과 병동의 임상실습이 전면 중단되는 위기 상황도 발생하였다[10]. 남자간호사나 남자 간호 대학생들은, 간호대학생에 대한 참관 허용 관련하여 산부인과 병동 등에 배치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어렵게 해당 부서에 배 치가 되더라도 기관 내 규정에 따라 여성 환자에게 제공하는 간호 수행과 관찰의 제한을 받게 되어 집담회 준비나 이론에서 배운 내용을 실습에서 적용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11-13].

    이처럼 여성건강간호학 교육 현장에서는 남자 간호대학생들이 여성건강 분야의 특성화된 질환이나 분만 보조 및 부인과 병태생리를 간호해 볼 수 있는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시뮬레이션 교육의 경우, 임상 현장에 비하여 몰입감이 떨어지거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등의 단점이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한 팀 기반 학습 진행은 의사소통 및 대인관계 능력 향상 등 임상 수행능력과 간호역량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14]. 따라서 임상실습과 시뮬레이션 수업을 병행하는 것은 현재의 여성건강간호학이 맞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여겨진다. 최근 간호교육평가 인증 기준에서도 임상실습 이수 학점 중 최대 6학점까지는 시뮬레이션 실습으로 대체가 가능함을 제시하고 있어,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교육의 폭이 확장됨을 알 수 있다[14,15]. 남자 간호대학생의 임상실습과 관련된 선행연구는 임상실습 경험 전반이나 적응과 관련된 내용[16,17], 남자 간호대학생의 임상실습 시의 성역할 갈등 경험[13]이나 임상실습 스트레스와 대처 경험[18] 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여성건강간호학 실습과 관련한 선행연구는 임상실습 경험의 의미를 확인하는 연구[19]와 시뮬레이션 실습 군과 임상실습 군의 실습 만족도, 실습 스트레스, 임상 수행 능력 차이를 비교한 연구[14] 등이 있으나 임상실습과 시뮬레이션 실습을 동시에 진행한 상황에서 남자 간호대학생의 경험을 파악하는 연구는 확인되지 않았다.

    남자 간호대학생이 경험하는 실습 과정에서의 차별과 소수자로서의 불이익 및 불평등한 기회는 여성건강간호학의 실습 교육의 학습 목표 달성에도 저해가 될 수 있어 중요한 문제이며 [18], 실제 당사자인 남자 간호대학생이 참여자의 관점에서 다른 이들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그들의 요구를 확인하는 것은 여성건강간호학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 다[20]. 참여적 행동 연구의 한 종류인 포토보이스는 참여자가 연구 과정에 능동적으로 개입하여 자유롭고 논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며, 공동체에서 소외된 주변인의 전달되지 않는 목소리(voice)를 사진 이미지를 통해 묘사하여 그들의 경험과 관점을 부각시키고, 그 과정을 통해 성찰을 바탕으로 주제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와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이다 [21]. 포토보이스 연구의 실행과정은 연구자에 따라 다양하게 채택하여 진행할 수 있다는 융통성을 가지며 특수 목적이나 지역사회 등 다양한 맥락에 따라 자유롭게 변경 가능하며, 단독 또는 다른 연구방법론과 함께 혼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이 있다[21,22]. 국내 간호학 분야에서는 아동비만[23], 간호대학생의 스트레스 관련 연구[24], 청소년의 비(非) 자살적 자해 경험[25], 성폭력 피해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26] 등이 진행 되었으며 타 질적연구에 비해 아직은 연구가 많지 않아 다양한 영역과 대상으로의 확대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와는 달리 심층적인 감정을 중심으로 보여줄 수 있는 포토보이스 방법을 활용하여 집단 내에서 소수 성별에 해당하는 남자 간호대학생이 가지는 여성건강 간호학 실습에서의 경험과 그 의미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실습 환경 및 학습 과정에 대한 문제해결의 과정에 참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2. 연구목적

    본 연구는 포토보이스 방법과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통해 남자 간호대학생의 여성건강간호학 임상 및 시뮬레이션 실습 경험의 의미와 중요성을 탐색하기 위한 연구이다. 남자 간호대학생의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파악하고, 차후 실습 환경 개선 및 학습성과 향상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 구 방 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남자 간호대학생의 여성건강간호학 임상 및 시뮬레이션 실습에 대한 주관적인 경험을 파악하기 위하여 포토보이스 방법과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적용한 질적연구이다. 연구의 진행 절차는 Latz (2017)의 8단계에 따라 연구를 진행하였다[21]. 각 단계는 파악, 모집, 교육, 기록, 서술, 관념화, 발표, 확증으로 구성된다(Figure 1).

    2. 연구 배경

    연구가 적용되는 여성건강간호학 교과목의 임상 및 시뮬레이션 실습은 연구자가 소속된 C대학 간호학과의 4학년 1학기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교과목에서 진행되는 실습을 의미한다. 해당 학생들은 총 2주간 S시 소재 여성병원 2곳에서 임상실습에 참여하였으며 원래는 분만실과 병동에 각 1주씩 배정받고 실습을 진행하게 되지만 남자 간호대학생들은 실습병원의 환자 보호 정책 및 요청에 따라 여학생과는 달리 분만실 실습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2주 모두 병동으로 배정받았다. 임상실습 시간 중 9시간은 고충실 시뮬레이터(high fidelity simulator)인 SimMom (377-03050w, Laerdal Medical, Norway)을 이 용하여 유도분만, 산후출혈, 조기 진통의 시나리오 기반 시뮬레이션 실습에 참여하였다. 시뮬레이션 실습 과정은 4명씩 1개 조로 구성하고 조별로 배정된 시나리오에 대해 사전학습을 진행하고 시뮬레이션 실습, 성찰일지 작성 및 디브리핑을 시행하였다.

    3. 연구대상

    일반적으로 포토보이스 방법은 참여적 행동 연구의 한 형태로 의도적 표본 수집(purposive sampling)을 통해, 약 7명에서 10명의 참여하는 것이 적당하다[27]. 의도적 표본 수집은 연구자의 판단하에 가장 대표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관찰 단위로 추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의 내밀한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정도라고 연구자가 판단하여 동일한 형태의 여성건강간호학 교과목 실습 경험을 공유하였으며, 신뢰 관계가 형성된 남학생들을 의도 표집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C간호대학에서 2023학년도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 참여하는 4학년 남학생 중 목적과 방법, 절차 및 주의 사항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연구주제와 관련된 사진 촬영 및 사진 제공 가능 여부를 확인한 후 자발적으로 참여에 동의한 8명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4. 자료수집

    본격적인 자료수집 전에 연구자는 참여자들에게 여성건강 간호학 실습에서의 의미의 원활한 도출과 효과적인 사진 촬영을 위해 제공되는 프롬프트(prompts; 단서)를 제공하기 위하여 별도의 사전 안내 교육을 2023년 5월 19일 오후 공강시간을 활용하여 2시간 가량 학교 내 세미나실에서 시행하였다. 사전 안내 교육 시, 포토보이스 방법의 특징과 연구주제 등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였고, 윤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진 촬영의 제한 조항 등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연구 주제와 관련된 세부 질문의 구체적인 내용은 ‘남자 간호대학생으로서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경험은 OOO이다?’,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서 나를 가장 즐겁게 했던 것은?’과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서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이며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연구참여자는 관련한 내용이나 주제어를 선정하고, 사진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논의한 후, 개별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특히, 병원 환경 내 인권 보호를 위한 사진 촬영의 제한 등을 안내하였고,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공개된 사진을 활용할 수 있음을 고지하여,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덧붙였다. 또한 사진이나 작성문에 대하여 개별 피드백을 제공하여 어려움이 없도록 지속적인 참여자 관리를 시행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수집기간은 2023년 5월 20일부터 6월 20일까지였다. 연구참여자들은 일상활동을 하면서 자유롭게 해당 주제에 대하여 사진 촬영을 하고, 그에 따른 본인의 생각이나 느낌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진을 3장씩 선정하여, 이메일이나 문자로 전송하도록 하였다. 사진을 잘 찍는 것보다 사진에 담긴 의미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하도록 하고, 사진 전송 시에는 각각의 사진에 대한 제목, 선정 이유, 본인의 생각이나 느낌을 함께 작성하여 보내도록 하였다. 자료수집이 완료된 후 1주일 간 격으로 2회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FGI)를 시행하였으며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었다. 인터뷰 내용은 연구자가 참여자 전원에게 사전에 녹음 동의를 받은 뒤, 크롬북을 이용하여 녹음하였다. 책임연구자는 인터뷰 전반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참여자의 답변을 유도 하였으며, 공동 연구자가 FGI에 함께 참여하여 인터뷰에 대한 메모 작성과 추가 질문 등을 진행하여 과정이 유연하게 진행되도록 하였다. 인터뷰 장소는 연구참여자들에게 익숙한 환경(세미나실)에서 진행하고 간단한 다과를 제공하여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 후 제출한 사진과 의미에 대한 공유의 시간을 가지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원활한 인터뷰 진행을 위해서 연구참여자가 제출한 사진은 각각의 번호를 부여하여 논의 시 혼란이 없도록 하였으며, 사전에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서 사진 공개 및 논의를 원하지 않는 사진이 있는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질문하였다. 그 결과 공개를 원하지 않는 사진이나 내용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는 총 2회 시행되었으며, 1회기는 주제에 대한 담화를 자유롭게 나누었으며, 2회기에는 세부적인 사진에 대한 감정을 참여자들과 함께 공유하고 성찰하는 내용으로 구성하여 운영하였다. 각각의 주제에 대한 논의 및 포토보이스의 목적을 충분히 이끌어내기 위한 면담의 질문 기법은 PHOTO 전략[28]을 이용하였다. PHOTO 전략을 이용한 질문은 (a) 이 사진을 설명해 보세요. (b) 사진과 관련해서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요? (c) 왜 이 사진을 찍었나요? (d) 이 사진이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나요? (e) 이 사진이 어떻게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환경 및 교육을 개선시키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이다 [28]. 질문기법을 적용하는 방법은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적용하고, 개인적인 내용이 포함된 민감한 질문에 대하여 3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개별 면담을 추가로 실시하였다.

    자료의 포화는 동일한 내용의 주제가 각 참여자에게 2회 이상 도출되었을 때로 보고, 내용이 반복되어 제출된 경우 차이점에 대한 부분을 참여자에게 연락하여 중복 여부를 확인한 뒤 자료수집을 종료하였다. 필사는 네이버 클로바 앱을 이용하여 녹음파일을 즉각 변환한 것을 책임연구자가 반복하여 듣고 그 의미를 확인하면서 다시 필사를 정리하였고, 이후 공동 연구자가 다시 녹음본을 듣고 책임연구자의 필사본을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정리하였다.

    5. 연구자의 준비

    본 연구팀 2인은 대학원에서 질적연구방법론을 이수하였으며, 포토보이스 연구 세미나에 참석하였다. 또한 포토보이스 관련 문헌 고찰을 통해 연구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자 노력하였다. 연구팀은 여러 차례 질적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으며, 지속적으로 질적연구 수행을 위한 연수나 세미나 참석을 통하여 식견을 넓히고자 하였다.

    6.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C대학의 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IRB No: CA17- 23052-HR-008-01)을 받은 후 진행하였다. 연구참여 동의 절차는 연구자가 직접 연구에 대한 목적과 절차, 참여 기간 및 연구 참여로 인한 이익과 불이익 등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제공하고, 연구참여에 자발적으로 동의한 경우, 서면 동의서를 받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에 동의한 경우라도 언제든지 연구참여를 중단하거나 철회할 수 있고, 이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음을 설명을 하였다. 제출되는 모든 자료들은 익명으로 처리되어 개인정보가 포함되지 않도록 관리하며, 개별적으로 제출된 사진과 파일 중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서 공개를 원하지 않는 내용이 있는지 사전에 확인하였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는 해당 내용이 녹취된다는 사실을 사전 고지하고 전원의 구두 동의를 얻은 후 진행되었으며 해당 실습교과목 성적처리가 마무리된 이후 연구 기간 중 해당 학년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 연구자가 진행하여, 자유롭게 그들의 감정과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고려하였다.

    본 연구에서 연구참여로 인한 위험성 발생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임상 및 시뮬레이션 실습 시에 발생하였던 좋지 않은 기억이나 문제들을 다시 떠올리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불편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고, 해당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연구참여가 즉시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였다. 이와 관련된 문제 발생 시에는 심리적 안정 지원을 위한 지도교수 면담이나 대학의 학생상담센터에 개인 상담을 의뢰하여 피해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제출된 사진, 녹음 파일 및 연구자료는 연구자가 암호화하여 개인 컴퓨터 파일로 저장하고 연구 종료 후 3년이 경과 시 폐기할 예정이다.

    7. 자료분석

    본 연구의 질적분석방법은 경험에 대하여 객관적이고도 체계적이며, 타당한 추론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PHOTO 전략[28] 을 이용한 질문에 대해 학습자가 답변한 원자료를 바탕으로 내용 분석방법을 적용하였다. 원자료분석 전 관련 문헌을 통해 연구방법론에 대한 연구자의 이해를 분명히 하고 절차에 따라 원 자료분석을 진행하였다. 연구 절차 및 분석과정을 연구일지를 통하여 상세히 기술하였으며, 필사본을 바탕으로 각자의 분석 결과를 추출한 뒤, 각자의 결과를 수 차례 논의하여 주제를 도출하였다. 분석의 단계는 Krippendorff [29]과 Son 등[30]의 절차에 따랐다. 첫 단계는 기술한 문장을 반복하여 읽으면서, 여성건강간호학 교과목의 실습과의 관련성을 검토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기술한 단어, 구문, 절 등으로 내용을 세분화하여 정리하였다. 서술된 문장 중 서로 다른 내용은 원래의 의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분리하고, 유사한 내용을 통합하여 재기술하여 의미 있는 진술문(meaningful statements)을 선정하여 하위 주제(sub-themes)를 확정하였다. 세 번째 단계는 주제 모음(themes cluster)을 구성하기 위하여 의미 있는 진술들을 유사한 것끼리 묶고 종합하였다. 마지막 단계로 종합된 내용을 개념화하여, 영역별로 분류하는 과정(conceptualization synthesized content)을 거쳐 주제(themes)를 확정하고, 분석을 마무리 하였다.

    8. 연구의 엄격성

    본 연구에서는 질적연구의 엄격성 확보를 위해 Sandelowski [31]가 제시한 평가 기준에 따라 신뢰성(reliability), 전이 가능성(transferability), 감사 가능성(auditability), 확인 가능성(verifiability)의 기준을 고려하였다.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 면담자료는 녹음 후 책임연구자가 네이버 클로바 앱을 활용하여 전환된 워드 파일을 녹음본을 반복 청취하여 정리하여 필사하고, 연구자 2인이 여러 차례 반복하여 듣는 과정을 통해 누락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였다. 연구참여자가 직접 제출한 사진 자료 및 각각의 사진에 대한 제목과 의견 사항은 별도의 파일로 작성하여 각 주제 내용을 정리하였으며, 연구자들은 독립적으로 전체 자료를 여러 차례 반복하여 읽고 분석하는 작용을 거친 뒤, 회의를 진행하면서 내용을 검토하고 참여자들에게 점검하는 과정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다. 연구결과의 전이 가능성 확보를 위해 연구자는 참여자의 동의하에 수집된 전체 자료를 분석자료로 활용하고, 제출된 사진 및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통해 습득된 자료 이외 추가 정보가 필요한 자료는 개인 면담을 통해 연구참여자의 경험과 그 의미를 풍부하게 담고자 노력하였다. 연구의 감사 가능성 확보를 위해 자료의 수집 과정과 분석의 전체과정을 상세히 기술하고 도출 과정을 확인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연구참여자의 진술문을 그대로 인용하여 기술하였다. 확인 가능성은 연구의 전 과정에서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료 해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자의 선이해, 가정, 편견을 확인하고 괄호 치기 과정을 거쳐 분석과정에서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하도록 노력하였고, 분석과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연구참여자의 경험에 집중하고자 하였다. 연구자에 의한 내용 분석이 마무리된 후에는 시뮬레이션 실습 경험 및 질적연구 논문 게재 경험이 있는 간호학 교수 2인에게 분석자료와 결과에 관한 검토를 받고, 최종적으로 분석된 결과는 연구참여자를 대상으로 참여자 검토를 통해 일치 여부(member checking)를 확인하였다.

    연 구 결 과

    본 연구는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 참여한 남자 간호대학생 의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수행되었으며 총 8명의 남자 간호대 학생이 참여하였고, 연구 주제에 대해 총 155장의 사진이 수집되었다. 연구참여자들의 평균연령은 24.0세(최소 22~28세)이며, 종교가 없는 경우가 6명(75.0%), 군 제대는 2명(25.0%)이며, 직전 학기 성적은 평균 4.5 만점에 3.6점(최소 1.8~최대 4.5 점)이었다. 연구결과 총 5개의 주제와 13개의 하위주제가 도출 되었으며 도출된 주제는 ‘가보지 않은 길’, ‘무관심 속의 역할 갈등’, ‘기다려도 오지 않는 기회’. ‘성별의 장벽을 넘지 못함’과 ‘인고의 시간과 희망’이었다(Table 1).

    1. 가보지 않은 길

    연구참여자들은 실습에 처음 참여하게 되는 순간을 설렘과 기대 그리고 두려움이 공존하는 가보지 않은 길과 같다고 하였다. 그들은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과정 자체는 간호사가 되기 위한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임은 인지하였다. 하지만 여성건강에 대한 직 ‧ 간접적인 경험의 기회가 많지 않은 남자 간호대학생에게는 낯설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초행길처럼 여겨졌다. 본 주제는 ‘처음이라는 설렘과 기대’와 ‘미지에 대한 두려움’을 하위주제로 포함한다(Figure 2).

    1) 처음이라는 설렘과 기대

    연구참여자들은 처음 경험하게 되는 새로운 실습 환경과 실습 주제에 대해 알아가는 데 대한 두근거림을 느끼고, 설렘이 느껴진다고 하였다. 특히 이론 수업을 들었지만, 남자로서 직접 보거나 경험하지 못한 산부인과 병동이나 분만실 환경에 대 해 ‘새로 산 장난감’이나 ‘먹어보지 못한 음식 메뉴’ 등 사진을 통해 궁금증과 호기심을 표현하고 있었다.

    보통은 아무래도 성인 실습을 많이 하니까 이 실습은 새로 산 장난감을 받고 상자를 열어보기 전처럼 새로 할 경험에 대해 기대하게 되었어요.(참여자 F)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이나 시뮬레이션 실습을 떠올리면 먹고 싶었지만 먹어보지 않았던 음식을 먹을 때의 설렘이 느껴졌어요. 처음 그런 음식을 먹을 때 기분이 막 들뜨는 것 처럼요.(참여자 A)

    저는 이 실습에서 아기 출산 과정을 보는 것이나 아기를 만나는 과정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어요. 직접 보진 못 했지만 아침이나 오후에 도플러를 통해 아기 심장 뛰는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기분이 좋고 신기했어요. 그리고 그만큼 생명 탄생의 순간이 기다려 졌어요.(참여자 B)

    2) 미지에 대한 두려움

    연구참여자들은 새로 경험하는 실습에 대한 설렘과 동시에 잘 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며 앞으로도 경험 해 볼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는 어려운 문제를 마주하게 된 것 같다고 표현하였다. 특히 누군가의 도움없이 어둡고 깜깜한 길을 가는 느낌으로 이 시간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고 하였다. 해당 주제와 관련된 사진들은 어둡거나 복잡하여 방향성을 알기 힘든 부정적인 이미지로 표현되었다.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이나 시뮬레이션 모두 이전에는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어서 내가 풀 수 없는 수학 문제를 받은 기분이었어요. 앞으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할 상황이 올지 말지... 알 수 없는데... 그래도 이 순간엔 해야 하잖아요. 그렇게 어려워서. 마치 난제 같았어요.(참여자 A)

    나한테는 안 왔으면 하는 마음이 컸어요. 케이스 발표 때 나는 분만실 경험이 없으니까 발표를 안 했으면 했고요. 예민하신 분은 내 대상자가 아니었으면, 간호사 선생님들이 여성건강과 관련된 어렵거나 난처한 질문은 안 했으면, 그런 식으로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참여자 C)

    이건 처음 경험하는 거라. 깜깜하고 정말 어두운 길을 지나야 하는 기분이었어요. 너무 깜깜하면 누가 가로등을 켜주거나 불빛을 비춰줘도 어둡잖아요. 그래서 내가 따라 갈 수 있을까? 생각만큼 안 될까봐 힘들게 느껴졌어요.(참여자 F)

    2. 무관심 속의 역할 갈등

    연구참여자들은 실제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환경에 들어감에 있어 자신의 존재와 역할에 대한 갈등 상황에 맞닥뜨려졌다. 대상자나 간호사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 같다는 느낌과 함께 어딘지 모를 불편한 시선이 주는 차별을 경험하면서도 임상실습에 참여하는 학생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였다. 본 주제는 ‘주변인이 되어야만 하는 불편감’. ‘느린 시계의 주인’과 ‘기대와 다른 역할에도 만족하게 됨’의 세 가지 하위주제를 포함한다(Figure 3).

    1) 주변인이 되어야만 하는 불편감

    연구참여자들은 소속은 있으나 섞이지 못하고, 편하지만 불편함을 느끼는 모호한 상황에 대한 사진을 통해 갈등 상황을 표현하였다. 그들은 실습에 참여하는 동안 대상자에게 접근하거나 간호행위를 관찰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하였다.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만 남자 간호대학생이라서 병실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심지어 활력징후 측정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주로 간호사실에 앉아서 기록을 확인하거나 실습지침서를 작성하는 등 앉아 있는 시간이 다른 실습에 비해 길어 몸은 편안했지만 이렇게 있어도 되는지 겉을 맴도는 기분 탓에 실습에 온전히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기분으로 심리적으로는 매우 불편한 경험을 했다고 하였다.

    앉아만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집담회 준비하거나 책을 보는데 그나마도 편하게 보는 건 아니었어요. 책을 보는 것도 한계가 있고 누군가 오면 계속 비켜줘야 하고, 이 자리에 있는 게 맞나 싶지만, 그럴 수 밖에 없을 때가 많아요.(참여자 B)

    활동량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몸이 좀 편하긴 했는데요. 바쁘게 돌아가는 병동인데, 나 혼자만 여유로운 느낌이 들었어요.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불편했어요.(참여자 H)

    실습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어요. 더 바쁘게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뭔가 우리의 역할이 명확해졌으면 좋겠어요.(참여자 D)

    2) 느린 시계의 주인

    연구참여자들은 시계나 움직임의 이미지를 통해 그들이 느끼는 실습 시간의 의미를 담아 표현하였다. 실습하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고,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질 때면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였으며, 그러한 시간을 보내야 할 때면 시간이 너무 안 가서 시계를 계속 보게 되고 유난히 나의 시간만 더디게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였다. 느린 시간 속에 지루함을 느끼고 시간이 날개를 달고 날아갔으면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하였다.

    시간이 멈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유독 할 일이 적은 날에는 하루에 10번도 넘게 시계를 보고, 다른 실습 보다 이번 실습이 유독 더 시간이 안 간다는 기분이 들고, 실습 중에 날아다니는 벌레나 새들을 보면 나도 날아가고 싶다. 이 시간이 얼른 지나갔으면 했어요.(참여자 D)

    일을 하고 싶은데 능동적으로 뭔가를 하기가 어려웠어요. 시간도 너무 안 가고 시계만 자꾸 보는데, 그러면 시간은 더 안 가고, 좀 많이 답답했죠.(참여자 B)

    3) 기대와 다른 역할에도 만족하게 됨

    연구참여자들은 실습생으로서의 본인의 역할을 ‘지게차’나 ‘돌’ 등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였는데 주로 중심 역할이 아닌 보조적인 위치로 표현하였다. 실습생으로서 주된 역할 참여를 하지 못하고, 침상 정리나 주변 환경 정리 정돈 등 부수적인 역할을 주로 담당하였다고 했다. 모호한 역할 속에서도 뭔가 작은 일이라도 할 일이 생기면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다고 하였다.

    한 번씩 필요하다고 불러서 가보면 주로 환자 이송을 돕거나 무거운 기구 같은 걸 옮기는 걸 도와드리게 되는데 그나마 이렇게 일을 주시면 더 좋았어요. 일을 안 주시면 오히려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 찾아다니기도 했어요.(참여자 D)

    가끔 그냥 바닥에 놓인 돌같이 그 자리에 있어요. 가끔 바닥에 놓인 돌들도 쓰임새가 있잖아요. 사소한 일이라도 그렇게 내가 필요해지면 그런 것도 다행이다 싶었어요.(참여자 G)

    3. 기다려도 오지 않는 기회

    참여자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습 참여 의지를 다지며, 기회를 기다렸다고 하였다. 직접 해보지 못하면 직접 볼 수 있기를 기다리고, 볼 수 없다면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기다렸다. 직접 분만실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고 분만 사례를 볼 수 없다면, 수 술실에서 수술하는 것이라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하였지만 좀처럼 쉽지 않았다고 하였다. 본 주제는 ‘끝없는 계단 오르기’와 ‘막연한 기다림’를 하위주제로 포함한다(Figure 4).

    1) 끝없는 계단 오르기

    연구참여자들은 과정은 보이지만 결과물이 보이지 않는 ‘긴 계단’ 등의 이미지를 통해 기회를 찾아 노력했지만 결국 오지 않는 기회에 대한 좌절의 경험을 표현하였다. 현재 상황에는 스스로 아무리 노력해도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경험하게 되고 의욕이 저하되거나 포기하게 되는 경험할 수 밖에 없다고 하였다.

    보통 계단은 끝이 있을 거 생각하고 오르는데도 이건 끝이 없다는 생각도 했어요. 도착점이 어딘지 모르는 계단을 오르는 것 같이 때로 좌절감이 들고 의욕도 잃는 느낌이었어요.(참여자 A)

    무언가 보려고 애쓰는데 이미 창문 밖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온 세상이 뿌옇게 보일 때가 있어요. 뭔가 해 보려고 하는데 제대로 알기 어려운 상황처럼 답답했어요.(참여자 D)

    2) 막연한 기다림

    연구참여자들은 어려운 실습 환경 속에서 행운이 찾아와 경험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랬다고 하였다. 간혹 좋은 기회를 얻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큰 기대 없이 그저 뭐라도 볼 수 있기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기도’나 ‘기다림’의 사진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였다.

    이전부터 남학생들이 뭔가를 하기가 어려운 실습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운이 좋아서 뭐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 다 그냥 그렇게 생각했어요.(참여자 H)

    가끔은 수술이라도 보게 해주시려고 수간호사 선생님이 노력해 주세요. 대부분은 참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실망하는데 산모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되는 부분도 있어요. 그래도 오늘은 누군가 허락해 주기를 바라고요. 제왕절개 같은 수술 과정이라도 보고 싶다는 마음에 막연히 바라게 되는 것 같아요.(참여자 E)

    4. 성별의 장벽을 넘지 못함

    연구참여자들은 대상자와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여학생과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고 배움의 기회를 공평하게 가져가지 못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가끔 불편한 시선을 느끼고 거부 당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때면 상처받기도 한다고 하였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여학생과는 다른 역할을 수행하게 되고 바쁘고 힘든 상황에서도 도움을 줄 수 없을 때는 미안한 감정이 든다고 표현하였다. 본 주제는 ‘병실 밖의 응원단’, ‘불 편한 시선에 대한 상처’와 ‘참여자의 관찰자’를 하위주제로 포함한다(Figure 5).

    1) 병실 밖의 응원단

    참여자들은 같이 실습하는 여학생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힘들어하는 상황이 발생해도 도와줄 수 없어 응원만 하게 된다고 하였다. 어떻게든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자료를 입력하거나 물건을 정리해 주는 일이 대다수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스포츠 경기를 볼 수는 없지만 운동장에서 직접 뛸 수 없는 ‘응원단’의 모습이나 ‘컴퓨터’ 이미지를 통해 단순 입력 등의 도움만 제공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었다.

    여학생들은 열심히 돌아다니고 일을 하는데 저희는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건 어려우니까 거의 간호사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요. 바빠도 힘내라고 응원해주는 역할을 해서 그땐 그냥 응원단 역할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참여자 E)

    남학생들은 한 번에 많이 못 들어가니까 한 명이 실습 할 때도 많아요. 그러면 혼자 산모 병실에 들어가는 건 거의 불가능해지니까 병실 안에서 도와달라고 해도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배뇨량 측정하면 그거 입력해주고, 활력징후 입력하고, 그 정도이죠.(참여자 C)

    2) 불편한 시선에 대한 상처

    연구대상자들은 남자 간호대학생이라는 이유로 느꼈던 낯 설고 부정적인 시선을 ‘먹구름’, ‘빗물로 흐려진 창문’ 등 깨끗하지 않은 이미지를 통해 불편한 마음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먹구름이 걷히거나 창문의 빗물을 닦아내는 것처럼 남자간호사에 대한 인식이 언젠가는 더 나아지고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하고 기대하였다.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약간 불쾌하게 보시는 분도 계시는 것 같아요.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화가 나거나 하지는 않지만 뭔가 막막하게. 흐린 날 구름이 잔뜩 낀 것처럼 마음이 흐려져요.(참여자 C)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잖아요. 실습 때도 여성 신체나 여성들만의 특성을 다룰 때는 눈치가 보이고, 나가라고 막 소리 치기도 해서, 좀 마음이 그렇죠. 우리를 그냥 간호사라는 전문가로 대해주기를 바라하고, 그런 인식이 좀 바뀔 필요는 있다고 생각해요.(참여자 F)

    3) 참여자의 관찰자

    연구참여자들은 여성건강간호학 임상실습에 참여하면서 현장에 깊이 있게 들어가지 못하고 간접 체험만 하게 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였다. 그나마도 여학생들이 간접 체험하는 것을 다시 한번 관찰하거나 전해 들어야 할 때는 실제상황이 아닌 TV 속에서 배우가 연기하는 상황을 지켜보는 관찰자가 된 것 같다고 하였다.

    실습을 나가서 앉아 있을 때면 나만 빼고 뭔가 다들 바쁘게 돌아가는 느낌을 받아요. 약간 의학드라마 같은 TV를 내가 가까이에서 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참여자 G)

    실습할 때 여학생들이랑 저희는 생과일주스와 과일향 주스의 차이 같아요. 여학생들은 제대로 실습하면서 간호 술기도 직접 배우고, 뭐든 직접할 수 있는데, 남학생들은 간접적인 활동만 하고 맛만 보는 그런 느낌이에요.(참여자 E)

    5. 인고의 시간과 희망

    참여자들은 임상실습 참여한 시간이 어렵고 힘든 부분이 많았지만 언젠가는 자신의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이겨내는 것도 미래 간호사의 역할 수행이나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어둠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고 있었다. 본 주제는 ‘약이 되는 아픔과 성장의 시간’. ‘시뮬레이션이 주는 좌절과 보람’ 과 ‘남자간호사의 역할 성장 기대’를 하위주제로 포함한다 (Figure 6).

    1) 약이 되는 아픔과 성장의 시간

    참여자들은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과정을 주사를 맞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것처럼 어렵고 힘든 과정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질병을 예방하고 성취감을 맛보리라 기대하며, 그 속에서 배움을 찾고 성장의 기회로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COVID-19 백신처럼 예방주사를 받으면 그때는 몸이 너무 아프고 사실 어떤 효과가 있을지 모르잖아요. 그런데 병을 예방해 줄 수도 있고, 덜 아프게 할 수도 있고요. 이 실습도 지금은 사실 이걸 왜 해야 하는지 도움이 될지 잘 모르지만 언젠가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참여자 C)

    군대에서 그냥 통나무를 지시에 의해서 옮긴 적이 있었어요. 이런 것을 왜 하냐 싶었지만, 결국 홍수난 동네 이재민을 위한 다리가 되더라고요. 맥락을 모르고 다가갔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힘들었던 과정을 통해 무엇인가 발 전하는 것 같아요.(참여자 A)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잖아요. 딱딱한 바닥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을 보면서 아직은 미숙하고 서툴지만 나도 하루빨리 저 새싹처럼 성장하고 싶었어요.(참여자 F)

    2) 시뮬레이션이 주는 좌절과 보람

    연구참여자들은 ‘생쌀’이나 익지 않은 ‘풋사과’의 모습을 통해 시뮬레이션 실습 상황에서의 본인의 현재 모습과 미래를 표현하였다. 시뮬레이션 실습에 대해서는 아직은 풀어내기 어려운 숙제를 받은 듯한 부담과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으며 돌발상황이 생기거나 본인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없을 때는 당황하기도 하고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였다. 그럼에도 ‘밥’이 되어 가는 과정과 ‘붉은 사과’로 익어가는 과정처럼 임상실습에서 직접 경험하지 못한 간호 술기를 적용하고,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재미를 느끼고 최선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는 시원한 마음이 들고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다고 느꼈다.

    처음 여성건강간호학 시뮬레이션 시나리오를 받고 당황스러웠어요. 분만을 경험하지를 못했으니까 이론으로는 배웠지만 실제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감이 안 잡히고 혼란스럽기도 했어요. 계획은 세웠지만... 허둥지둥 하게 되고 그런 과정은 힘들었던 것 같아요.(참여자F)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들었는데...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조금 성숙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사과나무에 분명 풋사과가 달려있었는데... 서서히 익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참여자 D)

    직접 산과 간호를 해 본 것도 아니고, 시뮬레이션을 잘 해 냈다고 볼 수는 없죠. 그래서 배움 그 자체로는 쓸모가 적지만 언젠가는 밥이 될 쌀처럼 과정들을 잘 거치면 언젠가는 누군가의 배를 채워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겠죠. (참여자 A)

    여성건강간호학 시뮬레이션 실습은 나무에 주는 영양제 같다는 생각을 해요. 잘 자라지 못하다는데 성장을 도와주는 거요. 저희도 어떻게 보면 실습은 하지만 기회가 적은데 부족한 기회를 채워줘서 좋았어요.(참여자 G)

    3) 남자간호사의 역할 성장 기대

    연구참여자들은 현재의 임상실습 상황에 대해 이해하면서도 아쉬움을 표현하였다. 하지만 실습 과정에서 우연히 간호사를 돕거나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들 때나 남자 간호대학생이기 때문에 해낼 수 있는 일을 발견할 때는 언젠가는 남자간 호사들도 임상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올 거라는 기대감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견디는 도중 같은 남자 동급생이나 여학생들의 지지가 힘이 되어준다고 하였다. 또한 여성건강 분야이더라도 인식이 개선되고 작은 기회들이 생겨서 그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랐다.

    독일의 베를린 장벽도 결국은 무너지고 결국 통일이 되었잖아요. 여성건강간호학도 조금씩 바뀌다 보면 언젠가 남자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실습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 직접 수행까지는 안 되더라도 참여의 기회를 조금씩 더 얻을 수 있다면 실습이 더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참여자 F)

    남자간호사들이 많이 늘었잖아요. 남자 간호대학생도 많아지고 있고... 여성 전문병원이나 아동병원처럼 지금은 제한된 분야에서도 남자간호사가 일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올 것 같아 결의를 다지게 되는 것 같아요.(참여자 C)

    실습하면서 가끔 간호사 선생님이 도움을 요청하시고 남학생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하실 때가 있어요. 그럴 일이 있을 때마다 저는 존재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어요. 또, 같이 실습하는 같은 실습생들이 여러모로 힘이 되어주어서 좋아요. 남자간호사가 필요한 일들이 생기고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이 잘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참여자 E)

    논 의

    본 연구는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 참여하는 남자 간호대학생의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임상 교육의 질 향상 방법에 대한 경험적 해석을 도출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분석 결과 남자대학생의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경험은 ‘가보지 않은 길’, ‘무관심 속의 역할 갈등’, ‘기다려도 오지 않는 기회’, ‘성별의 장벽을 넘지 못함’, ‘인고의 시간과 희망’의 5개의 주제와 13개의 하위주제를 도출하였다. 본 연구 시점은 COVID-19 대유행이 지나 임상실습이 기존 실습 과정 운영과 같이 재개된 시기였으며, 임상 실습 과정에 시뮬레이션 실습이 병행 적용되었다. 남자 간호대학생도 임상 현장 실습 참여는 가능해졌으나 다른 이유로 분만실 실습에는 여전히 제한이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 참여한 남자 간호대학생의 경험을 포토보이스 방법을 통해 분석하고 실습 교육의 질 및 형평성 향상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여 미래 간호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시사점을 도출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결과 도출된 5개의 주제 중 대부분은 그들이 여성건 강간호학 실습 중 경험한 무력감과 부정적인 정서를 내포하고 있다. 이는 일차적으로 성별의 차이에서 기인한 제한적인 임상 실습 환경과 실습 경험 기회의 상실로 인해 남자 간호대학생들 이 경험하는 일종의 소외감[32]에 대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간호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상실습지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시뮬레이션 등 부족한 임상실습 경험을 대체하고 효율적인 간호교육을 진행하기 위한 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남자 간호대학생의 여성건강간호학 실습과정은 교수자와 학생 모두에게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어 남자 간호대학생의 시선과 감정에 따라 현재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교육의 현실을 확인하고 그 속에서 시사점을 찾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본 연구의 첫 번째 주제는 ‘가보지 않은 길’로 이론 수업 후 처음 진행하는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 대해 기대감을 가지면서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긴장된 마음을 표현하였다. 뜯지 않은 장난감 상자나 아기의 발이 찍힌 사진에서는 기대감과 생명의 탄생을 직접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설렘을 가지며 실습에 참여하게 되는 마음이 표현되었으며, 이는 성별의 차이라기보다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 참여하게 되는 실습생의 감정으로 보여진다. Joo의 연구[19] 결과에서 남자 간호대학생들이 어려운 실습 상황에서도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대해 벅찬 감정을 느끼며, 임상실습을 신비롭고 소중한 경험으로 받아들였는 데 본 연구에서도 아기의 이미지나 생명 탄생의 순간에 대한 기대감 등과 유사한 결과이고,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이기 때문에 가능한 경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렘은 곧 부정적인 정서로 바뀌게 되는데 아주 어려운 문제를 풀 때처럼 결국은 해내지 못할 것 같은 절망감에 빠지거나, 한밤중에 불빛이 거의 없는 깜깜한 길을 지날 때처럼 마음이 불안해진다고 하였다. 어려운 문제와 어두운 길로 표현된 두려움은 근본적으로 미지에 대한 정보의 부족에서 기인하는 불안으로 이해된다. 모든 임상실습 교과목은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고 실습이 시작된다. 그러나 임상실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학교라는 친숙한 공간이 아닌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고 생명을 다룬 다는 중압감과 부담감을 가지고 임하게 되며[33], 실습 참여에 있어 제한 사항이 더 많은 남자 간호대학생의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서는 구체적이고 정확한 사전 정보 제공과 지지체계 마련이 더 필요하다[34]. 임상실습 교육에서 학생 간 참여 수준의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리 각 임상실습 기관과의 협의를 진행하여 실습 참여 범위를 최대한 동등한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병원 정책이나 대상자의 인권 및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제한이 불가피한 상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충분한 사전 정보를 모든 실습대상자에게 안내하여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여성건강간호학 시뮬레이션 실습은 동료와의 상호 협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잘 준비 되지 않거나 사전지식이 부족한 경우 느끼는 부담감과 긴장감은 오히려 실망스러운 결과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철저한 교육적 준비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35].

    다음 주제인 ‘무관심 속의 역할 갈등’, ‘기다려도 오지 않는 기회’와 ‘성별의 장벽을 넘지 못함’ 에서는 남자 간호대학생들이 실습을 시작한 후 경험하는 실제적인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연구참여자들의 사진에서도 부정적인 장면들이 다수 표출되었는데 멈춘 듯 지나가지 않는 시간 속에서 완전히 현장에 스며들지 못한 채 간호사실에 앉아 있거나 바쁜 일이 있더라도 돕거나 참여할 수 없는 현실에 놓이게 되었다. ‘무관심 속의 역할 갈등’ 주제에서는 다른 실습에 비해 지침서를 작성하거나 다른 공부를 할 시간에 여유가 있고, 신체적으로도 편안했지만, 심리적으로는 눈치를 보거나 불편한 마음이 든다고 하였다. 주어진 역할이 거의 없고, 할 수 있는 일이 적어 시계만 계속 보게 되고 퇴근 시간이 되어 빨리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기를 기다리게 된다고 하였다. 그러한 시간 속에서 대상자 간호와 직접적 연관은 없더라도 무거운 물건을 정리하는 것과 같이 남학생이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되면, 뭔가 도움이 되는 것 같은 마음이 들지만, 주도적으로 나설 수는 없어 가만히 쓰임이 있기를 기다리는 ‘돌’과 같았다고 표현하였다. 이러한 기다림의 시간은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힘겹고, 때로는 한계에 부딪혀 체념하고 포기하게 된다고 하였다. 간혹 임상 현장 지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참여하지 못하고 거부당하게 되면 더 큰 실망을 하게 되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 기회’에 의욕을 잃는다고 하였다. 이는 Joo의 연구[19] 에서 임상실습 대상자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배치되고, 직접 간호가 아닌 일을 담당하게 되어 임상실습 현장에 있으면서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선택권이나 주도권 없이 무기력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결과와 유사한 결과이며, 이러한 스트레스 상황이 남자 간호대학생들의 임상실습 적응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심리적 지원에 대한 부분도 임상실습 진행 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33].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첫 번째 주제에서도 언급되었던 것처럼 임상실습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실습 참여기회를 확보하고, 명확한 역할을 정의해 줄 필요가 있다. 남자 간호대학생이라 할지라도 임상실습 관련 학습 목표는 여학생들과 다르지 않으며, 교육의 기회는 균등하게 적용되어야 하지만[19]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임상실습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임상실습 기관과의 사전 협의 시 남자 간호대학생의 활동 가능 범위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실습계획이 이루어져야 한다. 환자와 보호자의 거부감을 줄이고 남자 간호대학생의 실습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임상실습 참여학생을 먼저 소개하거나 임상실습에 대한 안내를 제공하고, 임상실습 현장에서 지도를 담당하는 간호사들에게는 간호대학생을 위한 의사소통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임상실습 환경을 분석하여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환경에서 남자대학생이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상황 개선을 위한 질 관리 활동 등을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남자 간호대학생은 결국 본인의 능력이나 노력이 아니라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경험하게 되는 부정적인 시선과 거부의 표현으로 인해 상처받는다고 하였으며, 임상실습 현장에 온전히 스며들지 못하고 여학생이 실습에 참여하는 모습을 관찰해야 하는 자신의 위치에 대해 고민하고 여학생들과 자신의 위치를 비교하며 자존감이 낮아지는 상황을 경험하게 되었다. Chang과 Woo [11]의 연구에서는 사회적으로 간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여성의 영역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여성 중심의 시스템으로 운영되어 온 간호 조직의 특성상 남자간호사에 대한 이해 수준이 낮아 남자간호 사들에 대한 성차별이 발생한다고 보았으며, Choi 등[8]의 연구에서도 성에 대한 고정관념에 의해 남자간호사는 간호행위를 거부당하거나 간호 수행도 부적절한 신체접촉으로 오해받는 경험을 하였다. 이로 인해 남자 간호대학생들은 신체적, 정서적 혼란은 물론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34]. 이러한 성차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자 간호대학생이나 남자간호사를 성별이 다른 사람이라고 인식하기 이전에 의료진으로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사회적 인식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간호 조직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견이나 업무 배정상에서의 불이익 등 성차별 요소들을 확인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 자체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남자간호사와 여자간 호사의 부서 배치 시 단순히 성별에 의한 분리가 아니라 업무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상호 역할 갈등 상황 등에 대한 교육 및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간호사 스스로 성차별적 문화에 대한 인식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연구참여자들은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과정을 통해 다양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지만, 이러한 기회도 배움의 기회가 되고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성장할 수 있다고 하였다. 지금은 임상 현장에 녹아들기 어렵고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여겨져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척박한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의 생명력처럼 빠르게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동료의 역할은 함께 성장하는 존재이자 든든한 지지자의 역할을 하며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준다고 하였다. Kang [33]의 연구에서도 임상실습 현장의 중압감이나 스트레스 등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인간관계 속 배려와 스스로 이겨내기 위한 내적 통제, 다양한 경험 등으로 제시하고 있어, 이러한 지지체계를 마련해 주는 것은 여성 건강간호학 실습에서 남자 간호대학생의 임상 적응을 돕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남자 간호대학생이 한 부서에 단독으로 실습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임상실습 과제를 동료 학생들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여성 건강간호학 임상실습 학습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참여자들은 시뮬레이션 실습을 통해 임상실습에서 경험하기 힘든 간호 술기를 직접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고, 간호사의 역할을 수행하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한 이후. 갑갑 했던 감정이 해소되었으며 ‘밥이 되어가는 쌀’, ‘익어가는 풋사과’와 ‘영양제를 먹고 자라기 시작하는 나무’처럼 성장의 기회가 된다고 보았다. 이는 Park과 Lee의 연구[14]에서 남자 간호 대학생에서 여성건강간호학 시뮬레이션 실습의 스트레스 정도는 높지만, 만족도는 임상실습보다 더 높게 나타난 결과와 유사하였다. 이렇듯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영역에서 시뮬레이션 실습은 임상실습에서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는 기회를 보상 해주고 간호 수행의 기회와 의사소통 등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 할 수 있어, 남자 간호대학생의 임상실습 보완 방안으로 활용 가치가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느끼는 부담감을 감소시키고 성별에 무관하게 적극 참여를 유도하여 교육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시나리오 및 프로그램 개발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연구참여자들은 비록 지금은 임상 현장이나 여성건강간호와 관련해서 여성과 동등한 입장에서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언젠가는 사회의 인식이 개선되고, 간호조직문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게 되면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제한된 분야에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비록 부정적인 경험이 더 많은 실습이었지만 의미를 찾고, 미래를 내다보려고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발전 가능성이 확인되었으며 이러한 부분은 남자 간호대학생의 실습 참여 강화를 위한 교육 전략 개발 및 지지체계와 맞물리게 된다면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의 만족도 및 교육성과 향상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본 연구는 포토보이스 방법을 이용하여 남자 간호대학생의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경험에 대한 의미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성별의 차이로 인한 기회의 박탈, 부정적인 시선이나 거부의 경험, 역할 갈등 등 임상실습 참여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좌절하지 않고, 간호학 학습에 대한 의지와 노력의 과정을 통해 성장을 기대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참여자들은 포토보이스 방법을 통하여 본인의 경험을 사진으로 찍는 과정을 통해, 연구 주제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경험의 의미를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고 하였다. 이렇듯 부정적인 경험이 예측되는 연구 주제와 상대적인 취약 집단인 참여자의 특성상 시각적인 이미지를 제공하는 사진을 활용하는 방법은 대상자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어 놓는 과정을 더 매끄럽게 만들었으며, 동일한 경험을 가진 참여자들이 그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서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남자 간호대학생의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경험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그들이 인식하는 부정적 경험의 근본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성차별적 요소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및 간호조직 자체의 개선 노력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이는 단기간의 성과 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부분으로, 현 상황에 맞춰 남자 간호대학생이 교육 기회에서 차별받지 않고 충분한 학습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결 론 및 제 언

    본 연구는 여성건강간호학 교과목을 실습하고 있는 남자 간호대학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임상실습에 대한 경험적 해석을 도출하고, 궁극적으로 여성건강간호학이라는 여성 중심의 간호 공간에서 실습 경험을 하는 남자 간호대학생의 경험을 통해 어떠한 교육적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지를 직접 그들의 내적 견해를 탐구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남자 간호대학생의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경험은 ‘가보지 않은 길’, ‘무관심 속의 역할 갈등’, ‘기다려도 오지 않는 기회’, ‘성별의 장벽을 넘지 못 함’, ‘인고의 시간과 희망’ 의 5개의 주제와 13개의 하위주제로 도출되었다. 연구결과 산부인과 병동이나 분만실 임상실습에 참여하게 되는 남자 간호대학생들은 첫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 대해 두려워하면서도 설렘과 기대감을 가지고 참여하였다. 하지만 성별의 차이는 참여의 기회를 얻기 힘들게 하고, 역할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성별의 경계는 주도적으로 실습 현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고 주변을 맴돌며 함께 실습하는 여학생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으며, 여성이 대상자인 공간에서 남자이기 때문에 경험하는 부정적인 시선과 거부 경험은 상처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뮬레이션 실습을 통해 성장의 기회를 맛보았고, 이러한 시간이 모여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느끼고 남자 간호사가 간호사로서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 연구는 일 대학의 남자 간호대학생 8인의 여성건강간호학 실습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일반화에 제한점이 있어 다양한 지역과 학교 학생들을 포함하여 보다 포괄적인 연구를 후속할 필요가 있다. 추후 여성건강간호학 실습 교육에 있어 남자 간호대학생들의 임상실습 환경을 면밀히 파악하고, 역할 정의를 통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부정적 학습 정서를 경험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연구가 후속될 필요가 있다. 또한 성 차별에 노출되지 않도록 남자 간호 대학생 및 남자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 및 간호조직문화의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남자 간호대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로 여성건강간호학 시뮬레이션 실습 시나리오 및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연구를 후속하여, 임상실습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ACKNOWLEDGE

    This study was supported by the Korean Qualitative Research Society.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declared no conflicts of interest.

    Fig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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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udy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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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untraveled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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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le conflicts amid indif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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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portunities that never 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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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able to overcome gender ba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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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time of perseverance and hope.

    Tables

    Themes and Sub-the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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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ournal Abbreviation : JKAQR
      Frequency : semiannual (twice a year)
      Doi Prefix : 10.48000/KAQRKR
      Year of Launching : 2016
      Publisher : Korean Association for Qualitative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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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r Qualitative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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